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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280

2022.5.31. 금요일에 급히 쳐내는 게 아니라 화요일에 여유있게 정리해보는 (시간) 약속 시간도 여유 있게 도착하고 업무도 여유 있게 마무리하기를 좋아하는 나는 일상의 여유가 부족하면 시간을 잘 통제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회사와 사생활 모두 두어 주 간 정신이 없었던 터라 지금 그 느낌에 시달린다. 약간의 여유가 생겼으니 정신을 차려봐야지. 일정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쳐내는 기분이 들면 마음이 불편하다. 시간의 주도권을 가져오고 싶다. 내일은 하루 종일 집에서 쉰다. (중심) 일어나지 않은 일로 미리 걱정하지 않기로 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에 마음을 소모하는 건 낭비다. 업무를 하다 보면 이제는 회사에 익숙해진 30대의 회사원 1을 연기하는 기분이 든다. 연기건 진실이건 행동에 차이가 없으니 상관은 없다. 대신 일어나는 일은 잘 소화하고 싶다. 주말에 둘레길을 걸.. 2022. 5. 31.
2022.5.27. 뭔가 나이가 드는게 느껴지는데 1. 주말에 친구들과 생애 첫 우정 사진을 찍고 남자친구를 소개했다. 사진은 결과물은 말할 것도 없고 찍는 과정도 즐거워서 오래 이 날을 추억하리란 생각이 들었다. 보정본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지만 나는 보정 안 한 사진도 좋아. 2022년의 우리가 선명히 남겠다. 사진을 찍은 후 남자친구와 친구들이 처음 만났다. 남자친구가 끝없는 이야기꾼이 된 덕분에 어색함이 없어 좋았다. 친구들은 남자친구가 샵 이지혜의 남편 같은 스타일로 보인다며 나와 잘 어울린다고 했다. 긍정적인 감상만 이야기했겠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았다. 물론 남자친구도 친구들이 좋은 사람처럼 보인다고 좋아했다. 남자친구가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가는 모습은 우리의 소개팅과 비슷했다. 그때도 민원에 지친 나를 대신해 네가 계속 이야기를 엮었는데, 새.. 2022. 5. 27.
2022.5.19. 크건 작건 파도는 쳤다가 사라진다 1. 지난주부터 이번 주까지 여러 일이 있었다. 얼마쯤은 회사에서, 얼마쯤은 사생활에서 일어났지만 결국 지나간다는 게 핵심이다. 남자친구의 회식, 아빠의 급성 위염, 제안서 평가, 어르신 투어, 믿고 따르는 상사의 발령 소식까지. 시간은 흐르고 사건도 흐른다. 마음을 매어둘 필요는 없지. 밀려오는 파도에 헉헉대느라 마음의 정리를 하지 못했다. 여유가 없을 때 단정한 사람이 진정 안정적인 사람일 텐데 아직 수양이 멀었단 말이야. 미래를 고민하느라 기력을 쓰기 싫어 현재에 맞춰 힘을 빼고 대응하자고 마음먹었다. 마음의 평화를 위한 생각이었는데, 의욕이 사라지는 건 생각지 못한 부작용이다. 아무 일도 하고 싶지 않아! 파도에 맞춰 서핑을 하려다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2. 주말에 남자친.. 2022. 5. 19.
2022.5.6. 이만하면 행복한데! 맘에 드는데! 1. 언니와 옷장을 털었다. 계절에 맞는 옷을 꺼내면서 입지 않을 옷을 정리했다. 처분될 여러 벌 중 엄마가 사주어 입기는 입었지만 허리 아래의 핏이 예쁘지 않았다는 옷을 가져왔다. 허리 선을 자르면 썩 괜찮은 블라우스가 되겠는데. 일요일에 재봉틀이며 다리미며 방에다 늘어놓고 열심히 작업했다. 쉬운 직선 박기지만 땀을 뻘뻘 흘렸고, 두 시간의 사투 끝에 흐린 눈을 하고 보면 귀여운 블라우스가 완성됐다(엄마가 궁금해했지만 자세히 보는 행위는 금지했다). 뿌듯하면서도 올라오는 질문. 이깟 옷 하나 버리지 않는다고 큰 차이가 있을까? 회의적인 마음을 누르며 치마 부분 천을 버렸다. 월요일에 사무실 간식을 구입했는데 맥심 모카골드 박스 손잡이가 무려 종이로 제작되어 있었다. 종이라니, 종이라니! 작지만 심각하게.. 2022. 5. 6.
2022.5.1. 성실과 반성에 기반한 전문성으로 유연한 대응을 1. 대학시절 과외 학생을 어르고 달래며 '나 좋자고 공부하라고 하는 게 아니'라는 말을 종종 했다. 맞는 말이라 어느 학생도 반박을 못했지. 요즘 내가 딱 그 학생과 같다. 운동하기 싫은 마음과 탄수화물을 자유롭게 먹고 싶은 마음을 어필하는 나를 PT선생님은 회유하느라 여념이 없다. 슬픈 인바디 결과는 제삼자 인양 쳐다보면서 딴소리를 늘어놓는 나(선생님 제가 내일은 태극당 몽쉘을 꼭 하나 먹겠다고 말하려고 결심하고 왔는데요). 간식 사진과 함께 "희희"나 "^_^"를 보내고 도주하는 나를 설득하는 일은 누가 봐도 힘들다. 미안하기 짝이 없다. 이런 저런 말 없이 모범생 회원이 되면 좋겠지만은 그건 또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이번 주말에는 둘레길 안 갈 거라고요! 10여 년 전 나의 말과 지금 PT 선생.. 2022. 5. 1.
2022.4.22. 돌아와 나의 평범한 하루 1. 코로나에 걸렸다가 일상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지독한 감기는 처음이야. 4월 11일에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제 가래가 살짝 있는 느낌을 제외하고는 아무 증상도 없다. 많이들 하는 얘기지만 나 또한 슈퍼 면역자인 줄 알았는데 방구석 집순이라 안 걸렸던 거였다. 처음 코로나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았을 땐 컨디션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 1주일의 휴가가 생긴 기분이어서 하고 싶은 일 및 읽을 책 목록을 쓰기도 했다. 그 목록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깨닫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근육통이 어찌나 심한지 확진 후 3일째에 의원에서 전화해서 약을 많이 달라, 세게 달라고 애원했다. 끼니마다 약을 한 움큼씩 먹고 잠을 잤다. 그 기간 동안 넷플릭스의 '범인은 바로 너!' 3 시즌을 모두 보고 블로그에 글을 한 .. 2022. 4. 22.
2022.4.10. 코로나가 오기 직전의 일상 1. 금요일에 연차를 더현대서울에 다녀왔다. 소감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예쁘고 힙한 게 잔뜩 모여있지만 결국은 백화점'이다. 한 번은 둘러볼만했고 이런 곳을 많이 둘러봐야 할 일이 생긴다면 오겠지만 애초에 백화점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들르지 않아도 된다고 느꼈다. 지하 1층에서 빵도 먹고 점심도 먹었는데 베즐리에서 구입한 것은 전부 맛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다음날 먹으려고 산 돈까스 샌드위치(오디잼을 곁들여 먹는다)는 비싸긴 해도 맛은 제법이었다. 하지만 점심시간은 역시나 전쟁. 맛은 괜찮았지만 진이 쏙 빠졌다. 이래서 사람 많은 곳은 힘들어. 새로운 곳을 가기보다는 가던 곳을 선호하는 상대와 다니다 보니 가끔은 억지로 새로운 곳에 데려간다. 늘 기꺼이 따라와 주어서 고마운데 그만큼 새 장소가 우리.. 2022. 4. 13.
2022.4.6. 재미있는 줄 몰랐는데 써보니 잔재미가 많았던 한 주 1. 가족의 코로나 격리를 수발한다는 핑계로 운동을 내리 쉬었다. 주말에 달리기라도 했을 수 있는데 그마저도 피곤하다며 건너뛰었다. 내리 놀기만 한 몸으로 일요일에는 둘레길을 걸었다. 쉬운 코스인 줄 알고 방심했는데 오르락내리락이 예상보다 더 있었다. 힘들면 오히려 빨리 가는 남자친구의 속도를 따라잡으려 열심히 달렸다. 월요일에도 화요일에도 종아리가 제법 뻐근했다. 월요일 저녁에는 약속이 있어 운동을 건너뛰었다. 화요일에 무거운 몸으로 PT를 하러 갔더니 하체운동의 날이었다. 스쿼트와 런지를 하는데 왜 저는 어깨에 힘을 주죠? 헬스장에서 집에 오는 길에 이미 어기적거리며 걸었다. 내 땀냄새가 나도 지독해서 오늘의 운동이 고되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땀냄새로 불쾌한 와중에도 몸 안의 독소가 빠져나간 기분.. 2022. 4. 6.
2022.3.31. 뭐 했다고 우중충한 3월이 다 갔나요? 1. 지난 토요일 엄마가 코로나에 확진되어 나도 화요일까지 재택근무를 했다. 주말부터 코로나로 자가격리를 하는 엄마를 위해 많은 음식을 시도했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일은 재미있었지만 요리 그 자체는 끝도 없는 반복 노동이었다(내가 가장 싫어하는 설거지는 밥솥 설거지). 때맞춰 삼시 세 끼를 차려내는 일이 얼마나 고된지 체감했다. 고작 사흘간 밥과 청소 정도를 담당했는데 입술에 수포가 생겼다. 빨래와 더불어 집안 대소사와 가족들 치다꺼리를 해야 한다면 24시간이 모자랄 듯하다. 그간 엄마에게 받아왔던 무료 노동에 찐한 감사함을 느꼈다. 오래간만에 집 밖에 나갔더니 목련이 피어있었다. 어느새 봄이 오긴 왔구나. 바바리 코트를 언니에게 빼앗겨 2주간 겨울 코트로 버텨야 하는 내게 봄은 당혹스러움으로 다가왔다.. 2022. 3. 31.
2022.3.28. 코로나 시대의 음식 요정은 1인 기획자가 되고 싶다 1. 엄마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결국 집에도 코로나 환자가 생기는군. 가족 중 외출을 가장 적게 하는 엄마가 먼저 확진되었다는 사실이 의아했다. 수요일부터 감기 기운이 있던 엄마는 매일 자가 키트를 했는데 토요일이 되어서야 양성 반응이 나왔다. 그 사이에 매일 엄마와 접촉한 나머지 가족은 아무도 양성이 나오지 않았다. 안방에 격리하고 끼니마다 밥을 넣어드리고 있다. 갑자기 요리 담당이 되어 머리를 굴려가며 여러 음식을 만든다. 요리는 재미있는데 설거지는 귀찮다. 토요일에는 순두부찌개, 갈비찜, 버섯전을 했고 일요일에는 감태김밥, 콩나물국, 강된장&알배추 쌈을 했다. 냉장고에 재료가 없어 고군분투했는데 오늘 새벽 배송으로 재료를 조달받았다. 점심에는 두부면으로 된 라구 파스타와 샐러드를 곁들여 배.. 2022. 3. 28.
2022.3.18. 월급 관리에 대한 소소한 잡담 매달 월급이 들어오면 자산 정리를 한다. 가장 먼저 카드값을 결제하고, 매달 모으는 경조사비, 여행비, 데이트비, 부모님께 드리는 생활비, 언니와의 자매계 비용을 입금한다. 남은 돈에서 2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적금이나 투자처에 넣는다. 20만 원은 보험료와 한 달간 현금이 필요할 상황을 위한 비상금이다. 여러 비용과 적금은 매달 금액이 같지만 자동이체를 하지 않는다. 매번 이체하며 뿌듯함을 느낀다. 자산 기록 노트에 예금, 적금, 투자처 별 잔고를 적고 총액을 계산한다. 한 달에 한 페이지씩 적는데, 2018년부터 지금까지의 기록이 있다. 기록을 참고해서 구글 스프레드시트에 자산 현황 파이 차트와 매달의 자산 증가 선 차트를 만들었다. 자산 종류별(원화, 달러, 금, 한때는 비트코인) 파이 차트도 .. 2022. 3. 18.
2022.3.10. 우리 대한이 이제 다음 단계로 갔는가 몰라 1. 대선이 끝났다. 어떤 결과가 나와도 화가 날 예정이었다. 초박빙인 판세를 스포츠 관람하듯 재밌게 지켜봤다. 어쩜 이렇게 남의 일 같을까. 누가 되든 그 사람의 관심사에 내가 없으리란 걸 알아서 그렇지. 인플레이션을 막아주고 집을 많이 공급해달라고 하기엔 새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이 무엇인지부터 설명해줘야 할 것 같다. 내 살 길은 알아서 찾아야 하는 법. 온갖 찌끄레기같은 정치꾼이 득세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미 충분히 그럴 것 같기는 한데, 의미 없는 메아리라도 그저 남겨본다. 요즘 아주 인류애가 메마른다. 지긋지긋한 지구 일상. 2. 지난 주말에는 사주를 보았다. 살면서 대여섯 번쯤 사주를 보았다. 지난번 사주를 끝으로 다시는 안 보려 생각했는데 또 가게 되었다. 사주풀이 선생님 앞에 앉으면 나는 자.. 2022. 3.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