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보는 빌리브 매거진에서 나의 공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빌리비어를 모집한다기에 덥석 응모해 글 두 편을 썼다(나의 책상, 나의 서울). 주제가 정해진 글을 쓰는 건 고민하는 과정부터 재미난 일이었기에 응모하길 잘했다고 스스로를 칭찬했다. 내가 쓴 글은 내가 제일 좋아해서 종종 읽는다. 책상과 서울이 내게 이런 의미로구만.
리워드를 보내준다기에 신세계라면 제법 신경 쓰리라 믿기는 했다. 아니 그런데, 도착한 물건이 제법을 넘어 심하게 좋지 뭐야? 한정판 기프트카드는 평범한 네모 디자인에 그림만 빌리브이겠거니 했는데 무려 케이스에 담긴 열쇠 모양의 카드였다. 처음에는 달랑거리는 네모가 카드고 열쇠는 장식품인 줄 알았는데 열쇠가 카드더라 이 말이에요. 스타벅스에서 열쇠를 건네며 결제를 하면 이목이 집중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뿌듯하지만 부끄럽겠군).
한정판 빌리브 잡지 인쇄본도 왔는데 콘텐츠의 퀄리티야 사이트를 통해 익히 알고 있으니 차치하고, 디자인도 감각적이라 마음에 들었다. 좋은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을 한 권 받았구나. 행사 기념품임에도 전혀 허투루 만들지 않았다는 게 느껴져서 고마운 잡지였다.
이번 이벤트를 참여하며 내 치명적인 문제는 사진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를 뽑아준 기획 측의 의도가 있을 텐데, 사진에 익숙하지 않으니 보기에 아름다운 결과물을 낼 수가 없더라. 블로그로 뽑혔지만 인스타그램에도 올려주면 좋을 텐데 싶다가도 내 게시물은 올라가지 않는 편이 낫다 싶은 미안한 마음. 인스타 태그 검색으로 멋들어진 공간을 올리는 분을 염탐하며 재능을 부러워했다. 읽히지 않을 감상을 쓰는 것보다 눈을 확 끄는 무언가를 만들 줄 알아야 한다. 귀찮더라도 사진 찍는 연습을 해봐야지.
빌리비어 모집은 기획도 좋았고 리워드 만족도도 높아 고맙지만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 바로 '빌리비어'라는 단어가 원하는 뜻으로 검색되지 않는다는 점인데, 맥주에 밀려 검색 결과 앞순위에 들기가 어렵다는 게 치명적인 문제였다. 나야 빌리브 매거진을 아니까 억지로 찾아 들어가지만 모르는 사람은 알 수가 없겠더라고. 키워드를 선점해야 앞쪽에 검색될 텐데 이미 다른 콘텐츠로 꽉 찬 키워드여서 슬펐다.
요즘 마음에 드는 콘텐츠로는 중앙일보의 '폴인'이 있는데, 무언가 중산층에 어울리는 깔끔하고 입맛이 산뜻한 콘텐츠가 빌리브 매거진과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신세계 건설이 빌리브 매거진 발행을 포기하지 않기를, 오래 콘텐츠를 읽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래서 이렇게 자발적 감상도 남기고 있다고!) 그럼 나는 독특한 기프트카드를 스타벅스에서 당당하게 내미는 힙쟁이가 되어 열심히 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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