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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2024.2.6. 움파룸파 둠파디데이~

by 푸휴푸퓨 2024.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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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리석으로 냉동실을 만들면 성능이 좋겠는데

  회사 일로 커다란 석재 회사에 다녀왔다. 곤지암은 큰 가구 공장이 모여있다더라. 대리석과 포세린을 구경하는데 창고 안이 냉동실처럼 추웠다. 콩콩 뛰어다니며 돌은 차가움을 머금는 소재라는 걸 뼛속까지 느껴보았다.
  자연에서 어떻게 이런 무늬가 나오나 싶게 대리석은 화려했다. 내가 본 대리석이라고는 대체로 주방 상판이었는데, 멋지단 생각이 든 적이 없었는데, 몇 미터나 되는 판으로 보니 이것이야말로 대리석이구나 싶었다.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는 감탄스러운 모양이라니.
  요즘 회사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 덕에 살면서 해볼 일 없는 경험을 종종 한다. 찾아가기도 힘든 데다 추위 덕분에 목이 칼칼해졌지만 꽤나 즐거운 경험이었다. 언제 또 이런 일을 해보겠어. 무대 디자인을 꿈꾸는 분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나름 재미있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의 다양한 재능이 있다.

대리석도 멋지고 포세린도 멋져용

 

2. 16기가하러 왔다가 4기가만 갖고 가지요 (엉엉)

  회사 컴퓨터가 사망했다. 속도를 높여 보겠다고 기존 8기가였던 램에 8기가를 더 추가했는데, 오래된 어르신에게 무리였는지 뭐슨 이유인지 부팅이 되지 않았다. 전산실 직원분과 업체 직원분 모두 살리지 못해 사무실에 굴러다니던 아무 컴퓨터를 가져다 썼다(다행히 SSD와 D드라이브를 옮겨 끼울 수 있었다). IP며 뭐며 겨우 세팅하고 앉아 이것저것 눌러보았다. 음, 이 쎄한 기분은 뭐지. 사양을 확인해 보니 램이 4기가였다.
  혹 떼러 갔다가 혹 붙이고 온다고, 16기가 욕심내다 4기가가 되어버리니 기가 차서 웃음도 나오지 않았다. 살다 보면 이런 일도 있는 법이겠지. PDF나 엑셀을 열 상황이 두렵기는 하지만, 당장 돌아가는 컴퓨터가 있다는 사실에 감지덕지하기로 했다. 뭐가 이렇게 쉬운 게 없는지 원.
 

3. 웡카, 추락의 해부 후기

  ‘웡카’와 ‘추락의 해부’를 보았다. 웡카는 어른을 위한 동화이길 기대했는데 그냥 아이를 위한 동화여서 실망이 컸다. 그래도 미술이 아주 멋있고 움파룸파는 단연 매력적이었다. 움파룸파 둠파티디~ 사실 움파룸파를 보러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 등장 분량이 너무 적어 한숨이 나올 만큼 실망했다. 주말 동안 휴그랜트의 노래 분량만 유튜브에서 검색해 몇 번이고 다시 보았다.
  추락의 해부는 상영관을 나와서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하는 재미있는 영화였다. 진실은 무엇일까? 진실이 정말 중요할까? 우리가 아는 사실이 판단을 내리기엔 부족할 때 우리는 그저 결정을 해야 하고, ‘어떻게’ 보다는 ‘왜’가 중요하다는 다니엘의 깨우침이 핵심이었다. 나는 저 모자가 영화 이후 어떻게 살아갈 지에 대해 생각했다. 평범하게 살아가긴 어렵겠지. 다니엘은 결정을 내렸지만 그렇다고 의구심이 모두 가신 건 아닐 테니까. 영화는 집요하게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가능성을 모두 보여주었다. 한쪽으로 마음을 결정하면 그 방향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상황, 그저 재미있는 가십을 위해 한쪽을 선택하는 TV 패널의 모습이 여운으로 남았다.

I've got a tragic tale for you♪

 

4.

  일주일의 소회가 온통 회사 이야기 뿐인 것은 1) 운동이 조금 지겨웠기 때문이고(빠지지 않는 살과 늘 그냥저냥 고통스러운 운동, 찌르는 듯한 두통까지) 2) 관계에 미래를 그리기 어려운데 혼자서는 답도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물을 수도 없고. 그래서 일상을 온통 회사로 뒤섞어 보았다. 훗날 이 주를 되돌아보면 그냥 일을 열심히 했나 보다 싶겠지. 나를 내게 편집해서 보여준다. 이 모든 일기가 그런 용도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영화 관람이 재미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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