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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도서관] #6 신간은 없어도 구간은 가득히 내가 다니는 도서관은 서가 사이에서 길을 잃을 정도로 책이 많다. 책 속에서 길을 잃는 일은 말만큼 낭만적이지는 않다. 다닐수록 더 어렵게 느껴지는 건 길치이기 때문일까. 제목도 이해하기 어려운 과학 서가 사이에 갇혀 예술 분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머리 위 팻말이며 바닥의 표시선을 부지런히 따라간다. 출구는 또 어디야. 책이 가득 찬 도서관이지만 생각보다 없는 도서가 많다. 국내에서만 한 해에도 몇 천 권의 책이 나오니 현실적으로 모든 책을 다 구입하기란 불가능하다. 예산뿐만 아니라 도서관의 수서 원칙에 따른 제약도 있다. 각 도서관은 자료를 구입하는 기준이 있다. 학술 연구를 지원하기 위한 대학 도서관은 연구를 위한 책이 일반 도서보다 중요하다. 당연한 일이다. 도서관의 책 구입 속도는 출판 .. 2022. 1. 26.
[2022 새해를 맞이하며] 2022 어떻게 살까 2022년 내가 나에게 바라는 것들은 아래와 같다. 1) 운동을 꾸준히 한다. 건강 관리는 중요하고 하반기에 건강검진도 받을 예정이다. 가뿐한 몸은 멘탈 관리에도 큰 도움이 된다. 정신적으로 무너지려 할 때 아무 생각하지 않고 땀을 흘리는 건 큰 도움이 된다. 하고 나면 행복한데 하기 전엔 하기 싫어 미치겠는 게 운동이다. 나를 위해서 어떻게든 꾸준히 몸을 이끌어야 한다. 2) 기록을 열심히 한다. 브런치는 작년에도 말했고 올해도 말했는데 여전히 실행하지 못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6개월 동안 쓸 브런치의 주제를 잡고 소주제를 정리했다. 이제 실행할 때가 다가오고 있는데.. 쓰기 싫어서가 아니라 저조한 반응과 비난을 견디기 무서워서 계속 회피하고 있는 내 모습이 비겁하다... 2021. 12. 30.
[2021 총결산 시리즈] 2021 변화와 성과 1. 새로운 부서와 새로운 일에 적응했다 새 부서를 바랐던 터라 발령이 반가웠던 1월, 입사 전 가고 싶었던 부서에서 일하게 되었다. 세상 무용하다 생각했던 복수전공을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이 질문받았던 시기였다. 부서가 좋은 마음과는 별개로 컴퓨터를 온종일 들여다보아야 하는 일이 마냥 유쾌하지는 않았다. 두통을 달고 몇 달을 지내니 이제는 이럭저럭 적응이 됐다. 가끔 내가 사회에 도움 되는 일을 하고 있는 게 맞는지 의아하지만 뭐, 널브러진 데이터를 보면 그게 누구 건 줍긴 주워야겠다 싶었다. 일과는 상관없이 상사는 좋은 분이라 만족스럽고 편안한 한 해였다. 2. 새로운 PT선생님을 만났다 여름까지 새내기 PT 선생님과 운동을 했다. 으쌰으쌰 열심히 했는데 어느 날 선생님이 퇴사 소식을 전했다. 아예 요.. 2021. 12. 28.
[2021 총결산 시리즈] 2021년 월별 정리 변화가 많은 2021년인데 시간이 흘러가는 것만 기억난다. 점점 기억력이 나빠지는 걸 느낀다. 10대의 나와 비교해서는 말할 것도 없고 25살 사회초년생이었던 나와 비교해도 형편없다. 같은 걸 여러 번 확인하는 내 행동을 느낄 때 사뭇 공허하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기억에 남는 게 없다. 현상을 느꼈으면 행동해야 한다. 내년에는 또렷해지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 1월 입사 4년 차에 두 번째 부서로 발령이 났다. 옛날 책을 다루는 곳이다. 취향에 맞는 부서인 데다 실장님이 좋기로 소문난 실이라 만족스러웠다. 이곳에서 몇 년을 묵혀주면 좋겠단 마음. 좋은 곳에 왔으니 일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적응을 위해 노력했다. 새로운 일을 많이 배웠는데, 새 일을 배운다는 사실이 활력이 됐다. 건강한 긴.. 2021. 12. 27.
[2021 총결산 시리즈] 2021 올해의 OOO을 써보자! 1. 올해의 사건 :: 언니가 결혼했다, 아빠가 현업에서 물러났다 언니가 결혼했다. 언니가 결혼을 했어! 가족의 큰 경사를 처음 겪어봐 낯설었지만 잘 지나갔다. 원래도 결혼식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언니의 준비 과정을 보며 한층 싫어졌다. 지금의 남자친구와 결혼한다면 우리는 스몰 웨딩을 하자며 꾸준히 다짐하지만 글쎄, 스몰 웨딩은 그것대로 힘듦이 있겠지. 결혼식의 화려함보다는 적당히 친해진 잔잔한 익숙함이 좋다. 결혼식 이후 형부와 세 번을 더 만났다. 형부는 귀엽고 무던한 좋은 사람이었고 아주 조금 친해졌다. 언니의 시골집엔 재미난 물건이 많아서 집 밖으로 굳이 나갈 필요가 없어 보였다. 결혼식은 하고 싶지 않지만 결혼해서 (내 마음대로 꾸밀 수 있는) 집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12월이 되어.. 2021. 12. 21.
제로웨이스트샵 방문기 7 - 더피커(the Picker) 제로웨이스트가 유행하기 전 제로웨이스트샵을 검색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밖에 없는 곳이 바로 더피커다. 더피커는 우리나라 최초의 제로웨이스트샵으로 서울에 알맹상점과 더피커만 있던 시절도 있었는데, 어느새 전국에 제로웨이스트샵이 다양하게 생기고 있으니 세월이 하 순식간이로다(할아버지 말투). 존재는 알았지만 성수에 나갈 일이 없어 방문을 못했는데, 가까운 곳에 들를 기회가 생겨 마침내 다녀왔다. 서울숲역에서 내려 더피커까지 가면서 성수는 정말 핫한 곳임을 실감했다. 긴 길을 따라 사람이 북적이는 젊은 취향의 가게가 늘어서 있고 공사 현장도 여러개였다. 여전히 일반 주택으로 쓰이는 집도 있고(서울에 마당 있는 단독주택이라니 부러워!). 주택가가 상점가로 변하는 가장 빛나는 시기인게 한눈에 보였다. 이런 .. 2021. 12. 6.
내가 만족하는 미니멀라이프 실천 4 - 기념품 분별하기 무언가를 준다는데 거절하기란 어렵다. 주는 정성을 무시하는 인상을 주는 게 가장 문제다. 내성적인 내게 기왕 준다는 호의를 거절하기란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만큼이나 불편하다. 토스피드 콘텐츠를 때때로 읽는데 어쩌다 보니 이용자 설문조사 페이지를 발견했다. 토스에서 이 토스피드 페이지를 잘 키워보려고 하는 느낌이 들어 응답을 했지. 응답을 하다가 추첨해서 기념품을 준다는 말에 멈췄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보다. 기념품에 당첨됐다는 연락이 왔다. 플라스틱이 오지 않기만을 바랐는데, 플라스틱은 아니지만 플라스틱보다 무용한 것이 오리라곤 생각도 못했다. 금융 응급 키트 정도로 기획된 기념품은 대체 아무데도 쓸모가 없었다. 틴케이스 안에 기초적인 금융 상식을 적은 종이 카드가 있었는데 심각하게 기초적이라 읽어도 매.. 2021. 10. 12.
나라가 지원해주면 얼른 사야지 (多가치 제로라이프 기획전) 세상이 제로웨이스트에 집중해줘서 좋다. 제로웨이스트가 유행으로 흘러가길 바라지는 않지만 그래도 주변에 홍보하기 좋아진 건 사실이다. 제로웨이스트샵을 처음 다녀와봤다는 친구에게 고체 치약을 몇 알 선물해 줄 때나 들고 다니는 젓가락이 자연스럽게 주목을 받을 때, 나는 작게 기쁘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제로라이프 기획전을 열었다(2021년 10월 14일까지). 제로웨이스트/비건 상품을 30%나 할인해주고, 무료 배송도 해준다(진흥원에서 조금의 보조금을 주지 않을까 혼자 생각해봤다). 업체별로 각자 배송이 오는 터라 탄소발자국이 많이 높으리란 걱정도 되지만 이런 기회가 흔치 않으니 얼른 구입해야 한다. 나는 고체 치약과 칫솔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제로웨이스트 상품의 치명적인 단점은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다... 2021. 10. 8.
레스웨이스트를 향하여 2 - 페트병 모으기(feat. 오늘의 분리수거) 종이팩, 멸균팩보다 훨씬 분리수거가 쉬운 품목이 바로 '페트병'이다. 예전에는 라벨 떼기가 참 힘들었는데 여론이 동요하니 기업도 변해서 이제는 순식간에 뗄 수 있다. 이렇게 쉬운걸 그동안 안 해줬단 말이야? 부아가 치밀지만 어쨌거나 변화는 감사하고 페트병은 모읍니다. 쓱싹 라벨을 떼고 내용물을 물로 헹궈주면 준비는 끝난다. 뚜껑 모으기 페트병을 유심히 살피면서 제일 먼저 시작한 건 뚜껑 모으기였다. 이 역시 알맹상점의 캠페인 덕이었는데, 플라스틱 방앗간과 협업해 병뚜껑을 재활용한댔다. 외출해서 페트병을 쓰다가 병을 챙겨 오기는 번거롭지만 뚜껑은 부피가 작아 간편했다. 모으니까 금방 쌓이더라고? 내 병뿐만 아니라 지인의 병을 뚜껑만 받아오기도 하고, 수집가처럼 뚜껑이 생기면 내게 달라 홍보하기도 했다. 플.. 2021. 9. 24.
제로웨이스트샵 방문기 6 - 1.5도씨 지독히도 대중교통 타이밍이 안 맞은 날이었다. 나는 오래간만에 재봉틀을 꺼내 셔츠원피스를 치마로 수선하느라 하루의 기력을 모두 소진한 상태였다. 직선박기도 손을 떨며 하는지라 간단한 리폼에 3시간이 걸렸다. 치마는 원하는 대로 완성되었는데 내 몸은 항아리 같은 것이 원하는 핏이 나오지 않았다. 이 대담한 핏이 오늘은 세상만사 내뜻대로 되지 않으리란 신호였나? 기력이 있건 없건 연휴의 계획은 빡빡해서 오늘 1.5도씨에 꼭 가야 했다. 1.5도씨(링크)는 신대방역 근처의 작은 제로웨이스트샵으로, 집에서 버스를 한 번 갈아타면 갈 수 있었다. 모아둔 일회용품이며 우유팩, 멸균팩, 병뚜껑, 종이가방, 유리병까지 보부상처럼 이고 지고 나왔지. 나왔는데 버스가 저 멀리 가네. 다음 버스가 28분 이따 온다는 놀라운.. 2021. 9. 18.
레스웨이스트를 향하여 1 - 종이팩, 테트라팩 모으기 뭐든 재활용으로 내놓기만 하면 죄책감은 씻은 듯이 사라지던 시절이 있었다. 한국이 재활용 선진국이라 믿던 시절도 있었지. 깨끗한 페트병이 없어 외국에서 재활용 페트병을 수거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다. 태평양에는 한반도보다 8배 큰 플라스틱 쓰레기 섬이 있대. 알맹상점을 필두로 종이팩과 테트라팩을 모은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유팩은 종이팩이고 두유팩은 테트라팩이어서 둘이 서로 다른 자원이라는 사실을 30살 평생 처음 알았다. 테트라팩은 재활용 재질 중에서도 고급에 속하는 좋은 재질이란다. 새로 시작한 EBS 라디오 프로그램 '박진희의 공존일기' 타일러 편을 통해서도 테트라팩에 든 음료를 소비하는 게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마침 내가 거의 매일 마시는 아몬드브리즈는 테트라팩에 담겨 있네... 2021. 9. 9.
내가 만족하는 미니멀라이프 실천 3 - 애착 물건 비워내기 정기적으로 방을 솎아준다. 정리할 물건은 많지 않다. 써서 비워야 할 물건과 비우지 않으리라 결심한 물건이 섞여있다. 그럼에도 계속 봐야 하는 건, 비우지 않을 것이 비울 것으로 옮아가는 일이 왕왕 있기 때문이다. 물건에서 애착이 사라지는 과정이다. 첫 취직 후 월급을 받게 되니 스타일리시한 쇼핑몰에서 옷을 사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때의 내게 W컨셉이나 29cm는 힙스터(!)가 쓰는 쇼핑몰이었다. 나도 이런 데서 사보자! 마음은 웅장한데 지갑은 얄팍해서 세일 상품만을 뒤졌다. 원래는 3만 원대였던 반팔 티를 만 원대에, 기모 후드를 2만 얼마쯤 주고 샀다(어째서 두 옷이 같은 계절에 사고 싶었는지는 따지지 않기로 한다). 나는 이제 3만 원도 넘는 티셔츠를 사는 사람이야! 자부심과는 달리 값비싼 목록.. 2021. 8.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