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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대하고 가볍게

by 푸휴푸퓨 2023.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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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에는 몇 안 되는 친구를 모두 만났다. 연말 약속을 피하다 보니 설날의 약속이 빼곡해졌다. 앞으로 이다혜 작가처럼 만남의 달을 정해서 모임을 모아도 좋겠어. 여러 친구를 단기간에 만나는 게 꽤 괜찮더라고. 하나하나 깊이 파고든다기보다는 전체를 조망하게 되는 효과가 있었다.

  모두에게는 각자의 이야기가 있다. 인생은 전부 다른데 두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모두 어른 다운 삶의 고민을 해결하지만 길게 탄식하지 않고 감내하게 되었다는 점. 그리고 어느 조건과 상황에서든 고민은 있다는 점.

  별 일 없느냐는 말에 모두 특별한 일 없이 산다고 하지만 운을 떼보면 이야기가 없는 사람은 없다. 회사에서건 가족에서건 관계에서건 모든 게 완벽하진 못하더라고. 누군가에게는 배부른 고민일 수도, 누군가에게는 시간 낭비로 보일 수도 있지만 각자에게는 꼭 풀어내고 싶은 중요한 문제였다. 그 각각을 지켜보며 (그리고 나의 고민을 돌아보며) 앞으로도 삶은 이렇게 이어지겠구나 싶었지. 나의 고민도 대단치 않구나. 중요하지만 대단하지는 않은 것, 그래서 의연해지는 편이 좋은 것.

  계속 살아갈 생각이라면 고통은 반드시 이겨내게 된다. 잠깐이건 오래건 고통에 잠식되어 있겠지만 어쨌거나 시간은 강제로 흘러가니 고통을 넘어가지 않고는 살 방법이 없거든. 어떤 방향으로 해답을 풀어가는지는 각자의 몫이지만, 어쨌거나 우리는 다 일정량의 고통을 끌어안고 있다는 사실이 위로가 되었다.

  앞으로 나는 고민이 작으면 좋을 때, 크면 힘들 때로 인식하면서 시간을 보낼 테다. 살면서 고민이 없는 날은 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시간의 주인으로서 나는 일상이 절망과 불안으로 점철되지 않도록 평온을 유지하게 힘써야 한다. 고통에 의연해지는 법, 작은 행복을 느끼는 법, 부정적인 감정에 잠식되지 않는 방법을 연마하고 다듬다 보면 삶의 지혜를 가진 노인이 되겠지. 평온하고 잔잔한 노인. 멋진 노인이 되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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