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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280

난 전생에 무슨 잘못을 했나 싶을 정도로 쟤들은 음악을 크게 트는걸 좋아한다 집 바로 아래에는 도대체 저기가 뭔데 이렇게 난리인지 공연장인가 클럽인가 뭐하는덴지 아무튼 밤에 시장 바닥이 된다 나보다 한 세 칸 옆 방 주인을 애도해 보지만 내 생각에 그 주인은 저 음악트는 잡놈 중 하나인 듯 하니 쌤쌤이다 매너는 개나줬지 이사를 갈 참이다 갈 수 있으면 꼭 가야지 괜찮은 방 하나를 발견했는데 여러 잡세랑 인터넷이 없다 어떻게든 되겠지 안되면 핫스팟이라도 켜면 되니까 마치 이 집이 될 것처럼 굴고 있다 머리도 굴리는 중 사기당하면 어쩌나 걱정되지만 설마 나름 부동산 통해서 하는거니까 이 집 되면 좋겠다 제발 학원이나 집이나 둘 중 하나라도 괜찮아져야지 나도 숨 좀 쉬자 2014. 2. 16.
D-11, 당신의 유럽은 어디였나요? 요즘 Excellence in Flight를 주장하는 한 항공사의 카피가 나에게 묻는다. 당신의 유럽은 어디였나요? 2014. 1. 28.
바이러스바이러스 노로님이 오셨네 노로 바이러스에 걸렸다. 엄마에게 옮았다. 전주여행을 신나게 다녀왔더니, 엄마는 감기와 장염에 걸린 것 같다고 했는데, 이상하게 계속 화장실에 가셨다. 병원에 가라고~가라고 해도 가지 않으시고 좀 괜찮아졌다 싶으셨을 때 다시 음식을 쪼끔 드셨을 뿐인데 다시 화장실 가기 시작. 며칠만에 병원에 갔더니 노로라며.... 그렇게 끝날 줄 알았는데 이게 왠일, 갑자기 나도 아파... 화장실가.... 엄마.... 이게 뭐야..... 결국 나도 끙끙 앓다가 간신히 일어나서 병원에 갔다. 나에게도 오셨구나! 다행히 나는 엄마처럼 심하지 않아서(생각으론 발병 직후 초동 대응이 아주 좋아서-바로 굶기 시작했지- 그런게 아닌가 싶다) 이틀이 지난 지금은 거진 다 나은 것이 아닌가 싶기는 하다. 그래도 첫 날은 정말 침대에서.. 2014. 1. 12.
목표는 여행이었나 영어였나 그냥 집 떠나기었나 기말고사도 끝났고, 딱히 해야 할 일이 있는 1월도 아니다. 2월의 출국에 관한 생각을 방해하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당장 1월에 할 일이 없을까 생각하다가도 2월의 걱정으로 넘어가면 1월은 잊혀진다. 2월에는 영국으로 가고, 거기서는 혼자 살 것이다. 가는 비행기, 이동하는 비행기, 오는 비행기를 전부 다 결정하고 나니 이제야 내가 정말 출국하겠구나, 싶은 것이다. 로망은 현실이 되면 두려움이 첨가되곤 하는데 특히 첫 경험이면서 혼자만의 경험이면 더욱 그러하다. 지금 나는 아주 미치겠다. 그 먼 곳에 가서 무엇을 해야 할까 생각하는 것은 혼자만의 저녁이 일주일 내내 이어지는 경험을 단 한 번도 해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학교와 집이 멀어서 자취를 해 보지도, 훌륭한 기숙형 고등학교에 들어가 친구들과 .. 2013. 12. 29.
일찍 결혼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 결혼을 일찍 하는 건 약간 무덤에 일찍 제발로 찾아들어가는 느낌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확실히 결혼에 대해서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나봐. 나에게 그런 나쁜 영향을 주는 판을 끊어야 겠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들었다. 나도 모르는 새 정말 많이 물들고 있는 것 같아서 무섭다. 끊어야겠어! 이런 마음을 갖게 된 것은, 오늘 사촌 언니 결혼식을 다녀왔기 때문이다. 스물 여섯, 스물 일곱의 젊은 나이에 하는 청춘들의 결혼은 정말... 말 그대로 눈이 부셨다. 화려한 드레스도 부티나는 화장도 아닌, 젊음이라는 치장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그들의 모습은 빛나고도 남았다. 이제까지 간 모든 결혼식은 그냥 가나보다 싶은 마음이 대부분이었는데 오늘은 정말 결혼하고 싶더라. 해사한 웃음을 짓는 신랑이 어찌나 좋아 보이던.. 2013. 12. 14.
눈이 펑펑 내렸다 눈이 왔다 우산이 없어서 펑펑 맞던 날 동기는 일생의 마지막 대학 수업을 끝냈다 시간은 참 빨리도 간다 눈이 오던 1학년 어느 날도 우리는 웃으면서 사진을 찍었는데 풍경은 여전히 아름답다 2013. 12. 12.
좋아 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까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될까요 좋아하는 일을 하는게 너무 사치스런 일은 아닐까요 지금 좋아하는 것을 앞으로도 계속 좋아할까요 좋아하는 걸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까요 좋아하는 걸 선택하면 후회할까요 저는 어떻게 될까요 2013. 12. 5.
자다가 벌떡 일어나게 만들기까지 하다니 긴 한주였다. 대체로 잉여로운 일상을 보내는 나인데 지난주는 정말이지 정신 없이 핑핑 돌았다. 인턴 출근 도장 찍고, 발표하고, 북 콘서트가고, 보강하고, 저 멀리 캠퍼스에도 갔다오고, 아무리 생각해도 과제는 뭐라고 해야 할 지 생각은 안나고, 그 와중에 시험공부하랴, 시험 치랴... 그 중 한 가지만 있어도 한 주가 곤두서는데 이상하게 다 모여 있었다. 하나하나 다 마음을 쉽게 할 수 없는 것들이어서 스트레스가 엄청났다. 가장 힘들었던 것을 꼽으라면, 단연 도서관이다. 도서관이 뭐 어쩌냐고? 그냥 도서관이다. 도서관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인턴 활동이 어쩌구 저쩌구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가만히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것, 주말에 있을 시험 공부 할 수 있어서 나름 괜찮았다(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 2013. 12. 2.
불이 화르륵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제 때 다 끌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이럴 때 쓰는 말이, 인과응보. 2013. 11. 19.
그렇게 하는 것이 사랑이라 여기는 게 싫어 아르바이트를 가느라 버스를 탔다. 집 바로 가까이에는 대학교가 하나 있다. 정문(이라고 하기엔 문은 아니지만)이 길에 닿아 있어 버스를 타고 지나가다보면 학교 안을 볼 수 있다. 축제같은 날에는 학교가 바글바글한 것이 보인다. 그런데 오늘은 축제도 아닌데 사람이 많았다. 사람만 많은게 아니라 길가에 주차된 차도 정말 많았다. 많은 차 덕에 오래 신호등에 걸렸기에 무슨일인가 기웃거려 보니 뭔가 어슬렁거리는 사람들은 많은데 젊은 사람들은 아니다. 무슨 길거리 공연을 하나 싶어 봐도 아무것도 없다. 그러다가 갑자기 생각이 났다. 어제 버스에서 봤었지. 오늘이 수시 논술고사 날이라고, 혼잡할 수 있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던 현수막을. 학교 앞에서 시작된 불법주차는 버스 정류장이 1개를 더 지나쳐도 계속 이어.. 2013. 11. 9.
반가워 내 글아 남들이 보면 별 것도 아닌 것에 나는 신이 자주 난다. 도서관에서 인턴을 하고 싶었고, 갑자기 우리 학교 도서관에서 인턴이 생긴다기에 망설이지 않고 지원했다. 사실 붙을 것이란 기대를 크게 한 것은 아니었는데(떨어 졌을 때 실망이 작을 것이란 말과는 다르다) 붙었다 붙었어. 에헤라디야~ 붙고 나서 경영지원팀에 인턴 쪼가리랍시고 들어가려고 할 때 마다 나는 항상 문 뒤에서 한숨을 쉬었다. 당당한 표정으로 들어가려면 마음에 용기를 좀 많이 불어주어야 해서. 화장실에도 갔다가, 의자에도 앉았다가, 그랬다. 나는 나에게 잡다한 일을 시키실 줄 알았는데 돌아온 것은 이야기였다. 첫 인턴인지라 체계가 잡히지 않아서 그런 것 같은데, 실무적 이야기도 많이 듣고 내가 궁금했던 것들도 다 여쭈어 볼 수 있어서 나에게는 .. 2013. 11. 7.
너와 나의 다름이 나를 초라하게 만들지 않게 오랫만에 대학 동기 다섯 명이 모였다. 졸업사진을 어떻게 찍느냐가 중요한 화두가 되었으니, 1학년 때 처럼 아무렇지 않게 모두 모여 밥이나 한끼 먹는 일은 사치가 된 지 오래다. 치맥이나 하자며 모이기 위해서 무려 10개월의 시간이 필요했다. 내년엔 나 때문에 다섯이 모이기가 또 힘들겠구나. 사실 나와 졸업을 맞이하는 언니, 미국에서 돌아온 친구까지 이 세 명은 요즘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바쁘고 각자 할 일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밥이야 먹어야 하는 거고, 마음 맞는 사람끼리 같이 먹으면 더 즐겁고. 만날 수 없는 사람은 나머지 두 명인데 이들은 요즘 각자의 미래를 위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하루종일 도서관에 앉아서 인강을 듣고 스터디를 한단다. 힘이 드는지 예전보다 마른 모습이 안쓰.. 2013.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