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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년이야 1주년! 5월 12일은 남자친구와의 1주년이었다. 끝을 생각하고 사귐을 시작하지는 않지만 얼마나 이어질 지 구체적으로 생각하지도 않으니, 귀여우니 한 번 손 잡아볼까 했던 마음이 1년을 훌쩍 넘어갈 줄은 미처 몰랐다. 벌써 1년이 되었나 싶기도 하고. 네가 1년 전 손을 내밀었던 합정역에서 그때처럼 내가 탈 지하철을 기다리니 웃음이 났다. 너는 여전히 귀엽고 사랑스럽구나. 네가 한 아름 안겨준 꽃을 바라보며 너를 바라보니 절로 고맙다는 말이 나왔다. 이렇게 예쁜 걸 줘서 고마워. 앞으로 1년도 잘 부탁해, 하는 말에 너는 1년만? 하며 되묻는다. 자기는 20년을 부탁한다고, 내가 20년은 좀 짧다니까 금방 50년으로 바꾸는 너를 나는 많이 사랑한다. 내 옆에 있어줘서 정말 고마워. 1주년이지만 평범한 데이트를 했..
[Exhibit Review] 데이비드 호크니展 - 서울시립미술관 데이비드 호크니의 전시를 다녀왔다. 그의 작품도 내 기분도 좋은 관람이었다. 방금 누군가 뛰어든 양 수영장에 물보라가 이는 그림을 보고는 데이비드 호크니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전시는 꼭 보러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납작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그 그림은 내게 호퍼나 키미앤일이의 그림을 떠올리게 했다. 듣자하니 인기가 아주 많은 전시여서 사람이 초만원이란다. 흠, 주말에는 못 가겠군. 듣똑라에서 호크니 관련 방송을 해주었기에 조금 들었다. 전부 다 알고 가는 건 재미가 없고 아예 모르면 관심이 없다. 적당한 기대감과 적당한 지식을 가지고 서울시립미술관에 갔다. 연차를 낸 평일의 서울은 정말이지 한산했다. 전시관 안은 한산하지가 않아서 평일 낮에 서울에서 시간이 자유로운 이가 이렇게 많은가 하..
2019.5.3. 운동, 운동, 운동! 이번 5일동안 몸무게가 2kg 넘게 빠졌다. 일주일 안에 5kg를 빼야 해서 얼음만 먹었다는 모 아이돌의 대단한 일화도 있지만 내게는 2kg도 버거운 무게였다. 얼마만큼의 몸무게를 빼야지 해서 시작한 다이어트는 아니었다. 얼마 전 쓴 글도 있지만 사촌언니의 결혼식이 성큼 다가왔다(당장 내일이다). 나는 사촌으로서 옷을 잘 갖춰 입어야 하고, 잘 갖췄다고 말할만한 옷을 한 개 정도 간신히 찾았고, 그래서 그걸 입고 싶은데 내 몸이 너무 컸다. 몸무게는 상관없어. 어떻게든 몸 두께를 줄여 옷에 몸을 맞춰야 했다. 아침은 먹지 않고 점심은 밥을 덜어 먹었다. 저녁에는 닭가슴살이나 토마토, 삶은 계란 등으로 끼니를 때우고 운동을 했다. 간식으로 먹던 모든 과자를 끊었다. 3월에 운동을 두 가지 병행하게 된 이후..
2019.4.29. 방탈출 말고 언니탈출 지난주 금요일 저녁, 방탈출을 했다. 처음 방탈출이란 게임을 알게 되고는 더 흥분할 수 없게 흥분했다. 예능 프로그램 ‘크라임씬’의 엄청난 팬인 난 –새 시즌은 정녕 나오지 않나요- 마치 내가 그 프로의 한 복판에 들어간 양 기뻤다. 하지만 모든 게임이 그렇듯 시들해지는 시기가 있기 마련이어서 요즘의 난 방탈출에 처음만큼 열광하지 않는다. 꽤나 비싼 값도 아마 한 몫 할 테지. 그럼에도 방탈출을 주기적으로 하는 건 만났을 때 방탈출 말고는 길게 할 이야기가 여의치 않은 지인들 덕분이다. 대학 동기 세 명으로 이루어진 이 모임은 본래 5명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계속 다니면서 우리의 접점은 거의 없다시피 줄어들었다. 자발적으로 빠져나간 동기가 한 명, 자발적이면서 또 비자발적으로 빠져나간 동기가 한..
[Book Review] 저도 중년은 처음입니다 - 사카이 준코 읽으면서 묘한 마음이 들었다. 한국에서 2014년에 이런 책이 발간됐다면 어떤 반응이었을지 궁금하다. 2019년에 발간되었다면 분명 시대를 못 따라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법 한데, 2014년에는 수용이 됐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2014년의 일본도 이 책을 출간하고 우리나라에서 2016년에 번역도 된 건가. 애매하다. 여러 가지 부분에서 중년의 마음을 알 수 있어 좋았다. 얼마 전 윤용인 작가의 ‘내일은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을 읽었고 중년 남성의 마음을 아주 살짝 알게 되었다. 이번엔 중년 여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싶어 골랐는데 흠, 흠. 중년이 건강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한 부분은 참 좋았다. 서로 좋지 않은 부분을 이야기하고 호들갑을 떨면서 서로 위안이 된다. 하지만 정작 더 나이가 많은 노인들은 나..
2019.4.25. 나와 싸우기 운동의 목적은 건강한 나를 위함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5월 4일에 사촌 언니의 결혼식이 있다. 사촌으로서 적절한 결혼식 하객 복장을 갖추는 건 기본적인 예의 이지마는 매일 캐주얼로 출근하는 나는 그것이 좀 어렵다. 정갈한 정장이 딱 하나 있는데 그 언니의 오빠가 결혼하던 때 이미 입었다. 다시 입을 순 없겠어서 여러 쇼핑몰을 전전하던 중 몇 년에 한 번 입을 정장을 사기가 영 아까워졌다. 옷장을 억지로 뒤져서 무난한 셔츠 원피스를 찾아냈다. 정장은 아니지만 깔끔한 하늘색 옷이다. 작년 초에 발표 할 때 입으려 사 둔 옷인데 허리에 띠도 있고 멀리서 가는 걸 감안하면 나쁘지 않지. 다만 한 가지 문제는 작년의 나는 이 옷을 겨우 입었다는 거였다. 운동을 좀 했다는 올해의 나도 가슴이 꽉 꼈다. 정말 꽈악..
2019.04.23. 문득 윤동주를 필사하다가 어쩌다 인터넷에서 참가한 행사에서 무료로 필사 책을 받았다. 국내 여러 시인의 시를 김용택 시인이 엮었다. 신이 나서 하나 둘 따라 쓰고 있다. 첫 시인은 윤동주다. ‘못 자는 밤’을 눈으로 읽은 적은 많지만 손으로 써보기는 처음이다. 하나 둘 숫자를 세는 사이사이 쉼표를 적는다. 쉼표 하나를 그리는 손의 감각으로 하룻밤이 넘어가는 시간을 느낀다. 작가는 점을 몇 개나 찍었을까. 점 하나의 하룻밤과 점 하나의 이틀밤이었으려나. 읽기만 할 때는 참 짧은 시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다르다. ‘참회록’을 받아 적다가는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 이십 사년 일 개월을... 만 이십 사년...? 네? 스물 넷의 나이로 참회를 하고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이가 되었다니..
2019.04.22. 풍성한 주말 나는 변화하지 않는 듯 변화한다. 지난 토요일에 남자친구를 데리고 은유 작가의 강연에 갔다. 아름다운재단에서 주최하는 나눔산책 행사를 통해서였는데, 부끄러운 액수지만 기부랍시고 하고 있어서 기부자라는 명찰도 달았다. 십일조 헌금을 내는 종교인만은 못하더라도 소득의 1% 정도는 이러구러 내고 산다. 강연은 경복궁 근처의 역사 책방에서 이루어졌다. 꼼꼼하게 필기를 하지 않았으니 구체적인 말을 옮길 수는 없지만 그녀가 책에서 이야기한 것들과 대동소이한 내용이었다. 우리는 왜 글을 써야하는가.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 -아름다운 재단이 열심히 찍은 영상을 업로드해준다면 북마크 해두고 오래도록 반복해 들을 것을 다짐하면서- 글쓰는 사람으로서의 삶에 대해, 또 나아가 여성으로서의 삶에 대해서 자꾸 생각한다.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