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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感 part.3 - 촉각 피부가 거칠어진다. 유달리 부드러운 몸의 피부로 늘 칭찬을 받았다. 내 손이나 팔을 처음 만져본 사람은 어김없이 감탄을 한다. 내 팔을 잡으면 습관적으로 쓰다듬는 친구도 여럿이다. 막상 나는 다른 사람의 손길을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해주니까 잠깐 참는다. 햇수로 7년째 만나는 남자친구는 살결이 몹시 부드럽다. 그래서 내 피부에 감흥이 없다. 너는 피부가 부드럽다 자랑하며 내어 놓은 팔에 자신이 더 부드러우니 비교해보라던 유일한 사람이다. 만져보니 나보다 부드러워서 놀라긴 했다. 뿌듯한 표정에 어이가 없어 웃었지만서도. 내가 만져도 부드러웠던 내 팔이 어느 순간부터 예전같지 않았다. 예전에는 손이 스윽 미끌어졌다면 이제는 뭔가 걸리는 느낌이 들었다. 보기에는 비슷한데 뭐가 달라졌는지 모를 일. 남자친구에게.. 2024. 4. 19.
2024.4.15. 아무래도 평온한 것 같지? 1. 마복림 할머니 명성 체험하기 내내 서울에 살았지만 신당동 떡볶이는 먹어본 적 없는 서울 촌놈은 드디어 친구들에게 신당동 떡볶이를 먹어보자는 제안을 하였던 바. 갑자기 날씨가 더워진 지난 주말 친구들과 청구역에서 만났다. 아직도 처음 가보는 서울 동네가 있다니! 뙤약볕 아래 긴 줄에 망설이는 사이, 센스 좋으신 직원 분이 15분만 기다리면 된다고 했는데... 했는데! 15분은 20분이 되고 30분이 되지 않겠어요? 바로 앞에는 외국에서 온 할머니 두 분과 손주 두 분이 줄을 서 있었다. 할머니 두 분은 오래전에 한국을 떠나셨던듯 했고 손주는 아예 외국인이었다. 한 할머니가 신나게 유튜브에서 신당동 떡볶이를 소개했던 외국 프로그램 영상을 찾아 가족들에게 보여주었다. 떡볶이는 집 앞에 있는 평범한 가게라.. 2024. 4. 16.
[월간 백만] 2024년 3월의 백만 이 달의 식당:: 해피니스 대학로점 홍콩에서 먹었던 튀긴꽃빵+연유 조합이 끝내준다는 추천을 듣고, 홍콩에 가본 적도 없는 나도 신나서 고대했던 식당. 원래도 꽃빵을 좋아하는 터라 튀긴 꽃빵이 맛있었던 건 물론이고(겉바속촉) 돌판쟁반짜장이 아주 훌륭하더라고요. 돌판에 참기름을 뿌려 짜장을 얹어주는데 고소한 향기도 좋고 따끈한 짜장도 좋다. 먹으면서도 면이 붇지 않는다는 점도 킬링포인트. 목화탕수육은 기대했는데 내 기준 맛있는 탕수육이긴 하나 그 동글동글한 모양이 특별함을 받쳐주지는 않았다. 그래도 상등급 탕수육인 건 인정하는 바. 해피니스는 11시나 11시반에라도 열어주면 참 좋을 텐데 고집 있게 12시에 열어서 자주 가지 못하는 곳이다. 그럼에도 꾸역꾸역 가고 싶다고 생각하게 하는 건, 역시 음식이 맛있.. 2024. 4. 12.
2024.4.9.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까? 가구 구경은 동네 구경만큼이나 재미있다. 있지도 않은 집에 가구를 어떻게 놓을지 상상한다. 평소에 내가 좋아하는 가구는 어떤 모양이었지? 남의 돈으로 가구를 살 때는 보이지 않던 가격표가 내 돈으로 사려니 크게 확대되어 눈에 들어온다. 좋아하던 가구는 대체로 살 수 없는 수준이다. 거실엔 소파와 TV 대신 큰 테이블을 놓고 싶다. 마음에 드는 무인양품 테이블을 찾았는데 높이가 평범치 않아(일반 테이블 높이보다 10cm 낮다) 고민하던 차, 몇 년 전 좋아하던 유튜버의 거실 테이블이 생각났다. 비슷한 것 같은데 그건 높이가 어떠려나? 열심히 유튜브를 뒤져 사진 검색을 돌렸더니 글쎄, 내가 찾은 그 테이블이지 뭐야. 취향은 한결같다. 좁은 집에는 낮은 가구를 두면 집을 넓어 보이게 한다. 낮은 테이블에 소파.. 2024. 4. 9.
[Musical Review] 파과 (불호 리뷰)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을 해야 할까 블로그에 부정적인 내용을 쓰는 건 어려웁다 세줄 요약부터 냅다 갈기자면1. 지연언니는 홍아센 천장을 뚫어!! 2. 외모도 능력이다 근데 그것만 능력이면 조금 초라할 수 있다 3. 연출은 호불호가 있겠으나 내 취향은 아니었다... (여기까지만 읽으셔도 됩니다^^..) 밑장을 깔았으니 이제 속 시원하게 입을 턴다 소설 파과를 몹시 좋아해서 뮤지컬 소식 듣자마자 흥분했다 근데 원하는 배우 조합의 공연이 몇 회 없더라고요? 이럴 땐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된다 과감히 1층은 포기하고 2층 1열 중앙으로 갔다 내가 원했던 조합은 차지연*ㄱbㅈㅐ욳 배우 (처음으로 시도해 보는 검색방지..) 내가 생각한 투우의 이미지와 남배우의 이미지가 너무 착붙인데다 차지연 언니.. 제가 언니 좋아한.. 2024. 4. 5.
2024.4.1. 인정할 건 인정하는 나이 1. 변함없는 나른함에 대하여 봄. 새해가 시작되었다는 뽕이 빠져나가는 시기. 적당히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마음이 풀어지는 시기. 봄은 늘 나를 게으르게 만든다. 개나리와 목련과 벚꽃이 함께 피는 모습을 보며 올해를 저 한 철 꽃처럼 대충 보내서는 안 되는데, 하는 걱정을 한다. 따뜻해지니 나른해지는 건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매한가지구나. 남들은 새 학기라 분주할 때인데 나는 왜 매번 이럴까? 2. 지역을 고민하자 서울의 이곳저곳을 찾아다닌다. 출퇴근 거리를 생각하며 대상지를 고른다. 고만고만한 낡은 아파트가 여러 지역에 있다. 그중 어느 곳을 갈지 생각한다. 세부 사항에 차이는 있지만 큰 틀에서의 결은 비슷할 것을 안다. 그럼 나는 무엇을 보면서 마지막 결정을 해야할까. 오래 즐겨보던 블로그에서 하나의.. 2024. 4. 2.
큰 프로젝트가 진행될 때 우리네의 모습 회사 동기와 이야기하다 급격히 얻은 깨달음. 큰 프로젝트가 진행될 때 우리 회사는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굴러간다. 1. 프로젝트를 제대로 해내고 싶은 J성향의 누군가가 어떤 일을 미리 하자고 도모한다. 이때 일을 시작하면 멋진 마스터플랜을 세워 기준으로 삼은 뒤 여유 있는 업무 진행과 꼼꼼한 처리가 가능하다. 2. 관련 부서를 모아 힘겹게 회의를 소집한다. 소집된 사람들은 무슨 일인지도 모르겠고, 본인과는 무슨 관련이 있나 싶어 어리둥절하다. 최대한 몸을 사리고, 나와는 상관없다는 태세를 갖춘다. 모두가 책임과 의사결정을 미루며 결론 없는 회의를 한다. 3. 결론 없는 회의가 몇 차례 이어진다. 참석자는 점점 이걸 왜 하고 있는 지 의아하다. 의미 없는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 2024. 3. 29.
2024.3.25. 머릿속이 바빠도 시간은 똑같은 속도로 흘러가 1. 욕심은 어디까지이고 나는 어디까지인가 어디까지가 욕심이고 어디까지가 목표인가. 몇 천만 원만 더 있으면 좋으련만, 하며 계산기를 두드리다 보면 내가 욕심이 많아서인지 이 정도로 죄는 건 괜찮은 건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모든 게 마음에 드는 곳은 돈이 부족하고 돈에 맞는 곳은 마음에 차지 않는다. 예전에 어느 유튜버가 ‘첫 집은 70% 정도만 마음에 드는 집을 사게 된다’고 말했던 게 기억난다. 집을 보면서 중요도를 생각하게 된다. 나는 상권이 활발한 곳보다는 조용한 동네가 좋다. 새 집보다는 낡아도 햇볕 잘 드는 집이 좋다. 집 가까운 곳에 생활체육을 할 공간이 있으면 좋겠고, 평지이면 더욱 좋겠다. 출·퇴근 시간이 너무 길지 않았으면 한다. 매일의 평온은 소중하니까. 앞으로 몇 달간 어떤 생각을.. 2024. 3. 25.
2024.1분기 운동 정산 2024년 운동 목표는 ‘주 4일 운동 가기’였다. 누군가에게는 너무 쉬울 일이지만 내게는 태산과도 높은 목표. 주말을 편히 놀려니 주 2~3일은 쉬워도 4일은 쉽지 않았다. 근데 4일 정도는 해야 몸 컨디션이나 꾸준함이 유지되더란 말이지. 공식적으로는 주 3일 하겠다고 했지만 내 마음속 목표는 4일, 1년 중 컨디션이 나빠지는 2~3개월에도 이만큼은 유지하고 싶었다. 마침 비슷한 마음가짐을 가진 회사 동기가 있어 운동메이트가 되었다. 매일 메신저로 서로의 운동을 독려-인지 조롱인지 약 올리기인지 모를 원기충전을-했다. 주 4 목표를 먼저 실패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서로 이를 악물고 운동에 나갔다. 강습이 있는 자는 어차피 가야 되어 여유롭게 놀리고, 자유 운동러는 괴로워하며 억지로 가는 날들이 이.. 2024. 3. 22.
2024.3.19. 어떻게든 다 해내야 한다고! 1. 잘해보자 2인3각! 일상에서 완수해내야 할 새 장기 프로젝트(무사히 결혼하기)가 생겨 성취욕이 끓어오른다. 무엇을 어떻게 해내야 하는 건가요? 집 사는 게 워낙 큰 일이라 모든 신경이 쏠려 있는데 다른 것들도 사실은 다 중요한 일이다. 한 주 간 윤곽이 나온 걸 정리해보자면 연말쯤 돈이 준비될 것 같으니 집 중도금 일정이 연말에 걸치도록 세팅하면 될 듯하다. 거기까진 현금으로 하고 나머지는 대출로 때리게 되려나. 중도금 대출도 된다고 하던데, 중도금과 잔금 비율 세팅은 협상의 영역이란다. 남자친구와 아파트 단지 세 곳에 임장을 갔다. 마음에 안 드는데 비싼 곳, 마음에 들고 비싼 곳, 마음에 덜 차고 조금 저렴한 곳 순서였다. 이 의도가 다분한 세팅이란! 너는 첫 단지에서 실망을 하더니 두 번째 단.. 2024. 3. 19.
[집 사고 싶어요] 0단계: 집을 찾아보기 전에 고민할 것들 사람이 살려면 집이 있어야 하잖아요? 밤이 되면 어딘가에 누워야 하잖아요? 언제까지 부모님 집에만 누울 순 없기에, 집을 구해볼 생각을 시작했다. 그런데 거 집은 어떻게 구합니까..? 너무 쉬운 내용이라(+온갖 대출 광고가 키워드를 다 점유해 버려서) 기초부터 알려주는 안내서를 찾을 수 없었다. 혼자 덤불을 헤치며 길을 찾는 김에 차근차근 길을 기록해 두려고 한다. 공부한 내용도 정리하고, 10년 후에 돌아보면 재미도 있을 것 같아! 게다가 이야기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너무 궁금하거든. [집 사고 싶어요] 화자 소개:: 3n살 직장인. 올해 연말에서 내년 초에 입주할 생각으로 거주할만한 집을 찾아보는 중. 원하는 아파트를 찍어두고 시세의 흐름을 지켜보려면 지금부터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에 혼자 신나서 움직.. 2024. 3. 15.
2024.3.12. 삶이 굴러굴러 굴러가고 나는 익어익어 익어가고 1. 남자친구와의 관계 때문에 최근 묘하게 마음을 졸였다. 서로 여전히 좋아하는 건 확실한데 결혼을 말하자니 뭔가 개운치가 않단 말이야. 설날이 지나고 돌직구로 너에게 질문을 던졌고, 결국 답변을 받았다. 네가 망설였던 이유를 속 시원하게 들었다(별 일도 아니구먼!). 그러고는 모든 게 -특히나 너의 마음이- 일사천리더라고. 집에서 낮잠을 자며 뒹굴대다 부모님께 말씀드렸다는 너의 전화를 받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엥, 난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는데(?). 결혼과 상관 없이 올해 집을 구입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적당한 크기와 가진 예산을 필터로 걸어온 서울을 뒤진다(더 크게 뒤져야 하나). 대출은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당연한 이야기지만 마음에 드는 집은 돈이 맞지 않고, 돈에 겨우 맞추면 무언.. 2024. 3.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