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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2014 NEWCASTLE

[Newcastle upon Tyne] newcastle에서 방 구하기

by 푸휴푸퓨 2014.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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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숙사 charlotte house의 무자비한 소음과 불안정한 마음을 견딜 수 없었던 나는 새 집을 구하기로 마음먹었다. 어떤 과정을 치루던 간에 이 엄청난 소음을 벗어날 수만 있다면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시작한 일이었다. 결과적으로 이사를 다 마치고 모든 문제를 해결한 지금은 행복하기 그지 없지만, 중간에 정말 머리 아프고 당황스러운 상황도 많았다. 그 모든 일을 다 알고서도 시작했을 거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지만 결국은 뭐든 다 할 수 있는거다.

 

  내가 구할 집의 조건은 1. 아무와도 부엌, 화장실을 나눠쓰지 않는 스튜디오 형태일 것 2. 소음이 없는 주택가에 위치할 것 3. 주당 140파운드 이상을 넘지 않을 것 4. 4~5개월의 짧은 기간 계약을 허용할 것 이었다. 누군가와 집을 나눠쓴다는게 정말 별 거 아니면서도 참 별 일이었다.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나는 특히 더 힘들어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샬롯 하우스처럼 학생들이 자주 바뀌고, 그 친구들이 계속 찾아오고 하는 집에서는 부엌에서 매일 낯선 사람을 봐도 태연할 수 있어야 하는데 난 그러지 못하는 성격인게 큰 문제였다. 또 주택가가 아닌 시내 중심가에 살다보니 사람들 고함소리는 기본이고 사이렌 소리도 매일 들어야 했다(주로 밤에 울리는데 여기 사이렌은 정말 무지막지하다). 기숙사가 주당 130파운드였던 만큼 140정도 까지만 허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뉴카슬 물가를 생각하면 굉장히 넉넉한 예산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건! 짧은 기간의 계약을 할 수 있어야만 했다. 집주인이 대부분 6개월 이상의 계약을 원하기 때문이다(나라도 그러겠어).

 

  영국에서 집을 구한다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건 당연히 검트리지만(런던이라면 영국사랑이겠지만 여긴 없으니까...), 검트리에서 집 구한다고 말하면 사기를 조심하라는 말이 너~무 많았고 집주인과 직접 계약을 하면 사기를 치려고 할 경우 어떤 공식적인 보장을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을 것 같아 겁이 났다.더불어 학원에서 만난 한국인이 집주인이 자꾸 뷰잉(집보기) 약속을 깬다 하는 이야기도 좀 했고해서 검트리는 불안한 감이 있었다. 그리고 검트리에 올라온 뉴카슬의 매물 중에 마음에 드는 것도 전혀 없었고 말이다. (그 외에 spare뭐라 하는 사이트를 한참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상당히 자세하고 믿음직스러워 보였다. 이 사이트를 먼저 알았더라면 부동산에 가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 다음에 생각한 방법이 부동산 가기. 한국에서는 부동산을 real estate agency라 배우지만 그건 미국식 영어라 여기선 쓰지 않는다. properties가 부동산을 의미하고 또 동시에 매물(혹은 계약한 집)을 가리키기도 하기에, 부동산을 찾을 땐 properties를 검색하면 된다. 뉴카슬에는 뉴카슬대학교, 노섬브리아대학교가 있는지라 학생을 전문으로 하는 부동산이 여럿 있다(구글에 newcastle student accomodation이라고 하면 몇 개를 금방 찾을 수 있고, google maps에서 찾아도 바로 뜬다). 대학생들은 주로 flat share을 하기 때문에 이런 류의 매물이 많고 학생이 원하는 조건을 잘 아는 편이라 할 수 있다. 나는 pat robinson, baskey, ridley properties, pattionson을 찾아 놨었는데 전부 방문하지는 않았고, 이 중 하나와 결국 계약했다. 

+글을 쓴 뒤 학원 선생님과 대화하다가 알게 되었는데, 그냥 properties가 아니라 property agency 혹은 let agency라고 한다고...

 

  하. 그래서 본격적으로 부동산을 통해 집 구하는 법을 써보고자 한다. 일반적인 순서가 아니라 완전히 내가 겪은 순서대로. 이 글이 영국에서 집을 구하겠다 생각하고 검색하는 누군가에게 약간의 도움이라도 되길 바란다.....(나도 정보가 엄청 절박했었으니까ㅠㅠ)

 

 

1. 부동산 찾아가기

처음 내가 부동산에 가야겠다 마음먹은 날이 토요일이었던지라, 문을 연 곳이 pat robinson 한 군데 뿐이었다. 부동산에 들어가서 직원에게 '이런 형태의 집(쉐어라면 방 몇 개 정도, 스튜디오, 혹은 집 전체)을 얼마 정도의 예산으로 찾고 있다. 이런 지역이 좋다' 정도 이야기하면 조건에 맞는 집을 보여준다. 그리고 난... 내 조건이 너무 터무니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이 동네에는 스튜디오가 잘 없고, 단기 계약도 별로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계약을 보통 학기 시작과 맞춰 하기때문에 학기 중간에는 나오는 매물 자체가 별로 없고.... 방 두 개인 집에서 다른 학생 한 명과 쉐어하는 것 정도까지는 괜찮다는 조건을 내밀어도 그런 집은 없었다.

결국 연락 달라는 이메일만 남기고 조용히 퇴장... 안녕... 내가 너무 순진했어....

 

2. 웹사이트에서 매물 확인하기

  사실 부동산에 가기 전에 이걸 먼저 해야 하는데 나는 좀 대충하고 갔었기에 일요일에 분노의 폭풍 검색을 했다.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다 살펴보았는데 정말 기적적으로! 딱 한군데!에서 내가 원하는 모든 조건을 갖춘 집이 있었다. 2베드룸 플랏이고, 1주일에 빌 불포함 100파운드, 위치도 아주 좋은 곳이었고 새로 인테리어를 바꾼 집이었다. 가장 중요한건 당장 입주 가능인데 당장 계약하면 단기 계약만 가능하다는 조건! 그래! 나도 그걸 원해!! 한국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영국의 부동산들은 웹사이트에 매물의 모든 조건과 가격, 위치, 사진을 상당히 자세하게 올려주기 때문에 직접 방문하기 전에 사이트부터 샅샅이 뒤져보는 게 굉장히 좋다. 학생을 상대로 한 많은 flat이 빌을 포함시켜주지만(기본적으로 물/가스/전기, 더하기 council tax, tv lisence 여기에 인터넷까지도 자주 포함된다) 이 집은 그렇지가 않았다. 불포함일 때 살펴봐야 할 것은(내가 고려했던 것은) 내가 council tax를 면제받을 수 있는지(상당히 비쌈), heating system이 가스인지 전기인지(전기면 무지 비싸다) 정도인 것 같다.

*다른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council tax에 대한 건 나중에 따로 쓰려고 한다(아직 문제가 다 해결되지 않아서...). 간단하게 뉴카슬에서는 일주일에 21시간 이상 공부하면서 24주 이상 등록해 놓아야 student exemption을 시켜준다.

 

3. 부동산과 viewing 약속 잡기

   월요일 아침에 내가 찾은 매물을 가진 부동산, ridley properties로 찾아갔다. '내가 웹사이트에서 본 그거 보여줘'라고 할지 조건을 이야기할지 고민하다 결국 아무 것도 모르는 척 조건을 이야기했다. 당연히 부동산 아저씨는 내가 본 바로 그 집을 바로 이야기했고, 자연스럽게 다음날 그 집을 보러가기로 했다(속으로 쾌재를 불렀다ㅋㅋㅋ). 부동산과 접촉을 시작하면서 나는 계약의 처음부터 끝까지 부동산에 대한 의심을 늦추지 않았는데, 그건 앞으로 설명할 내 집의 상황 때문이기도 했지만 말도 잘 못하는 계약자로써 까딱 느슨하게 굴었다간 바로 을 of 을이 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영국인들은 얼굴 앞에선 웃고 좋게좋게 말을 잘 하는데 제대로 따지지 않으면 절대 먼저 잘 처리해 주지 않는다. 우리 나라라고 안그러겠느냐만은 왜 일본인과 비슷하다고 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또 이때부터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 부동산 비용(한국에서는 곧잘 복비라고 하는 그것ㅋㅋ). agency fee라고 한국 블로그에서는 주로 이야기하는데 admin fee가 agency fee와 같은 것이라는 점을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뉴카슬 부동산의 평균적인 비용은 100파운드. 내가 계약한 부동산에서는 인터넷에 협상 가능이라고 써 놓았으니 알아볼 필요도 있겠다. 나는 agency fee와 admin fee가 같은 것인지 몰라서 멍청멍청하게 그냥 100파운드를 지불했다.

  보러 가려는 집의 조건은 일반적인 집과는 다른 조건이 있었다. 가장 먼저는 집주인-부동산-세입자 구조가 아니라 집주인이 따로 없었다. 부동산이 직접 인테리어하고 관리하는 집이었는데(부동산 아저씨와 계약서 집주인란의 이름이 성은 같고 이름만 달랐던 것으로 보아 아버지-아들 관계의 사업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이 road의 플랏 12채 이상을 이 부동산에서 관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이 집이 인테리어 공사중이라는 것. 일반적인 집 viewing과는 다를 수 밖에 없었다. 시설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까.

 

4. viewing하기

  원래 집을 보러가서 내가 확인하려던 것은 1. 수압이 세고 뜨거운 물이 잘 나오는지 2. 난방이 잘 되는지(영국은 건물도 오래되었고 라디에이터 난방을 주로 하기에 한국보다 추운 집이 많다) 3. 햇빛이 잘 들고 곰팡이가 없는지 4. bill이 얼마정도 나오는지 5. 동네가 조용한지 정도였다. 막 인테리어를 끝낸줄만 알았던 나는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멘붕에 빠져들고 말았다. 수압? 아직 싱크대가 설치가 안되어 있는데! 온갖 공사 먼지로 뒤덮힌 집을 보고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공사가 완료된 벽이라던가 바닥재, 부엌 찬장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새 집이라더니 그 값 하네! 집은 공사가 어느정도 마무리 되면 다시 보기로 하고 혼자 동네를 둘러보는데 완벽하게 조용한 주택가이면서 바로 옆 뉴카슬 대학 도서관에서 2분 거리인 점(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건 아니지만) 등이 조용하고 안전한 동네를 추구하는 나에게 정말 완벽한 조건으로 다가왔다.

  집을 보고 나자 잠재적 플랏 메이트가 될 다른 계약자가 만나고 싶다는 연락을 해 왔다. bills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했는데 둘다 영국 은행 계좌가 없어 매달 자동이체 계약을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건 직접 우체국이나 paypoint에 가서 지불하면 되는데 문제는 인터넷계약. 가장 짧은 기간이 6개월인데 둘 다 6개월이나 살지를 않는게 가장 큰 문제였다. 어떻게든 해결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친구가 결국 계약을 하지 않았고 나는 데이터 무제한을 쓰고 있는 터라 핫스팟 테더링을 하고 있다. 여기가 전파가 잘 통하는지 이전 기숙사에서 와이파이로 쓰던 것 보다 동영상을 더 편안하게 보고 있는 참이다.

  집을 둘러본 뒤 부동산에 admin fee를 지불하고 계약서를 받아왔다. 앞서 말한대로 대부분의 부동산이 부동산 비용을 협상 가능하다고 제시하므로 꼭 협상을 해 보기를 바란다. 그리고 비용을 지불했다는 내용과 함께 2주 정도 이 집을 광고하지 않으며, 해당 집을 계약하지 않을 경우 비용은 부동산이 갖는다는 문구가 담긴 영수증을 받아왔다. 나는 어쨌거나 결국 이 집에 들어올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비용을 큰 고민없이 지불했지만 나와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꼭 빨리 줄 필요는 없다. 심지어 부동산은 나에게 더 빨리 낼거냐고 물어봤었으니까, 장사꾼에게 놀아나지 않으려면 항상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하는 법이다. 그리고 계약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그 어떤 시험지보다 열심히 탐구했다. 계약을 하지 않았어도 admin fee를 내지 않았어도 계약서를 받을 경우 그 집에 대한 우선권이 나에게 있다고 하니(다른 손님에게 보여주고 계약하지 않는다고) 참고하시길.

 

5. 계약하기

  viewing이 완벽하게 성공적으로 끝났더라면 찜찜한 마음 없이 바로 계약을 했겠지만, 내가 계약하려던 집은 인테리어 공사중이었기 때문에 약간 주저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국 다른 집이 물망에 없었고 어쨌거나 제 날짜까지 공사를 끝낼 수 있다고 확언을 해 주기에 그냥 계약하기로 했다(계약서에 명시된 날짜까지 마치지 못하면 그들도 계약 위반이니까). 계약할 때에는 계약서에 사인하고, 첫 달치 월세를 주었다. 계약서는 꼼꼼히 읽어본 뒤 의문이 나는 것은 질문했는데 전반적으로 크게 문제될 것은 없었다. 집주인과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을 끼고 하는 일이니만큼 아주 사기를 칠 만한 것은 없다고도 믿었고... 이날 보증금도 주나 싶었는데 내가 계약했던 부동산은 아니었고, 내 첫 달치는 4주가 아니라 3주 정도였다. 내가 계약한 집은 주당 얼마가 아니라 PCM(Per Calancer Month)로 계산했는데 정확하게 31로 나눈 뒤 입주 날짜를 곱해서 지불하였다.

 

6. 잔금 치르고 열쇠 받기

  계약한 후 일주일 정도 후에 잔금을 전부 치루었다. 나는 총 3개월 22일 정도를 이 집에서 사는데 계약 날 22일치의 비용을 지불하였고, 이 날 3개월치 월세 및 보증금을 지불했다. 보증금은 한 달치 방세였고 보관은 부동산에서 하나 공인된 보증금 관리 업체의 보호 아래 있었다. 집주인과 직접 계약할 경우에도 보증금을 공인된 곳에서 관리하는 서비스를 반드시 받는지 확인하고, 받게 만들기를 권한다. 이 업체는 렌트 기간이 끝나고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 집주인과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는 액수에 서로 동의하지 않는 경우 보증금을 관리하고 dispute을 중재해 준다. 입주 후 2주 내에 부동산은 이 업체에서 받은 확인서를 세입자에게 주어야 하는 의무가 있는데, 나는 계약서에 그렇게 명시되어 있었던 만큼 각자 계약서에 어떻게 써 있는지 확인하면 될 것 같다.

  돈을 지불할 때 매달 낼 수도 있고 한 번에 낼 수도 있는데, 우선 나는 매달 돈을 내려면 필요한 영국 계좌가 없었고(체류 기간이 6개월 이하일 경우 영국 은행에서 계좌를 만들 수 없다ㅠㅠ) 날 보증해 줄 개런터도 없었고 나도 한 번에 해결하고 속 편하고 싶었기 때문에 쿨하게 한 번에 카드로 긁었다. 또 슬픈건 영국 카드일 경우 수수료가 1파운드 이하인데 해외 카드여서 총 지불액의 2.9%나 지불했다는 거. 40파운드도 넘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영수증은 꼼꼼하게 확인하고 보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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