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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2024.3.12. 삶이 굴러굴러 굴러가고 나는 익어익어 익어가고

by 푸휴푸퓨 2024.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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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자친구와의 관계 때문에 최근 묘하게 마음을 졸였다. 서로 여전히 좋아하는 건 확실한데 결혼을 말하자니 뭔가 개운치가 않단 말이야. 설날이 지나고 돌직구로 너에게 질문을 던졌고, 결국 답변을 받았다. 네가 망설였던 이유를 속 시원하게 들었다(별 일도 아니구먼!). 그러고는 모든 게 -특히나 너의 마음이- 일사천리더라고. 집에서 낮잠을 자며 뒹굴대다 부모님께 말씀드렸다는 너의 전화를 받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엥, 난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는데(?).

  결혼과 상관 없이 올해 집을 구입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적당한 크기와 가진 예산을 필터로 걸어온 서울을 뒤진다(더 크게 뒤져야 하나). 대출은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당연한 이야기지만 마음에 드는 집은 돈이 맞지 않고, 돈에 겨우 맞추면 무언가 석연치 않은 마음이 든다. 내 집 빼고 다 오르는 집을 사는 건 아닐까. 올해 집을 사는 게 맞는 판단이기는 할까? 부자라면 대애충 학군지에 깨끗한 신축으로 가겠지만 인생이 그리 쉽지 않다. 조건 상 가능했던 집을 시야가 좁아 놓치는 상황만 되지 않도록 애써 보기로 했다. 휴, 인생을 좌우하는 선택의 순간이구만.

 

2.

  지난주는 업무가 미친듯이 쏟아졌다. 한 가지만 있어도 신경 쓰일 판에 세 가지가 한꺼번에 몰려왔다. 실수는 하면 안 되는데 서로 도움 되는 건 없고. 그냥 순간마다 정신 차리고 해내는 수밖에 방법이 없었다. 각자 한 가지씩의 일에만 엮인 주변인들은 내가 왜 그렇게 동동거리는지 이해를 못 했다.

  고독한 솔플러는 오늘도 소처럼 일한다. 나는 내가 챙기고, 근데 할 건 하고. 걷다가 걷다가 걷다 보면 남이사 뭐라건 자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겠지. 힘내보자고!

그래도 영상 올리기는 빼먹지 않았지용

 

 

3. 

  2024년 들어 매주 4회 이상 운동 가기를 두 달간 실천했는데, 3월 첫째 주가 되어 결국 기록이 깨지고 말았다. 너무 바빴고요, 피곤했고요, 가기 싫었고요, PT가 취소됐고요… 이런저런 변명인데 사실 뭐 기록이 깨지는 게 뭐 대수랴. 오늘부터 다시 열심히 가려고. 예전에는 깨어진 것에 집중했다면 이제 훌훌 털고 일어나는 내 모습을 보는 게 더 좋다. 이게 나이 드는 건가? 나이가 든다는 건 마음을 수련할 시간이 많았다는 뜻이겠지. 많은 시간에 걸맞게 잘 익은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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