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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분기 운동 정산

by 푸휴푸퓨 2024.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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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운동 목표는 ‘주 4일 운동 가기’였다. 누군가에게는 너무 쉬울 일이지만 내게는 태산과도 높은 목표. 주말을 편히 놀려니 주 2~3일은 쉬워도 4일은 쉽지 않았다. 근데 4일 정도는 해야 몸 컨디션이나 꾸준함이 유지되더란 말이지. 공식적으로는 주 3일 하겠다고 했지만 내 마음속 목표는 4일, 1년 중 컨디션이 나빠지는 2~3개월에도 이만큼은 유지하고 싶었다.

  마침 비슷한 마음가짐을 가진 회사 동기가 있어 운동메이트가 되었다. 매일 메신저로 서로의 운동을 독려-인지 조롱인지 약 올리기인지 모를 원기충전을-했다. 주 4 목표를 먼저 실패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서로 이를 악물고 운동에 나갔다. 강습이 있는 자는 어차피 가야 되어 여유롭게 놀리고, 자유 운동러는 괴로워하며 억지로 가는 날들이 이어졌다. 하필 나는 월/수, 운메는 화/목에 강습이 있거든. 묘한 균형감으로 이어지던 랠리는 2월까지 완벽했다.

  그치만 운동을 한다고 살이 빠지는 건 아니잖아요? 맛있는 음식 먹기가 인생의 낙인 내게 식단 조절은 제일 해내기 어려운 과업이다. 아무 조절도 하지 않았고요, 변동 없는 몸무게의 건강한 돼지가 되어 날로 건강만 했다. 계단을 많이 올라가도 과호흡이 오지 않고 여간한 육체 활동을 해도 괴롭지 않게 저녁 운동을 할 수 있는 힘, 그 정도라도 나는 만족이었다. 건강한 돼지는 행복하다고.

 

지난 주말 행복의 군만두

 

  늘 그렇듯 운동이 싫다고 징징대던 3월의 어느 날, 운메가 컨디션이 나빠 병원을 가고 한 주 운동을 쉬게 되었다. 오매불망 주 4를 깨고 싶었던 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주 4를 깨뜨렸다. 모든 건 명분 싸움 아니겠어요. 2주간 운동을 대애충 하니 어찌나 좋았는지 모른다(PT 선생님 왈: 어깨는 굽었는데 표정은 정말 밝아요~). 그래도 정신 차리고 다시 4일을 가려는 참이었는데.

   다이어트는 상관없다던 내가 자본주의적 이유로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솔직하게 쓰자면, 스냅사진에 활용할 저렴한 사진 착장이 필요한데 저렴한 빅사이즈 드레스는 없어서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나는 인생의 한 번뿐인 결혼이니 비싼 드레스를 입겠다는 마음이 전혀 없다. 그냥 적당히 염가의 옷을 빌려 사진만 찍고 싶은데, 염가의 옷은 다양성이 부족하지. 내 사이즈로는 적당히 입을만한 걸 적당한 값에 찾을 수 없다. 그러니 옷에 몸을 맞춰야지 어쩌겠어? 사진이 잘 나오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냥 아무거나 입어도 되니 아무거나 빌려주는 가게에 있는 사이즈가 되자는 마음이다. 자본주의가 숟가락을 멈춘다! 그냥 미용 용도로의 다이어트보다는 마음이 더 동한다.

 

이런거 적당히 하고싶은디요

 

  엊그제 PT 시간에는 운동을 꼭 하고 살아야 하느냐며 징징댔다. 이제 너무나 친한 선생님께서 뼈를 때렸다. 운동을 진짜 싫어하는 사람은 헬스장에 들어올 때 표정이 회원님 같지 않다고. “운동을 싫어하는 게 아니고~ 식욕 조절이 안 되는 거예요~” 오홍홍, 나를 너무 잘 아는 선생님덕에 한바탕 웃었지만, 이제 식욕 조절이 조금 될 듯도 합니다 선생님. 제가 자칭 수전노라 돈이 관련되면 인내심이 족금 더 좋아지거든요. 그러게, 인생의 최애 2가지인 돈과 맛도리의 싸움이 펼쳐지렷다. 1분기 운동은 그렇게 끝나간다. 2분기가 어찌 될지 흥미롭다(마치 남의 이야기인양).

 

3줄 요약:

주 4 운동을 꼭 지키고 싶었으나 막판에 무너졌다.
대충 운동해서 몸무게는 똔똔이다.
자본주의적 동기가 생겨 식욕 조절이 될 것 같은 희망이 보인다.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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