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692

2023.3.24.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않고. 2주일이나 일기를 쓰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으니까, 스스로 30분이라는 시간제한을 걸고 급박하게 기록을 늘어놓겠다. 좋은 일만 쓰고 싶어서 기분이 꿀꿀한 주를 넘어갔더니(3월 14일은 회사의 행사 개최 날이었고, 나는 기분이 아주 썩었고, 분노와 짜증의 늪에서 겨우 빠져나왔다) 자꾸 지나치게 되네. 정신을 뽀짝 차려본다. 1. 지지난주 목요일에 2.2km의 달리기와 쿵쾅거리는 점프를 한 뒤 내 무릎은 망가졌다. 오만하게 일주일쯤 쉬면 나을 줄 알고 지난주의 운동은 태만한 태도로 흘려보냈는데, (PT 선생님 말씀대로) 일주일로는 택도 없었다. 무릎이 아팠다가 발이 아팠다가, 총체적 난국이었다. 혼자서 돼지파티도 성대히 개최하였더니 몸이 무거워지려 해서 발이고 무릎이고 상관없이 운동을 하려 했다. 운동을 말.. 2023. 3. 24.
2023.3.7. 소소하게 잘 지내게 1. 오래간만에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봤다. 시간이 맞아서 선택한 서치2는 예상치 못한 수준으로 재미있었다. 서치1도 흥미롭게 봤긴 했지(당시만 해도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는 화면 구성이 몹시 새로웠다). 영화관 매점은 시끄럽고 팝콘이 휘날리고 음료가 쏟아지는 아수라장이었다. 오랫동안 방치해 뒀던 팝콘과 커피의 주인이 나라는 사실에 짜증이 치밀었지만 뭐, 스무 살의 나도 그만큼 서툴었으니 이해해야 한다고 이를 악물었다. 까탈스러운 늙은이가 되고 싶지 않다. 대단한 걸 원하면 대단한 값을 내야 하는 거고. 삼각지 카카오봄에 가서 65%짜리 코인초콜릿을 샀다. 입맛을 떨쳐내 줄 다크초코가 필요한데 또 너무 써서 침을 삼키기도 힘든 맛은 원치 않았다. 모험으로 사봤는데 딱 내가 찾던 맛이었다. 악마초콜릿 젤라또.. 2023. 3. 7.
2023.3.2. 일단 가다보면 어디든 도착하겠지 2주 연속으로 달리기 이야기를 하게 되네. 누가 보면 대단한 러너인 줄 알겠다! 연초의 버프일지도 모르겠지만 요즘은 꽤나 운동을 잘 나가고 있다. 살을 빼겠다는 목표에서 근육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넘어간 뒤, 이제는 달리기를 잘하겠다는 목표를 향해 (문자 그대로) 달리고 있다. 코로나 직전부터 5km를 뛰는 사람이 되고 싶었으니까 무려 2020년부터 나는 달리기가 하고 싶었네. 이러쿵저러쿵 미루다가 런데이를 시작한 게 작년 10월, 이제 2km 정도는 느리게나마 뛸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누군가에게는 짧을 2km지만 1km를 달리는 체력장이 한없이 길었던 내게는 아주 뿌듯한 수준이다. 유튜브에서 초보자를 위한 달리기 영상을 보고 런데이 아저씨의 설명을 들으며 무작정 뛰었다. 처음에는 종아리가 심하게 뻣뻣.. 2023. 3. 2.
2023.2.20. 자아도취 20대의 내가 30살의 나를 보면 멋진 언니라고 좋아했겠다고 깨달았을 때 기분이 참 좋았다. 20대는 젊고 패기 있었지만 불안하고 가진 게 없었어. 그래도 뭐든 해보려고 부딪혔는데, 10년을 돌아보니 나름 쌓은 게 있었지 뭐야. 30대 중반이 되면 30대 초반의 내가 부러워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랐었는데. 고작 32살이 된 지금, 나는 또 30살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보면 멋진 언니라서 좋아하리라고 느낀다. 나는 건강하고, 자세가 바르고, 숨을 헐떡거리더라도 꽤 안정적으로 조금은 달릴 수 있고, 꾸준히 돈을 모으고, 포근해서 행복한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이다. 불안해도 금방 마음을 다잡고, 스스로 어떻게 하면 행복한 지 알아서 나를 위해 매일의 조금을 쓴다. 요즘의 작고도 큰 행복은 아침에 정리하고 필로우미스.. 2023. 2. 20.
2023.2.15. 정리해보니 꽤 괜찮은 시간 1. 나만 알더라도 충분히 좋은 순간이 있다. 요즘의 순간은 다음과 같다. 팽팽히 끼던 셔츠의 팔뚝 부분에 여유가 생겼을 때. 점을 빼느라 생겨난 작은 딱지가 자고 일어나니 떨어져 있을 때. 여차하면 비명이 나오려 했던 폼롤러 마사지였는데 좀 참더라도 두 다리를 한 번에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얼마만큼 부자가 되고 싶은지 몰랐던 시기를 지나 이 정도가 되면 멈추어야겠다는 판단이 들 때. 하루 일과를 마치고 아침에 정리한 이부자리에 들어가니 필로우미스트 향이 폴폴 나서 포근하기 그지없을 때. 별 일이 아니고 굳이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할 생각도 없지만 떠올리면 흐뭇해서 웃음이 난다. 이런 순간이 모이면 살만하다고 느끼는 일상이 된다. 오늘 아침에는 며칠 만에 커피를 마셨다. 어찌나 맛있던지 순도 높은 만족.. 2023. 2. 15.
2023.2.10. 미루기 혹은 미루었던 일을 하기 1. 유튜브가 교착 상태에 있다. 대책없이 일상 브이로그를 찍다가 아이디어 고갈과 조회수 정체에 맞닥뜨렸다. 처음에는 시작한다는 사실만으로 설레서 아무 상관이 없었지. 몇 달 지나니 계속 이렇게 갈 순 없겠는데 뚜렷한 답이 보이지 않는다. 잠시만 멈추자기에는 영원히 종료시키자는 이야기로 들릴까봐 말을 꺼내기 어렵다. 판단을 미루고 일단 아무 영상이나 만들어 보는 중. 고민이 깊다. 2. 사소해서 외면했지만 언젠가는 꼭 해야겠다 싶었던 것들을 뿌리 뽑기로 했다(오 관용구가 아니라 진실로 뿌리를 뽑는군). 밀려있던 일을 해치우려는 마음은 스스로를 바쁘게 만들고 싶어서일까 가뿐해지고 싶어서일까. 아무려나 해야하니 상관은 없다. 얼굴의 점을 빼려고 피부과를 예약했다. 1월 말부터 마스크는 의무가 아닌 권고가 되.. 2023. 2. 10.
2023.1.31. 끌고 가는 사람이 좋아 설날 전부터 약 2주 정도 몸무게를 재지 않았다. 꽤나 편안하게 간식을 먹었지. 달리기를 했더니 의도치 않게 살이 빠져서 마음이 여유로웠던 탓이다. 느슨한 명절을 지나 무게를 재어보니 글쎄, 2kg이 쪘더라고. 딱 달리기가 줄여준 만큼의 무게였다. 다이어트를 위해 달리진 않았지만 아쉬운 마음이 스며드는 건 사실이라 살이 정착하기 전에 얼른 빼내기로 했다. PT가 7시 반에 잡혀있는 월요일, 시간도 넉넉하고 다리도 말랑해서 딱 뛰기 좋았다. 몇 년 만에 마스크를 빼고 러닝머신을 뛰니 기분이 상큼했다. 마스크 없이 뛰는 건 이렇게나 좋은 일이었구나. 늘 1km 정도만 달리고 끝내는데 무리해서 1.5km를 달렸다. PT까지 하니 근육들이 비명을 질러대더라고. 급기야 발에 쥐가 나서 선생님이 풀어주기까지 한 성.. 2023. 1. 31.
담대하고 가볍게 1월에는 몇 안 되는 친구를 모두 만났다. 연말 약속을 피하다 보니 설날의 약속이 빼곡해졌다. 앞으로 이다혜 작가처럼 만남의 달을 정해서 모임을 모아도 좋겠어. 여러 친구를 단기간에 만나는 게 꽤 괜찮더라고. 하나하나 깊이 파고든다기보다는 전체를 조망하게 되는 효과가 있었다. 모두에게는 각자의 이야기가 있다. 인생은 전부 다른데 두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모두 어른 다운 삶의 고민을 해결하지만 길게 탄식하지 않고 감내하게 되었다는 점. 그리고 어느 조건과 상황에서든 고민은 있다는 점. 별 일 없느냐는 말에 모두 특별한 일 없이 산다고 하지만 운을 떼보면 이야기가 없는 사람은 없다. 회사에서건 가족에서건 관계에서건 모든 게 완벽하진 못하더라고. 누군가에게는 배부른 고민일 수도, 누군가에게는 시간 낭비로 보.. 2023. 1. 27.
[2023 새해를 맞이하며] 열정과 평온함으로 정신없던 새해의 시작이 지나고 다시 일상에 안착했다. 같은 하루를 새로운 날인 양 보낸다. 변한 게 없단 건 불안하지 않다는 뜻이지. 큰 신경을 쏟지 않아도 편안함에 감사하며 나에게 집중한다. 연말에 적어두었던 올해의 목표를 확인한다. 좋다. 올해의 나야, 힘을 내! 새해 목표가 완성되었으니 구체적인 로드맵을 짠다. 매년 가장 먼저 짜는 건 돈 로드맵이다. 대략 얼마를 모으고 얼마를 무엇에 쓸지 정리한다. 이미 몇 년 간 나에게 맞는 양식을 구축해서 칸만 채우면 된다. 매 달의 금액이 모여 큰돈이 된다. 하루가 쌓이는 힘에 확신을 갖게 된 건 저축 덕이다. 티끌 모아 태산이란 말을 비웃었지만 내심 맞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조금씩 싹튼다. 그럼 어떻게 해야겠어. 하루하루는 성실히, 인생 전체는 되는 대로.. 2023. 1. 12.
2023.1.6. 그래서 이게 뭐 하는 건데 1월 2일 자로 발령이 났다. 2년이나 근무한 부서에서는 (지금 직급으로는) 더 배울 게 없어 보인 데다 잡음에도 지쳤다. 일이 많아지더라도 새로운 곳에 가고 싶었다. 지나가는 타 부서 실장님에게 말을 걸었고, 손을 잡아주셔서 겨우 빠져나갔는데. 일이 2배쯤 많아지는 건 각오했는데 4배쯤은 차마 예상치 못했더랬다. 인수인계도 못 받은 상황에서 첫날부터 해내야 하는 일이 산더미였다. 그 와중에 갑자기 사무실 배치를 바꾸래. 누가 무엇을 건드렸는지 인터넷도 전화도 끊기는 아수라장이었다. 눈물이 차올라서 고갤 들어~ 눈가가 촉촉하긴 했는데 이제 눈물이나 흘리고 있을 군번이 아니어서 열심히 적응하려 애썼다. 3일째에 겨우 숨이 쉬어졌다. 사업의 윤곽을 파악했고, 매일의 업무도 나름 정리해서 때로 망중한을 즐겼다.. 2023. 1. 6.
[2022 총결산 시리즈] 2022년 월별 정리 어른이 되었고 30대에 안정적으로 안착했다는 생각이 드는 한 해였다. 늘 같은 듯하면서도 조금씩 바뀌는 게 삶이다. 나는 혼자 성장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이제는 주변에서 '저 사람은 저런 사람이지'하고 고착될 나이가 되었다. 매일을 잘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어른. 어른이 되어버렸다. 1월 묘하게 머릿속이 흐리고 기억이 짧아져서 마음이 산란했다. 마음을 다독이기 위해 며칠 명상을 했더니 개운하고 좋았다. 새해여도 딱히 설레지 않았는데 시간은 잘만 갔다. 운동은 꽤 열심히 했다. 다이어트는 모르겠고 운동은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아빠의 보직이 바뀌었다. 바뀐 일상에 아빠가 잘 적응할 수 있기를 바라며 신차 계약을 했다. 아빠가 원하는 차종과 초보운전인 나를 위한 옵션을 더하니 상당히 거대한 차가 됐다. 이런 차.. 2022. 12. 31.
[2022 총결산 시리즈] 2022 목표와 결과 2022년에는 목표 13개 중 6개를 달성했다(달성률 46.15%). 달성해서 기쁜 것도, 달성하지 못해서 아쉬운 것도 있다. 달성하지 못했지만 큰 상관이 없는 것도 있지. 아래에 이모저모를 적어본다. 1. 운동 꾸준히 하기 :: ① 서울둘레길 스템프 완성(실패) ② 5km 마라톤(실패) 올해의 운동도 Up&Down의 시기를 겪었다. 여름의 무기력을 지나 가을부터 애를 쓰면서 연말의 몸은 나쁘지 않다. 설정한 목표 두 가지는 완성하지 못했지만 아무 운동도 안했다고는 할 수 없다. 지난 2년간 미미하지만 꾸준히 체지방량이 줄고 근육이 늘었다. 폐활량도 좋아졌고 건강검진 결과도 깨끗하다. 옷이 헐렁해졌고 고통스럽지 않게 러닝머신으로 1km 이상을 뛸 수 있다. 내년에도 꾸준히 나아갈 계획이다. PT 선생님과.. 2022. 1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