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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배빗 - 싱클레어 루이스 마음이 불편할 때 책을 읽으면 무슨 내용이건 간에 내 마음을 후려치는 기분이다. 넌 이래서 안돼. 지금 이게 네 문제를 보여주는 거야. 아닌 척하지 마. 어차피 다 알고 있어. 괜찮지 않지만 괜찮아보려고 엄청나게 쾌활했다가, 그래도 너무 어려워서 깜깜절벽 밑으로 마구 추락한다. 평범한 집에서 평범한 삶을 큰 위기 없이 살아왔고 타인의 눈에는 지금 또한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냥 나만 괜찮으면 되는 건데, 그렇지가 못하다. 가상도시 제니스에 사는 성공한 중산층 가장 배빗의 시점에서 소설은 진행된다. 적당히 부정한 방법으로 사업을 이끌지만 자신은 완벽한 도덕적인 보수주의자며 모두가 본받아야 할 위인이다. 어떻게든 상류사회로 진출하려 아등바등 애를 쓰는 키토바 출신의 촌뜨기이기도 하다. 좋은 집에 살고, .. 2015. 2. 4.
살 만한 이유가 매일 하나 정도는 있다 뭘까. 잘 모르겠다ㅡㅡ 라는 생각을 블로그에 들어오자마자 했다. 음? 왜 방문객이 세 자리 수 인거야. 뭐야. 키워드도 살펴보고 이리저리 고민했는데 아무래도 리뷰 중에 아티스트들의 청춘을 다른 바로 고 책 때문인 것 같다. 인기가 많은 책인가봐... 그 책이 인기가 많은 것은 제목이 청춘에게 말을 걸고 있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일까 아니면 그 아티스트 세 분이 인기가 많은 분들이신가 아니면 내용이 재미있다고 소문이 났나? 별 것 아닌 일이지만 마음이 쿵덕쿵덕했다. 즐겨보던 웹툰이 하나 있다. 특별한 연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그 작가의 세상을 보는 시각이 좋아서 아무리 늦게 올라와도 조용히 기다릴 수 있었다. 지각하는 다른 작가들은 지각 자체가 농담으로 활용되기도 하는데 왜 이 작가만은 유독 욕만.. 2015. 2. 1.
[Book Review]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 강세형 라디오 감성을 상당히 좋아한다. 떠들썩하게 웃어대는 예능보다 토크쇼가 좋고, 에피소드 위주의 토크쇼보다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라디오가 좋다. 성시장님의 라디오가 끝난 후 정기적인 라디오 청취는 그만뒀고, 영국에서 낮에 라디오를 켜면 환한 대낮과는 어울리지 않는 푸른 밤 종현입니다가 흘러나와 들을 수 없었다. 팟캐스트도 이동할 때마다 듣곤 했는데 요즘은 음악을 듣느라 못 들었네. 그러나 라디오 중간에, 주로 한 시간이 지나고서 3부를 시작할 때 나오는 좀 긴 글은 나에게 자주 간지러웠다. 감성에 젖고 젖고 또 젖는 글들. 라디오 작가가 쓴 책은 대체로 그 감성인 탓에 마음에 확 와 닿지 않았다. 유명한 이미나 작가의 그남자, 그여자 책을 나올 때마다 읽으면서도 내 이야기는 아니라 여겼다. 당시 나이가 .. 2015. 2. 1.
[Book Review] 서울은 도시가 아니다 - 이경훈 대도시에서 평생을 살아온 난 영국 중소도시에서의 1년이 참으로 힘들었다. 영국에 있는 게 싫었어? 하면 할 말이 없는데 작은 도시는... 머리 아프고 복잡한 서울이 싫어 달려간 곳이었는데 대도시에서 살아야겠다는 취향만 깨달았지 뭐. 그래도 서울에서 있었던 편두통, 어지럼증이 사라져 좋았는데 귀국 후 어지럼증이 슬금슬금 돌아온다. 이럴 거니!? 무심코 읽기 시작한 이 책은 서울에 돌아와 이유는 모르겠지만 못마땅했던 부분을 꼬집어 주었다. 저자는 서울과 대비되는 좋은 도시의 예로 뉴욕 맨해튼을 든다. 맨해튼이 완벽한 곳은 아니지만 저자가 지적한 부분, 특히 걷고 싶은 거리는 크게 동의한다. 맨해튼을 다니면서 앞으로 많이 걸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영국에서는 그 다짐에 맞게 열심히 걸어 다녔다. 이차선 도로 옆을 .. 2015. 1. 31.
책은 단순한 책이 아니다 집에 있는 책을 정리하는 중이다. 온 집안을 돌면서 더이상 읽을 것 같지 않은 책들을 엄마와 골라 알라딘에 하나하나 검색해보고, 천원에 산다고 하면 아... 삼천원에 산다고 하면 와!!! 하는 과정을 이틀 째 반복 중이다. 살 때는 만원도 넘게 주고 샀으면서, 알라딘 중고서점에 가서도 오륙천원은 줘야 살 수 있는 걸 알면서도 삼천원이면 기쁘다. 그 책의 값어치가 삼천원이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종이 묶음이라는 물질은 그렇게 한없이 가치가 추락한다. 이렇게 갑자기 책 정리를 시작한 건 사실 다른 잡다한 책들 때문이 아니라, 드디어 아빠의 오래 된 자료들에 대한 처분을 허한다는 아빠의 옥음(?)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애착을 갖고 계시면서 절대 버릴 수 없다 하셨던 것들인데 어느날 갑자기 선선히 이제.. 2015. 1. 27.
[Book Review] 잘 지내나요, 청춘 Soulmate in Tokyo - 장은석, 목영교, 마이큐 영국에서 나는 '한국에 가면 한국 책을 쌓아놓고 볼 거야!!'라며 다짐을 하고 또 했다. 그중에 '청춘'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은 딱 한 권이었다. 흔히들 말하는 청춘의 바로 그 나이가 바로 지금이라 청춘에게 건네는 한 마디라는 둥의 책을 꽤 많이 읽었는데 원하는 답을 주는 책은 없더라. 물론 청춘의 답은 청춘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그런 뻔하면서도 맞는 얘기를 할 수는 있겠지마는, 청춘을 지나간 이가 쓴 책에는 내 답이 아닌 것만 같은 말이, 청춘을 지나는 이가 쓴 책에는 나와 같은 고민이 있을 뿐 답은 없었다. 그래서 청춘 책에 신물이 나서 더 안 읽으려고 했는데 말이야. 그 딱 한 권의 책을 저장한 이유는 오로지 책 사진에 허니버터브레드가 있어서였다. 영국엔 그게 없어요... 빵과 책의 색감이 너무 .. 2015. 1. 26.
타이틀을 바꾸고 싶어서 블로그의 가장 윗쪽에 올라가는 타이틀은 항상 바꿀 때 마다 그래, 이거야말로 끝까지 갈 타이틀이야!! 하며 올려보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여지없이 아... 이제 이렇게 생각 안하는데... 싶은 마음이 들어 슬그머니 그림을 바꾸게 된다. 항상 타이틀 그림에 지금의 내 삶에 중심 문장이 되고 있는 것을 넣어놓았더랬는데, 이번에는 왠지 그렇게 하고 싶지가 않아서, 간단한 그림으로 올려보려고 한다. 그것은 타이틀을 오래 지키려는 꼼수(!)이자, 현재 지금의 내가 나 자신에게 답은 커녕 질문조차 제대로 던질 수 없는 정신상태라는 걸 알려 준다고나 할까. 생각을 아무리 해도 답이 안나올 때에는 자연스럽게 생각 자체를 피해버리게 되더라고. 그러니까 말 그대로, 나는 요즘, 도피를 하고 있다. 2015. 1. 26.
[Book Review] 서른 살의 집, 스프링 고양이 - 노석미 영국에서 귀국하기 직전에는 가기만 하면 한글이 가득한 책을 읽고 또 읽으리라 각오했다. 그런데 막상 한국에 들어오니 책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구미에 맞는 책을 찾으러 도서관에 가기가 귀찮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였다. 이면의 이유는 한글을 많이 읽다가 영어를 다 잊으면 어쩌나 하는 마음. 한국에서 한국어를 쓰는 건 당연한 일인데 유독 책을 읽으면 영어가 더 빨리 흐려질 기분이었다. 한국에 들어오고 한 달, 영어 실력 감퇴와 독서는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잘 깨달았다. 제일 좋아하는 취미를 제쳐두자니 빈 시간을 영위하기도 힘들었다. 스멀스멀 책으로 손이 갈 수밖에. 2015년을 여는 대망의 책은 좋아하는 에세이, 노석미 작가의 '서른 살의 집'으로 골랐다. 독서로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다른 일을 하는 해가 되리.. 2015. 1. 17.
In Bath 하늘의 구름과 내 엄청난 사진 실력이 바스를 고작 이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게 만들어 놨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작은 도시가 많은데 뉴카슬로 일부로 찾아올 필요는 정말 없구나, 하는 마음을 들게 했던 도시 너무나 유명해서 그 이름마저 바스(bath)인데 Roman bath는 찾아볼 생각도 안하고 도시 골목을 이리저리 떠돌다가 다시 한 번 시작된 영국 생활을 꼭 잘 마무리하고 떠나야겠다고 결심했다 그 끝이 나를 어디에 데려다 놓아도 나는, 그것에 순응할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2014. 9. 10.
In Boston 한국인 단체 관광객을 만나 당황해서 도망갔던 하버드 대학교 남의 대학교에 가서 무엇을 느껴야 하는지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그저 방 가격이 붙어있던 광고를 보고 아- 하버드생도 방 구하는구나 싶었을 뿐 현지인들이 자꾸 들어가기에 옳다구나 싶어 들어가 그렇게도 원하던 평안한 시간을 보내고 신이 났는데 알고보니 체인점어서 약간 우스워졌던, 엄청나게 친절한 직원이 있었던 빵집 보스턴의 지하철은 낡았다 어딘들 안그러냐만은, 여기도 그렇다 미국적인, 너무나 미국적인 그래서 미국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미국 국기 대-단하다 싶은 마음 2014. 8. 10.
In Philadelphia 너무나 뜨거웠던 날에 파리의 로댕미술관을 가지 못한 나를 슬프게 만드는 아름다운 로댕 미술관과 숨차게 멀리 있던 필라델피아 미술관 그리고 그늘 한 점 없는 넓은 길이 있었던 필라델피아 아무것도 모르고 시청까지 힘차게 걸어간 나는 결국 일사병에 걸렸다 2014. 8. 10.
In Washington D.C. 워싱턴에서는 나는 미국이라 외치는 건물들과 귀여운 시와 노래, 폼페이의 장님 소녀, 시스티나 성당 잔디밭에서의 다람쥐가 있는 휴식 그리고 맑은 하늘과 먹구름이 있었다 2014. 8.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