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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Book Review]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 이랑주

by 푸휴푸퓨 2016.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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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쁜 것을 좋아한다. 매장의 전시는 항상 눈여겨 본다. 딱히 감각이 있어서 그런건 아니고 그냥 관심이 많다. 솔직히 관심이 있는 것 치고 감각이 없는 편에 속하는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타인의 재능에 감탄하는 것만으로도 재미나기에 관심을 끊을 수 없다.

 

  제목만 보았더라면 이 책을 읽고싶다는 생각은 딱히 하지 않았을거다. 그런데 홍보에 낚였지. 홍보 문구였는지, 인터뷰였는지, 아니면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홍보 문구였는지도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가 콱 박혀 들어왔다. 수많은 노하우를 쌓은 그녀가 이제는, 그녀의 그 비싼 노하우를 이 책 한 권만 읽으면 다 알 수 있게 공개한다고. 컨설팅을 해주면 돈을 많이 벌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공유를 하기로 했다고. 이렇게 쓰고 나니 흔한 약파는 문장같지만 그녀의 이력과 저 말을 합쳐 보니 믿음이 갔다. 정확하게는 진짜 그런 노하우가 있다면 정말 돈을 많이 벌 것 같다는 생각이 확 들어서, 도대체 이걸 왜 알려주나 호기심이 생겼다고나 할까.

 

  그리고 저자의 그 말은 사실이었다. 정말 노하우가 꽉꽉 눌러담겨진 책이다. 다만 이 책의 노하우는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었던 것 같지는 않다. 같은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 중 센스 있는 사람이라면 이정도는 해 낼 수 있었을거다. 하지만 그 중구난방의 노하우를 한 데 엮었다는 점과 한국의 실례(實例)를 들어주면서 이해하기 쉽게 해주었다는 점이 마음을 확 사로잡는다. 정말로 노하우를 다 보여줬구나, 내가 매장을 낸다면 이 책을 성경 삼아 읽고 또 읽을테다.

 

  하지만 아직 장사를 할 생각은 없어서(과연 내 삶에 그런 날이 올까) 나는 개인적인 흥미 위주로 읽었다. 결국 공간 구성의 이야기니까 혹시 방에 접목할만한 것은 없을까 생각하기도 하고. 내 눈에 띈 몇 가지를 적어두지만 적지 않았다고 해서 유용하지 않은 법칙인 건 아니다. 철저히 내 위주로 꼽아 적어둔다.

 

 

색상을 단순히 개인의 취향 문제로 오해하기 쉽지만,

색상의 힘은 그보다 훨씬 더 세며 색상들이 각각 전달하는 메시지 또한 분명하다. (중략)

 그러니 고정관념이나 두려움 따위는 벗어던지고,

색상을 과감하게 섞고 조합해 자신에게 꼭 맞는 색상을 찾아보라.

그리고 이때 70:25:5의 배색 법칙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방 인테리어를 하며 색 구성을 어찌할 지 고심하고 있는데 아주 반가운 조언이다)

 

디자인에서는 실용적인 목적이 매우 중요하다. 사람들이 '좋다'고 느끼는 것과 '예쁘다'고 느끼는 것은 다르다.

(예쁘지만 쓸데 없다고 사지 않는 물건의 문제가 이거로구나!)

 

색상이 무언가를 또렷하게 인지시키거나 사람의 기분을 바꾸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해낼 때도 있다.

가령 색상은 때로 시간과 무게까지 다르게 느끼도록 만든다.

(색상과 온도의 관계는 알았지만 시간의 길이까지 다르게 느끼는 줄은 처음 배웠다.

 따뜻한 계통의 색상은 시간을 실제보다 길게 느끼게 만드는 반면

차가운 계통의 색상은 실제보다 시간을 짧게 느끼게 만든다.

흥미롭다.)

 

한 공간이 전체적으로 똑같은 조도를 가지고 있으면 장소는 평범해지며 상품은 평면적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30분만 있어도 오래 머무른 것 같은 지루함을 느낀다.

그러므로 고객을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게 하고 싶거나 특정 상품에 집중하도록 만들고 싶다면

조도의 강약을 활용해야 한다.

(방을 꾸밀 때 조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하얀 LED 등을 쓰고 있다.

조명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는데, 강약을 주어야 한다는 건 새겨들어야 할 것 같다.)

 

 

  정말 비밀을 다 공개했지만 만약 저자가 컨설팅을 계속 한다면 앞으로 먹고 살 걱정을 할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원칙과 예시를 잘 읽었다고 해서 그걸 내 상황에 완벽하게 적용하기란 쉽지 않다(수학 문제풀 때도 답지 보면 쉬운데 내가 풀긴 어렵다). 이런 책을 쓸 수준의 인물이라니, 필요한 일이 생기면 이분에게 컨설팅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단박에 드는 걸. 저자의 내공이 얼마나 잘 드러나는지 모른다. 출판사는 원고를 받고 쾌재를 불렀을 듯 싶다.

 

  디스플레이와 디자인에 직업적 관련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한 번 읽어봄직한 책이다. 이 책을 읽고 (어떤 종류이든) 매장에 들어서면 그 디스플레이에 담긴 속뜻을 읽어내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하지만 생업과 연결된 분야의 인물이라면 재미가 쏠쏠한 정도가 아닐듯 싶다. 만약 내 주변에 가게를 연다는 지인이 있다면 꼭, 꼭! 읽어보라고 권할 책이다. 권하는 정도가 아니라 한 권 사서 선물할거다. 이렇게까지 속시원하게 노하우를 보여준 저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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