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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92

五感 part.1 - 청각 이 글은 행복하지는 않지만 흐려지는 것이 아쉬운 기억에 대한 나의 인사다. Jeff Bernet의 노래를 듣기 시작한 건 잠깐 내 마음에 들어왔던 당신 때문이었다. 당신이 흘리듯 건넨 추천에 나는 오로지 당신과의 교감점을 찾기 위해 그의 노래를 찾아들었다. 하지만 영국에서 음악은 귀에 이상하리만치 전혀 감기지 않았다. 오로지 당신이 좋아하는 걸 좋아해보고 싶다는 일념으로 재생을 하고 또 했지만 글쎄, 결국 당신의 감정과 나의 감정은 어울릴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 잠시 가까워졌다 멀어진 당신에게 내가 Jeff Bernet의 노래를 들어보았다고 이야기 할 기회는 영영 없었다. 몇 달 후 뉴욕으로 여행을 갔다. 하루 종일 이어폰을 귀에 꽂고 걸어다녔다. 랜덤으로 재생되는 음악들은 그대로 내 뉴욕의 배경이 되었.. 2017. 3. 19.
2017.3.19. 어떤 내용도 없는, 의식의 흐름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조용한 일요일 낮이다. 처음 전주로 내려갔을 때만 해도 주말마다 약속이 흘러 넘쳤지만 지금은 아니다. 친한 지인이라 생각하면서도 약속을 먼저 잡지 않는 성격의 나인데 약속이 붐볐던 것이 오히려 신기한 일일지도 모른다. 구태여 연락치 않으니 연락이 점점 줄어드는 것일까. 인맥 관리라는 것을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은 마음이 잠깐 들 때도 있다. 조용히 집에 있는 나를 보며 부모님은 어디를 가자며 채근하신다. 주로 등산까지는 아니지만 어쩐지 뒷동산이 연결된 느낌의 코스를 걸어야 하는 곳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간편한 등산복을 갖춰 입고는 늘어진 나를 데려가고 싶다는 티를 팍팍 내시지만, 미안해요. 나는 아직 등산이 좋은 나이는 아니예요. 그런 채근 때.. 2017. 3.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