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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2024.3.25. 머릿속이 바빠도 시간은 똑같은 속도로 흘러가

by 푸휴푸퓨 2024.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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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욕심은 어디까지이고 나는 어디까지인가

  어디까지가 욕심이고 어디까지가 목표인가. 몇 천만 원만 더 있으면 좋으련만, 하며 계산기를 두드리다 보면 내가 욕심이 많아서인지 이 정도로 죄는 건 괜찮은 건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모든 게 마음에 드는 곳은 돈이 부족하고 돈에 맞는 곳은 마음에 차지 않는다. 예전에 어느 유튜버가 ‘첫 집은 70% 정도만 마음에 드는 집을 사게 된다’고 말했던 게 기억난다.

  집을 보면서 중요도를 생각하게 된다. 나는 상권이 활발한 곳보다는 조용한 동네가 좋다. 새 집보다는 낡아도 햇볕 잘 드는 집이 좋다. 집 가까운 곳에 생활체육을 할 공간이 있으면 좋겠고, 평지이면 더욱 좋겠다. 출·퇴근 시간이 너무 길지 않았으면 한다. 매일의 평온은 소중하니까.

  앞으로 몇 달간 어떤 생각을 더 하게 될지 나도 궁금하다. 금리가 내리면 집값이 올라간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 가능 금액이 적어진다. 쉽지 않은 세상 같으니.

 

 

2. 미래를 아는 능력의 무게

  듄2를 보았다. 1편을 보면서도 참 세련되었다고 생각했는데 2도 마찬가지였다. 흑백을 주로 쓰면서도 다채롭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모래의 색도.

 

듄 폰트도 영어랑 비슷하게 맞췄네

 

  벌레를 타는 무앗딥을 보며 아바타가 생각났다. 외부에서 나타난 리더는 내부자로 포용되는 마지막 관문으로 이동형 생물체의 탑승법을 시연한다. 생물체 중에서도 가장 커다란 개체를 탄다. 환호하며 시원하게 나아가는 모습에 이제까지 얼마간 반기를 들던 구성원도 하나같이 그를 따르게 된다. 주인공이 원하든 원치 않는 상관없다. 사람들은 전설을 원하고, 주인공은 이미 전설이 되어버렸다.

  미래를 보게 된 주인공은 자신이 죽든 살든 자신의 이름을 딴 성전이 시작될 것임을 안다. 미래를 본다고 해서 모든 걸 마음대로 할 수 있는게 아님을 생각한다.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이미 미래를 아는 언어를 쓰는 외계인의 이야기. 미래를 알고 주어진 운명에 순응하는 삶은 수동적일 줄 알았는데 오산이었다. 아는 것과 그것을 실현시키는 건 다르다. 슬픈 운명을 보는 자가 그것을 따라가는 모습은 순교자 같은 마음을 필요로 한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 속 주인공이 딸을 잃을 인생을 살아가는 것처럼. 닥터스트레인지가 생각나기도 하고.

  마음 편히 살아가려면 미래를 모르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무지인지 망각은 신의 축복이라고 했던가. 도깨비에서 육성재 신이 그랬는데.

 

 

3. 40살의 얼굴에는 책임을 지고

  유튜브 ‘원지의 하루’를 보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내가 살지 못할 삶을 사는 사람. 화면으로는 집에서 뒹굴다 취미나 배우는듯 보이지만 사실은 단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굳이 가지 않아도 될 타향에서, 성실히 하나씩 꾸려나가는 멋진 모습이란.

  여행하는 모습을 보면 나와 비슷한 유형의 I로 보였는데 어떻게 여행유튜버가 되었을까 궁금했다. 도서관 북트럭에서 우연히 원지의 책 ‘제 마음대로 살아보겠습니다’을 발견했다. 주말에 호로록 읽고 살짝 충격을 받았다. 생각보다 더 멋지게 살았네. 이렇게 살 수 없다고 엉엉 우는 사람은 많지만 그래서 현실을 바꾸는 사람은 적다.

 

 

  33살, 멋진 동년배가 차고 넘치는 나이다. 마흔이 가시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내가 꾸린 삶에 대한 책임감을 생각한다. 불혹의 내 얼굴에는 어떤 모습이 있을까. 내가 어떤 얼굴을 원하는지 확신하는 때도 있었는데,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잘 모르겠다. 사람 좋은 얼굴인지, 확신을 가진 얼굴인지, 당당함인지, 겸손함인지, 혹은 그 모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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