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21 로마에 왔다. 기분이 좋지 않다.

 

다시 봐도 멋진 트레비 분수. 행복하게 해 달라고 빌었다.

첫 동전은 로마에 다시 오는 소원이라는데, 내용 변경이 안 되면 난 로마에 또 오는 건가-_-?

(그래서 내가 또 온걸까...허허허)

안돼...

 

근데 뒷 건물은 뭘까?

 

넵튠 확대샷!

 

스페인 광장~ 오벨리스크가 서 있는 줄 오늘 알았다ㅋㅋㅋㅋ

 

물을 뿜는 태양. 왜?

 

 

  내가 기분이 안 좋은 이유를 생각해 본다. 정말 이탈리아가 싫어서만일까? 사실 나도 알고 있다. 이제 내가 여행이 지칠 때가 되었다는 걸. 지치는 와중에 도착한 곳이 로마이니, 부드러울 수가 없다. 까칠한 내가 친구도 지치겠지. 나도 너가 지쳐 가고... 그렇다.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이를 갈던 그 곳에 다시 오는 일은 내가 지금 가진 너무 적다 못해 없는 나의 인내심에는 너무 힘든 짓이다.

 

  내일은 웃어 봐야지. 욕하지 말아야지. 곤두서지 말아야지. 잘 지내 봐야지...

 

  아, 힘들다. 숙박객들이 시끄럽다. 집에 가고 싶다. 여기 민박집... 한국인들이 싫은 건가?

 

 

#편지 - 소나기가 쏟아지는 로마에서,

 

본 조르노^-^ 로마입니다! 로마는 이상 기후 때문인지 최근 오후에 소나기가 내리는 일이 잦대요. 오늘 우박을 처음 실제로 목격했어용. 재작년엔 오븐에 들어가있는 기분이었는데, 뜻밖의 비라니! 비가 오기 전에는 너~무 더웠는데(베니스보다 더) 비가 오니 선선해 졌습니당.

로마는 지난번 여행에서 죽자살자 샅샅이 훑은 곳이기에(기억하기론 지도에 표시된 모든 곳을 다 갔었음) 사실 관광 욕심이 크게 없어요. 내리자 마자 도와줄까? 이러면서 접근하는 수상한 사람, 중얼중얼 말거는 라틴계, 중동 사람들, 후진 지하철, 100명 순서를 기달려야 할 수 있는 기차 예약, 지폐를 뱉어내는 티켓 발권기, 레이저를 얼굴에 쏘아대는 짜증나는 중동 여자애....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다짐한 이탈리아를 다시 온게 문제였을지도 모르겠어요. 아니면 집에 가고 싶은 때가 온 걸지도... 여행 초기였다면 웃으면서 참을 수 있었을까요? 사실 그것도 장담 못할듯ㅋㅋ 여튼 친구가 보고싶어하는 곳 위주로 다니려구요. 친구는 그게 또 제가 소극적이라고 싫어하지만, 그럼 박물관 가자하면 좋아할꺼냐공..

오늘은 트레비 분수와 스페인 광장을 보고 왔어요. 다시봐도 트레비 분수는 아름다워요~ 동전을 던지고 소원을 빌었는데, 글쎄 가이드북에 첫 동전은 로마에 다시 오게 해달라는 소원 용이라나? 어쩐지 지난번에 하나만 던져서 지금 다시 여기 있는 건가봐요ㅜㅜ 내용이 안바뀐다면 전 또 또오게 해달라는 소원을 빈건데(지난번에도 한 개씩 던짐).... 하하 로마는 이제 충분해....

스페인광장은, 뭐.  소감을 딱히 말할 건 없어요. 광장이에요ㅋㅋㅋㅋㅋ 그 영화 아니었으면 절대 핫스팟이 안되었을텐데-_- 친구는 꼭 가야된다고 그렇게 얘기하더니 가서 사진 다 찍어주고 이제 가자고 하니까 근데 여긴 뭔데?이러네용... 스페인 광장!!!!!!!!!!!!!! 오벨리스크가 서 있는 줄은 기억 못했는데 있더라고요. 또 스페인 사람들이 주변에 많았어서 그렇지 원래 프랑스 사람들이 만든 곳이래요.

내일은 바티칸 투어를 하러 가요. 사실 그거 하나 믿고 로마에 왔어요. 천지창조를 다시 보기 위해서! 기대해야지. 하하. 엽서도 쓸께요!

  민박집이 작은데, 술판이 벌어졌어요. 시끄러워요ㅜㅜ 한국에서 자기가 다니는 대학교가 전국에서 술집이 제일 많이 있는 곳으로 뽑혔다는 둥, 여자 세 명이서 낮에 소주 일곱병 마신 경험, 부킹 얘기 등등 진짜 같은 대학생이라도 사는 세계가 참 다르네요. 아....

내일은 웃으면서 다니려고 노력해야겠어요. 바티칸은 좋은 곳이야! 낼은 숙소에서 야경투어를 한다니, 제가 안나가는 것에 미안함을 안가져도 되서 좋아요~ 전 안가야지.. 빨리 로마를 떠났으면 좋겠어요. 에흐히~ 좋은 얘기 해야하는뎅 참 그르네요. 메일 말곤 푸념할 곳이 없어요.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