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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Book Review] 책방주인 - 레지 드 사 모레이라

by 푸휴푸퓨 2015.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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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또 왜 이렇게 작아...ㅋㅋㅋㅋㅋㅋㅋ)


  이 세상 어디에도 없을 곳이라지만, 그럴 것도 같지만 한편으로는 파리 어느 구석이라면 이런 곳이 있을 것도 같다. 왜 꼭 파리라고 물어본다면 그냥 유럽 어느 도시에는 있을 법도 하다(괜히 그런 느낌이지만 독일엔 없을 것 같다). 프랑스나 오스트리아에 있을 것 같다. 아무 근거는 없다.

 

  책에 관련된 블로그며 페이스북 페이지들이며 이것저것 너무 많이 구독하다보니 이 책을 어디서 봤는지는 모르겠다. 짧게 책 내용을 부분부분 올려주는 블로그였던 것 같다. 이렇게 매력적일 수가! 읽으려고 찾았더니 생각보다 얇은 책이어서 놀랐다. 조용하고, 고요하다. 이런 곳이 있다면, 나에게 책의 한 페이지를 찢어 보내주는 동생이 있다면 좋을 것 같다. 한 장면, 한 장면이 나에게 많이 위안이 되었다.

 

  이런 책방이 한국에 있다면 나는 가지 않을 것이다. 같은 언어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공유되는 정서가 있고, 말이 통한다는 전제 하에 일어나는 교류가 있다. 이런 사람과는 그런 교류가 어색할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아예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이방인이라면, 내가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주인이 책상과 책장 뒤로 몸을 숨겨준다면, 나는 이 책방에 가서 위로를 받을 것 같다. 책으로 인해서가 아니라 이 말도 통하지 않고 얼굴도 보지 못할 지 모르는 주인으로 인해 말이다. 

 

  '책방주인2'가 나왔으면 좋겠다. 엄마에게 이 책을 추천해 드렸더니 엄마는 너무 잔잔하고 자극이 없어서 지루하다고 하셨다. 그래, 고요한 책이다. 특별한 사건도 없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한 이야기는 길게 쓸 수도, 길게 쓰고 싶지도 않다(글을 쓰지 않는 책방 주인과 군더더기가 붙은 긴 글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냥 손님이 왔다 가면 차를 한 잔씩 마시고, 끊임없이 책을 읽고, 정리하고, 쉬는 사람의 이야기다. 그래도 2편이 나왔으면 좋겠다. 나도 그의 시간과 함께 차를 한 잔씩 마시고, 조용히 파묻혀 책을 읽고, 정리하고, 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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