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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백만] 2023년 12월의 백만

by 푸휴푸퓨 2024.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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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식당: 깔리

  한국식 카레도 좋고 수프 카레도 좋아하지만 인도 커리가 땡기는 날이 있다. 맛있는 인도 커리집 하나 알아두면 든든하지! 커리는 당연히 맛있고 종류도 많아서 골라 먹을 수 있다. 인도 커리집들이 탄두리 치킨은 비슷한 제품을 쓰는지 대동소이한 맛을 내곤 하는데 깔리는 직접 양념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는 맛이라 흡족했다. 지인이 인도 커리가 먹고 싶다!고 한다면 괜찮은데 안다며 바로 데려갈 집이다. 다음에는 커리에 밥을 슥삭 비벼먹어 볼 생각.

 

 

 

이 달의 웹사이트: 폴인 (링크)

  송길영 작가의 인터뷰 시리즈가 업로드된다는 홍보를 보고 바로 무료 1달 구독을 시작했다. 윤종신 인터뷰로 시작하는 ‘핵개인의 시대’ 시리즈는 당연히 너무 좋고, 실시간 라이브로 진행된 이연실 편집자의 강연도 몹시 만족스러웠다(만족과는 별개로 뼈를 맞아서 브런치에 글 올릴 용기가 싹 사라졌다).

  기존에 발행된 글도 열심히 뒤적였는데, 무려 의정부 미술도서관을 짓는데 큰 역할을 한 박영애 과장 인터뷰를 발굴했다. 연말 할인을 큰 폭으로 하길래 12개월 결제를 고민하다가, 3개월에 한 달씩만 결제하고 열심히 읽는 달을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잘 정제된 유료 콘텐츠는 역시 소비할 가치가 있다.

  폴인은 잠시 마케터 학교를 다니던 때 알고 지냈던 언니가 열일하는 게 잘 보이는 사이트이기도 하다. 이 구역의 선구자 퍼블리는 방향성이 내 관심사와 달라졌는데, 폴인은 오래오래 이 기조를 유지했으면 한다.

*1월을 맞이해 올라온 '링커의 새해' 시리즈도 좋다. 1달이 끝나가는 게 아쉬운걸.

종신옹에게선 아카이빙의 미학을 배웠지!

 

 

이 달의 책: 남아 있는 나날

  몇 달 전,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읽고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삶을 하나 더 배웠음에 놀라웠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20세기 초 명망 있는 가문의 일류 집사의 삶과 회환에 대한 차분한 회상이 이어진다. 자존은 어디에서 오는가? 인간의 품위는 어떻게 지킬 수 있는가? 우리의 본분은 무엇인가?

  직업인으로서의 품위와 인간으로서의 품위가 어떻게 다른지, 역할 간 딜레마가 있을 때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한다. 그 선택이 모여 내가 되고 개인은 모두 각자의 무게를 받아들여야 한다. 전혀 상관없을 듯한 인생을 보며 내 인생을 조용히 돌아보았다. 세계문학전집을 독파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

 

 

이 달의 영화: ‘리빙: 어떤 인생’

  직업인으로서의 나를 생각해 볼 또 다른 콘텐츠. 특히 공공의 영역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구성원에게 복지를 제공하는 업무 담당자에게 좋은 자극제다. 소극적으로 일해도 아무 문제가 없을 때(do no harm) 나를 열정적이게 만드는 동력은 무엇인가? 애를 써서 만드는 게 영원히 남을 기념비가 아님을 알면서도, 잠시라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충분히 노력할만하다는 걸, 오히려 그게 생명력 있게 사는 길이라는 걸 보여준 영화였다. 내가 하는 일과 너무 꼭 맞닿아 있어서 씁쓸하다가도 정신을 차리게 됐지. 덕분에 2024년에 나의 역작을 만들겠다고 단단히 결심하였다.

포스터에 글씨를 좀 덜 넣었다면 어땠을까

 

 

이 달의 당근: 리바트 뉴시나몬 윈저B 원목 의자

  당근에서 폐업하는 책방 글을 보고 허겁지겁 언니와 달려가 구입해 온 의자. 상태가 아주 좋은 9만 원 대의 의자를 3만 원에 업어왔다(말 그대로 업고 들고 이고 지고..). 몸에 닿는 나무의 감촉이 좋고, 엉덩이가 옴폭 들어가게 기댈 수 있어 착석감도 좋다. 2만 5천 원짜리 매물도 있었는데 훨씬 훼손되었던 터라 요게 딱이다.

카메라는 왜 안닦았냐고요..? 기력이 없었다고나 할까요..

 

  책상 의자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한지 어언 몇 년인지. 불편함은 물론이고 겨울에는 엉덩이가 시려서 다시는 철제 의자를 구입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하지만 괜찮은 의자는 값이 만만치 않아 늘 흐린 눈을 했었는데, 역시나 답은 당근에 있다. 앞으로 ‘폐업’이나 ‘가게 정리’라는 키워드로 간간히 검색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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