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BOOK

[Book Review] 고딕 건축과 스콜라 철학 - 에르빈 파노프스키

by 푸휴푸퓨 2016. 3. 21.
728x90
반응형

 

 

 

  이 책은 내가 한길사 서포터즈를 하면서 받은 책이다. 이 책과 함께 '시회의 탄생'이라는 책도 왔다. 3월 9일에 왔다. 9일! 9일에 왔다구요! 두께가 아주 두꺼운 책은 아니지만 내용이 절대 쉽지 않아서 고민을 한참 하며 읽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솔직히 출판사에서도 그렇게 생각해 줄 것이라고 믿었다. 내가 문제인가?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 책 두 권을 10일 안에 다 읽고 리뷰까지 써 내라는건 정말 너무하지 않나요? 하루종일 책만 잡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두어시간만에 슬렁슬렁 다 읽어낼 책을 보내준 것도 아니면서! 아무리 무료로 책 받는다지만! 선물도 줘서 고맙다고 쓰기도 했다지만! 그래도 이건 정말 아닌 것 같다. 나한테 왜 그래요... 이렇게 되면 리뷰의 질도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건데, 그럼 아무한테도 좋은게 아닌데...

 

  어쨌든 쓰기는 쓴다. 그러나 딱 10일동안 내가 소화할 수 있는 만큼만 쓴다. 그래. 오래 읽어봐야 엄청나게 깊은 통찰을 해내지도 못했을거야. 마감날짜를 뒤늦게 발견한 탓에 포스트잇 붙여가며 천천히 읽다가 허겁지겁 마무리했다. 개인적으로 몹시매우 아쉽다. 아쉬워서 주절대는거다, 사실. 이 책... 진짜 관심있는 주제였거든.

 

  고딕 건축도 스콜라 철학도 중고등학교때 배운 것이 전부인 나지만 제목을 듣자마자 흥미가 생겼다. 고난의 앞날이 펼쳐지겠지만 아주 예전에 얕게 지녔던 의문에 답을 줄 것 같은 책이었기 때문이지. 나만 그런게 아니라, 다들 그냥 간단하게 생각해도 이성을 중시하는 스콜라 철학과 고딕 건축이 사상적으로 연관되어 있을 것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지 않나? 하지만 간단한 교양서 같은 데서 그것을 진지하게 파고드는 책을 아직까지 읽어 본 적이 없어서 말이다. 

 

  유럽 여행을 단면서 고딕 양식의 성당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열심히만 돌아다니면 이틀에 한 개 정도 볼 수도 있지. 높이 뻗은 성당을 지은 사람들이 받아들였을 사상에 대해서 제대로 듣고 싶었다. 책에서 고딕 건축의 대표적 성당으로 샤르트르 성당을 꼽기는 하지만 나는 영국 요크의 요크 대성당과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으로 인해 고딕 양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무심히 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장미창의 아름다움과 높게 뻗은 창문들, 지지를 아름다운 날개벽, 파사드.... 하지만 대학 교양 수업에서도 '이런 특징이 있다', '높게 올려서 신의 권위를 나타냈다'까지만 알려줬을 뿐이다. 나는 왜, 왜!가 궁금했다.

 

  옮긴이가 파노프스키의 주장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한 가지 이론이고 모든 문화 현상에 일반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밝히기는 하지만 나는 파노프스키의 설명이 좋다. 문화적 경향들은 평행하고 있는데 이 평행은 단순한 평행인 경우가 있고 인과관계가 성립하는 경우가 있다. 여기서는 스콜라철학의 '명료화를 위한 명료화'라는 습성이 건축이라는 재현적 미술에 나타나는 것이다(다만 그와 같은 습성이 스콜라철학으로 인해 기인한 것인지, 아니면 그러한 습성이 모여 스콜라 철학이 비롯된 것인지는 열어 두어야 할 논의라고, 김율 선생님은 썼다).

 

  이 책을 다 읽기가 쉽지 않다면(저 같은 분 말입니다!!), 그런데 건축과 사상의 관계를 간단히 보고싶다면 나는 <전성기 고딕건축의 변증론적 전개 과정>이라는 표를 일단 보기를 추천한다. 깔끔하게, 하지만 얕은 지식을 가진 이도 아- 하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좀 더 흥미가 생긴다면 계속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개인적으로 김율 선생님의 글을 일단 건너뛰고 파노프스키의 글부터 읽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이유야 뭐. 어려우니까!(구체적으로는- 무슨 내용인지 아직 모르는 파노프스키의 주장을 요약한 뒤 그에 관해 타당성에 대해, 남은 질문들에 대해 쓴 글인데 나같은 경우에는 구체적인 내용을 먼저 읽는게 좋지 요약을 먼저 보니까 굉장히 힘들었다.... ) 

 

  요즘에는 장기 유럽 여행을 가는 대학생들이 굉장히 많은데, 사실 그냥 간다~에 일단 흥분하는 거 다 알고 있다! 다들 가서 "무엇을" 보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잘 모르고 가면 진짜 다리 아프고 이게 저것같고 그렇단 말이야(뼈아픈 경험을 통한....). 가기 전에 미리 기본적으로 역사를 알아두고, 건축(결국 돌아다니면서 제일 열심히 보는게 건축물이다), 철학(왜 사람들이 이런 문화를 가지게 되었는지 알면 이해하기 좋죠)까지 공부하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좀 관심있는 친구라면 이런 책, 어렵더라도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내가 여행하면서 품었던 의문을 이제야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풀어주었기 때문이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