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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4학년 외로운 4학년 외로움을 잘 타는 성격은 절대 아니다. 뭐든 혼자서도 잘해요 스타일인데, 하나 딱 정말 못하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밥먹기. 집에서 밥을 혼자 먹어야 할 일이 있을 때마다 앞에서 같이 앉아 이야기를 나누어 주신 엄마 덕분에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까지 학교에서는 당연하고 집에서조차 혼자 밥상앞에 앉아 밥을 먹는 일은 없었다. 대학에 와서 공강이 안맞아서, 다른 약속이 있어서 하며 이러저러한 이유로 가끔 혼자 밥을 먹게 되었을 땐 실습실로 달려가곤 했다. 거기서는 컴퓨터를 하며 점심을 때우는 동기들을 얼마든지 만날 수 있었고 그것도 안되면 컴퓨터가 눈앞에 있으니까. 그래서 그냥저냥 3년을 버텨냈는데, 4학년 1학기인 지금... 정말 힘들다! 큰소리로 외쳐봐요 정.말.힘.들.다!!!!!!!!!!!!!!!!.. 2013. 9. 11.
제목을 뭐라고 써야할지 모르겠다 네 문단을 쓰다 지웠다. 너 요즘 뭐하고 지내니?라고 하면 딱히 대답할 말이 없지만 나는 나름대로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 주절주절 썼는데, 다시 읽어보니까 이건 아닌듯 싶어 다 지워버렸다. 딱히 무얼 한다 말할 순 없어도 나는 나름대로 소소하게 즐겁게 사는 것이 전혀 부끄럽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그것을 글로 쓰고는 약간 부끄럽다고 여기고 있는거다.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게 아니에요. 잠깐 숨을 고르고 있을 뿐이다. 결과를 중시하는 사회에서 숨을 고르는 시간은 누구에게 그것을 증명하기도,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심지어 아무도 증명하기를 요구하지 않음에도 스스로 증명해야만 할 것 같은 마음을 가지면서 죄책감을 느끼기까지 한다. 아휴, 변명을 하면 항상 말만 길어지는 것 같다. 그.. 2013. 8. 24.
여행 말고 이제 집에 있을래 부모님과 함께 여름 여행을 다녀왔다. 여름 밖에는 휴가를 낼 수 없는 한국 직장인의 삶은 고단하다. 폭염이 계속되는 날씨는 정말 견딜 수 없게 더웠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으라면 단연 더위. 한국의 여름이 이렇게나 더웠나 싶고, 이렇게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어 가는건지 씁쓸하고, 그럼에도 에어컨을 팡팡 틀고싶은 내가 이기적이라고 느껴진다. 북극곰들이 아사하기 시작했다는데 너무 미안해. 더위를 빼고 나서 나머지 것들을 생각하라고 하면 가장 좋았던 것은 거제 해안도로를 타고 달려 중간에 비포장도로를 참고 달려간 곳에서 만난 환상적인 대병도 및 여러 섬들의 경치다. 해무까지 나의 경치 관람을 도와 주셔서 정말 신선들이나 노닐법한 경치를 구경하였지. 호엔짤츠부르크요새에서 경치 구경을 하며 2시.. 2013. 8. 14.
왜 어학연수를 가고 싶은가요? 1) 보다 폭넓은 경험을 해 보고 싶다 어학연수를 가고 싶은 가장 큰 이유는 사실 언어보다는, 견문을 넓히는 것에 있다. 여행지에서 짧게 본 런던이라는 도시는 온갖 인종이 한데 모여 있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지하철에 탄 동양인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아이가 없는 거의 유일한 도시였다. 다양한 가치관과 너와 나의 생각이 모두 존중되는 이 도시에서 나는 이제까지 내가 알던 규범과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온몸으로 느껴보고 싶다. 융통성 없는 성격으로 대학에 진학해서 내가 생각하는 옳은 것이 모두에게 무조건 옳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함부로 판단하지 않을 것, 나와 다름을 포용할 것에 대해 얼마나 많이 생각했는지 모른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로 .. 2013. 8. 7.
고민과 고민과 고민 사이에서 언니들을 만나고 왔다. 4학년 1학기를 마친 언니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준비하던 시험에서 떨어진 언니는 휴학을 해서 보다 본격적으로! 시험을 치겠다며 벼르고 있고, 취업을 준비하던 언니는 취업 시장에서 언니의 나이가 너무 적다는 것을 느끼고 경험을 쌓기 위해 인턴을 알아보고 있다. 다들 열심히 산다.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나는 내가 너무 뒤쳐진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만나고 나서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나만의 방식대로 잘 가고 있다. 물론 고민은 넘쳐나지만. 이 많은 고민들을 어찌 감당해야 할 지 걱정되다가도, 잘 해결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이제까지 그랬던 것 처럼. 아빠가 어학연수를 반대하신다. 생각해 보니 아빠가 어떻게.. 2013. 8. 7.
일상으로 돌아왔다 여행이 끝났다. 고작 한 달 간의 여행, 끝이 금방 올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막상 끝나고 나니 아쉽다. 지난번에도 그랬듯, 몹시 행복한 순간이라는 것을 인식하며 더 행복했던 한 달이었다. 한 달 동안 나는 많이 성장했다. 매일 일기를 썼다. 여전히 어리고 속좁은 나를 발견하기도 하고, 어느샌가 훌쩍 커버린 나를 발견하기도 했다. 착실한 한 권의 일기장이 언제까지나 22살의 나에 대하여 이야기해 줄 것이다. 훗날 이것을 보고 어찌 판단할지 궁금하다. 나이에 맞게 잘 크고 있나요? 편협한 생각들이 여과없이 드러나 있어 타인이 본다면 창피하기 그지 없을 일기다. 하하하. 쓰면서 즐거웠다. 2년 전 여행을 다녀오면서는 집에 너무나 오고 싶었다. 무더운 날씨, 동양인을 신기하게 쳐다보는 몇 명의 눈초리, 소매치.. 2013. 8. 3.
여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오래간만에 글을 써보겠다고 시도한다.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겠다는 말도 어떻게 하다보니 해냈고, 2주 후면 여행을 간다. 휴학생이 왜 학기로 시간 구분을 하냐지만 어쨌든 2학기 계획도 세부 계획은 자꾸 바뀌지만 착착 윤곽이 잡혀가고 있고. 뭐, 그렇게 되고 있다. 그동안 여러가지 일이 많았는데도 글을 쓰지 않았다. 왜 글을 쓰고 싶지 않은지 생각해 보았다. 이 생각 조차도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면 바로 컴퓨터를 켰을 내가 그냥 생각만 하다가 이제사 글로 써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직장인의 자기계발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 하루종일 별로 재미도 없고 내 미래에 큰 상관도 없을 것 같은 일들로 진을 빼고 나면 정작 생산적이여야 할 저녁시간을 어영부영 보내고서 드러누워 잠이나 자고 싶은게다. 글.. 2013. 6. 17.
OMG 대박포스팅이야! http://blog.naver.com/rlawldls27/110142852300 이거 참조하면서 애거서 크리스티를 끝장내겠어! 오와오와오와오와오!!!!!!!!!!!! 2013. 6. 5.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다 거기에는 책들이 있었다. 여덟 개의 벽 앞에 책들로 꽉 찬 서가들이 세워져 있었다. 거기에는 화석화된 책이나 상처 난 책은 한 권도 없었다. 제대로 된 도서실이었다. 그것도 내가 그 사이 익숙해진 거창한 도서실이 아니라, 기껏해야 몇백 권의 작품들만이 꽂혀 있는 작고 수수한 개인 도서실이었다. 실내 한가운데에는 가죽을 입힌 나무 등의자가 하나 놓여 있고, 작은 탁자 위에는 물이 가득 담긴 유리 항아리 하나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컵과 말린 좀벌레들이 담긴 접시도 놓여 있었다. 물과 음식이라니! 나는 등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물 한 컵을 따라 단숨에 죽 들이켠 다음 좀벌레를 한 움큼 쥐어 목으로 넘겼다. 맛있었다. 심지어 소금 간이 되어 있었다! 나는 씹으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다.. 2013. 5. 23.
충동적으로 반지를 샀고 갑작스럽게 일이 닥쳐왔다 어제 귀갓길에 충동적으로 반지를 샀다. 충동적이기도 하고, 충동적이 아니기도 하다. 3월부터 3달간 이어진 도서관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나에게 셀프 선물을 하나 해 줄 참이었으나 귀걸이냐 반지냐 아직 종목을 결정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금액과 시기 또한 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저런 것들 전부 생각하지 않고 그냥 확, 반지를 샀다. 아주 크지는 않지만 막 써도 될 금액은 아닌 정도의 값을 치르고서. 그리고서 오늘 내가 좋아하는 뮤지컬 배우의 공연 티켓 오픈 소식을 들었다. 앞뒤 재지 않고, 가격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친구에게 예매를 부탁했다. 안 갈 수가 없잖아!? 하면서 일단 말은 했는데 아, 반지 값에 공연 값에.. 점점 여행 예산이 작아지는 소리가 들렸다. 한 푼을 아쉬워하며 모아야 할 .. 2013. 5. 15.
[Movie Reivew] 킹스스피치 - 콜린 퍼스, 제프리 러시 영화소개 on Naver 때는 1939년, 세기의 스캔들을 일으키며 왕위를 포기한 형 때문에 본의 아니게 왕위에 오른 버티. 권력과 명예, 모든 것을 다 가진 그에게도 두려운 것이 있었으니 바로 마.이.크! 그는 사람들 앞에 서면 "더더더..." 말을 더듬는 콤플렉스를 가졌던 것! 국왕의 자리가 버겁기만 한 버티와 그를 지켜보는 아내 엘리자베스 왕비, 그리고 국민들도 애가 타기는 마찬가지… 게다가 지금 세계는 2차 세계 대전중! 불안한 정세 속 새로운 지도자를 간절히 원하는 국민들을 위해 버티는 아내의 소개로 괴짜 언어 치료사 라이오넬 로그를 만나게 되고, 삐걱거리는 첫 만남 이후 둘은 기상천외한 치료법을 통해 말더듬증 극복에 도전하게 되는데… 킹스 스피치 (2011) The King's Speech 8.. 2013. 5. 15.
[Book Review] 남자는 서재에서 딴짓한다 - 조우석 서재를 보여주는 책과 인터뷰집을 좋아한다. 이 주제로 꽤 다양한 책이 있고 눈에 띄면 인터뷰이가 누구든 대부분 읽으려 한다. 서재에서의 인터뷰만큼 내가 누군가를 알아가는 방식으로 좋아하는 것이 없다. 서재는 내밀하면서도 공적일 수 있는 공간이다. 나만을 위한 책이 가득하지만 내가 즐기는 책을 타인에게 보여주는 것처럼 나의 사상을 자연스럽게 알리는 방법이 없으니까. 서재에서 어떤 책을 읽는지, 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살면서 어떤 책을 읽었는지, 직접 쓴 책이 있다면 어떤 마음으로 썼는지 듣는 일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유하고 싶은 것이 아닐까? 특히 책은 내가 직접 겪을 수 없는 다양한 삶을 응축해서 눈 앞에 펼쳐주는 통로라 생각하는 나는 - 괜히 복잡한데 그냥 내가 못 본 다른 사람의.. 2013. 5.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