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ARY

2024.4.15. 아무래도 평온한 것 같지?

by 푸휴푸퓨 2024. 4. 16.
728x90
반응형

1. 마복림 할머니 명성 체험하기

  내내 서울에 살았지만 신당동 떡볶이는 먹어본 적 없는 서울 촌놈은 드디어 친구들에게 신당동 떡볶이를 먹어보자는 제안을 하였던 바. 갑자기 날씨가 더워진 지난 주말 친구들과 청구역에서 만났다. 아직도 처음 가보는 서울 동네가 있다니!

  뙤약볕 아래 긴 줄에 망설이는 사이, 센스 좋으신 직원 분이 15분만 기다리면 된다고 했는데... 했는데! 15분은 20분이 되고 30분이 되지 않겠어요? 바로 앞에는 외국에서 온 할머니 두 분과 손주 두 분이 줄을 서 있었다. 할머니 두 분은 오래전에 한국을 떠나셨던듯 했고 손주는 아예 외국인이었다. 한 할머니가 신나게 유튜브에서 신당동 떡볶이를 소개했던 외국 프로그램 영상을 찾아 가족들에게 보여주었다.

  떡볶이는 집 앞에 있는 평범한 가게라면 종종 들를법한 맛이었지만 굳이 멀리 찾아가서 줄을 30분이나 서고 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맵찔이에게도 맵지 않은 맛에 볶음밥도 맛있었고 가격도 저렴했지만, 그래도 떡볶이는 떡볶이거든. 떡볶이는 편히 먹어야 맛이거든요. 나는 한 번 먹어본 것에 가볍게 의의를 두었지만 멀리서 날아오신 할머니 두 분은 어떻게 드셨을지 궁금했다. 입맛에 맞으셨으면 좋겠네.

사진 딱 한 컷 찍고 으와아앙 다 먹긴 함 호호

 

2. You don’t have to be brave, you just have to act brave.

  쿵푸팬더 시리즈는 원래도 좋아했지만 이번 4편은 왜 또 이렇게 취향 저격인가. 드래곤 워리어를 넘어 영적 스승이 되어야 하는 포의 좌충우돌 성장기와 아콰피나 목소리가 쏙쏙 박히는 여우 친구(와 이름 기억 안 나네)의 등장이 핵심이었다. 여우는 모르겠고 저는 포 팬이거든요. 참으로 귀여우면서도 따뜻한 팬성에 마음이 훈훈해졌다. 3n살, 깔깔대며 쿵푸팬더 보기 딱 좋은 나이 아닌가요.

  스삐리추얼 리이더가 되어야 하는 포가 여러 명언을 시도했지만 내 마음에 쏙 들어오진 않았다(들어오는 사람 몇 없을듯). 대신 포의 두 아빠가 얼레벌레 포를 따라가면서 남긴 멘트가 마음을 후벼 팠다. 용기 있는 사람이 될 필요는 없어. 그때그때 용기 있는 행동을 하면 돼. 나는 마음속 진짜 내가 얼마나 형편없는 지를 알고 있기에 나는 늘 미완성인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뭔가 마음을 쨍그랑 깨 주는 충격적이면서도 상쾌한 말이었다.

  그리하여 인생에 중요한 것은 뭐다? 다정함이다! 다정한 팬더가 멋지게 자라니 내 마음이 행복하지 뭐야. 요즘은 에에올부터 아주 그냥 다정함 일색이로구만.

 

 

3. 모르는 와중에 엄청나게 배려받을 때

  결혼을 준비하며 온갖 것들을 내 마음대로 한다. 알아볼 것은 오만 가지고 남자친구가 내놓는 어설픈 제안은 마음에 차지 않는다. 어차피 찾는 걸 좋아하니까, 내 제안에 귀 기울여주고 진심으로 호불호를 밝혀주면 그만이다(하지만 불호라면 족금의 실망 가능). 이렇게나 큰 나의 노고에 생색을 낼 요량이었는데.

  친구들을 만나 내가 요즘 남자친구에게 제안하는 신혼여행에 대해 설명했더니 다들 표정이 요상해졌다. 남자친구는 듣고 뭐라냐기에 다 괜찮댔다고 했더니… 친구들은 결혼 준비하는 남자를 본 적이 없다며 내가 다 알아보는 건 별 일도 아니고, 남자친구가 지인짜 착한 사람이라고 했다(뭐얏!). 보통 준비는 안 하면서 이러쿵저러쿵 불만을 표한다나. 모든 걸 OK 해주는 사람은 드물다는데 나는 몰랐지 뭐야. 게다가 희한한 제안인데도 전부 괜찮다고 했다니, 모두가 입을 모아 참으로 훌륭한 점이라 알려 주었다.

  이렇게 열심히 알아보는데 괜찮다고 해야지 어떻게 안 괜찮다고 할 수 있나 싶은 마음이 치밀어 오르는 건 내가 진성 답정너였기 때문일 테다. 그렇게 이번주도 반성을 하나 적립 하였고요, 늘 따뜻하고 수용적인 너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해외 신혼여행 대신 해랑열차 타고 제주도로 넘어가서 한라산 오르자는 여자친구가 그렇게 이상한가 싶지만… 나름 재밌지 않나? 나는 메타인지가 되지 않는 얼렁뚱땡이인가? 아무려나 일단은 고맙다고 생각해 본다. 근데 내 코스가 그렇게 이상한가.. 허허!

<나에게 해랑열차 뽐뿌를 불러일으킨 원지의 하루^0^>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