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백만] 2024년 3월의 백만

이 달의 식당:: 해피니스 대학로점

  홍콩에서 먹었던 튀긴꽃빵+연유 조합이 끝내준다는 추천을 듣고, 홍콩에 가본 적도 없는 나도 신나서 고대했던 식당. 원래도 꽃빵을 좋아하는 터라 튀긴 꽃빵이 맛있었던 건 물론이고(겉바속촉) 돌판쟁반짜장이 아주 훌륭하더라고요. 돌판에 참기름을 뿌려 짜장을 얹어주는데 고소한 향기도 좋고 따끈한 짜장도 좋다. 먹으면서도 면이 붇지 않는다는 점도 킬링포인트. 목화탕수육은 기대했는데 내 기준 맛있는 탕수육이긴 하나 그 동글동글한 모양이 특별함을 받쳐주지는 않았다. 그래도 상등급 탕수육인 건 인정하는 바.

  해피니스는 11시나 11시반에라도 열어주면 참 좋을 텐데 고집 있게 12시에 열어서 자주 가지 못하는 곳이다. 그럼에도 꾸역꾸역 가고 싶다고 생각하게 하는 건, 역시 음식이 맛있어서겠지!

해피니스 대학로점 : 네이버

 

 

이 달의 탐방:: 고양 스타필드

  이제까지 스타필드를 가본 적이 없다고 하기엔 코엑스를 가보아서 할 말이 없지만, 뭐랄까. 근교의 큰 스타필드는 처음이었다고나 할까요. 고양 스타필드에 국내 최대 무인양품이 있다기에 원정을 다녀왔다. 대형 쇼핑몰에 거의 가지 않았던 나는 눈이 번쩍 뜨여 사람들이 왜 대형 쇼핑몰에 가는지 알게 되었다.

  라이프스타일을 총 망라해서 모든 분야의 모든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느낌인데다 모든 매장이 널찍하고 편안해서 구경하기 좋았다. 게다가 열심히 선정해 입점시킨 회사 들인 만큼 어딜 가든 기본 이상은 하쥬? 밀도 빵을 먹으며 밀세권이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고양 스타필드가 문을 열어서 이 주변 아파트 주민들은 얼마나 행복했을까를 잠시 생각해 보았다. 스타필드 좋다 좋다 이야기는 들었는데, 진짜 좋네~

스타필드 고양 : 네이버

 

 

이 달의 책::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민음사TV에서 종종 출판사 직원이 지금 무슨 책을 읽고 있는지 보여주곤 한다. 영상에 노출된 모든 책을 읽진 않지만 개중에 영업 멘트가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읽어본다. 많은 책을 읽는 사람이 선별한 책인 만큼 재미있음 지수가 상당히 높더라고. 그래서 고른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처음 들어본 책이었다.

 책은 스레드굿 가의 멋진 일대기가 다양한 시간대를 넘나들며 이어진다. 내 감상은 주말 아침에 맛있는 브런치를 먹고 햇빛 아래 편히 앉아 훌훌 넘기는 게 어울리는 책이라고나 할까. 스레드굿 가의 사람들이 모두에게 그런 안식을 줄 수 있는 삶을 추구했기도 하니까. 책을 읽고 아름다운 사람은 어느 시대에 어디에나 있다는 생각을 했고, 아름다움은 친절함과 동의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페미니즘이 이렇게 부드럽게 확산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다가 에벌린은 멈칫했다. 이전에는 결코 느껴 보지 못했던 감정이기에 두려웠다. 그러니까 에벌린 카우치는 대부분의 여자들보다 20여 년 늦게 분노를 경험하는 중이었다.

 

  그 느린 에벌린보다도 더 늦게 분노를 경험한 한국 사회와, 서로의 분노가 다 지나가지 못해 벌어지는 분열이 안타까울 뿐. 나는 그냥 모두가 서로에게 조금 더 친절했으면 한다.

 

 

이 달의 예능::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

  유튜브에 무려 5화까지 전체 영상이 풀려 거기까지 신나게 보았다. 처음에는 서로 분열하고 싸울 것 같은 생각에 기가 빨려서 나와 맞지 않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의외잖아? 서로 당연히 잘 지낼 것 같던 사람들이 갈등하고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 그럭저럭 친해졌다. 역시 사람은 직접 만나봐야 안다고, 온라인상의 커뮤니티에서 서로 갈라져 반목하는 건 옳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한 프로그램이었다.

  시청자들도 사상 점수를 확인할 수 있게 링크가 배포되었는데, 나는 출연자 중 테드와 성향이 비슷하게 나왔다. 그래서인지 테드가 왜 마지막 배틀에 뛰어들지 않았는지도 너무 이해 되더라고. 웨이브에 한 번도 가입하고 싶단 생각을 한 적이 없는데 말이야. 이 프로그램을 끝까지 보고 싶어 마음이 들썩거린다. 아 왜 웨이브에서 하냐고요~

[더 커뮤니티]사상검증 테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