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E ALL763 2026.3.21.-22. 쓸 데 없어서 더 신나는 전주 탐방 (1편) 생각도 못했던 전주 근무 시절을 지나, 전주라는 단어만 들어도 학을 떼던 날을 지나, 전주에 방문했더니 이런 게 달라졌네 하며 그 시절 기억이 선명하던 시기를 지나, 그때 많이 변했다고 기억했던 곳인데 원래 어땠길래 뭐가 바뀌다 생각했는지 알쏭달쏭해져진, 그래서 새로 만든 추억으로 도시를 다시 덮고 돌아온 전주 여행기 시작! 왜 갑자기 전주를 여행지로 정했느냐 물으신다면, 15년쯤 전에 엄마와 함께한 전주 여행에서 사왔던 종이부채를 다시 사고 싶어서다. 작년 여름 손풍기가 고장 나서(여기에 기록해뒀다) 여름이 오기 전 대책을 마련해야 했다. 21세기에 무슨 부채냐 싶겠지만 종이부채는 플라스틱 부채와는 다른 시원한 바람이 부는 데다 무엇보다 충전을 하지 않아도 된다. 풍류가 있기도 하잖아요? 전주 한.. 2026. 3. 25. 2026.3.18. 날씨도 적당하고 기분도 적당한 3월 1. 식탁이 다정할 때 부모님이 집을 비웠을 때 집을 방문하면 엄마가 챙겨주고 싶은 것들을 식탁 위에 올려둔다. 미리 말해준 것도 있고 예상치 못한 것도 있다. 품목은 엄마의 마음에 달렸다. 먹는 방법이 쓰인 메모를 남겨주기도 한다. 딸은 시키는 대로 잘해 먹는다. 오늘의 메모는 이랬다.배추김치 락앤락 - 락앤락 통을 카톡으로도 강조했는데, 여러 통 중 헤매다 ‘LOCK & LOCK’라고 정직하게 쓰인 왕스티커를 발견하고 강조한 이유를 깨달았다. 스티커에는 물론 배추김치 그림도 있었다.고추장 냉장고 (흰 비닐)외할머니 의료보험 (삼촌 퇴직일자 ‘26.3.31) 가족관계: 식탁 - 식탁에 모든 걸 올려두고 또 식탁이라고 일러준 것을 보면 아무래도 식탁 아닌 곳에서 메모를 쓴 모양.토마토 - 네가 토마토.. 2026. 3. 18. 2026.3.11. 좋은 봄이로구나 1. 새로운 업무에 대하여 곧 동료 선생님 한 분이 퇴직을 하신다. 퇴직 후에 무엇을 하고 싶으시냐 여쭈니 목표는 딱 하나, 그저 늘어져 있으실 거란다. 좋은 계획이라고 다같이 웃었다. 그런데 건강검진에서 수술을 해야할 것이 발견됐다. 갑자기 무슨 일이야. 선생님과 함께할 날이 갑자기 짧아졌다. 조직은 빈 자리를 채워줄 계획이 없어보였다. 다같이 사무분장 회의를 했다. 회의 전 어디까지 업무를 받을 지 비장하게 다짐한 바가 있었다. 여기까지는 하겠고, 이 이상을 준다면 주먹을 불끈 쥐고 못하겠다고 방어하리라. 누구보다 단단한 철벽을 칠 기세로 입장했는데 회의는 싱겁게 끝났다. 다른 선생님이 선선히 나머지 업무를 다 하시겠다고 했거든. 무슨 일이람. 새로 맡게 될 업무는 도서 구입이다. 도서관에 입사.. 2026. 3. 11. 2026.3.4. 벅뚜벅뚜 살다보면 쌓이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고 1. 무형의 자산에 대하여 무보수로 밀라노 올림픽 코리아 하우스를 기획했다는 노희영 고문의 영상을 보았다. 한 달이나 밀라노에서 시간을 보낸다나. 체류 기간만 한 달이지 기획부터 세팅까지 더 많은 시간을 썼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라도 그렇게 할 것 같아. 돈이 넉넉한 사람에게 돈보다는 멋진 경험이 더 소중하지 않을까. 내 활동의 모든 이유를 돈에 두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에 동의한다. 돈이 없는 사람에게도 해당되는 말일까 잠깐 의문이 들기는 하지만. "> 올해 내가 쌓을 무형의 자산을 고민해 본다. 무형의 자산은 감각하기 전에 먼저 쌓이는 것 같다. 작년 여름 이후 새로 개관한 도서관 투어를 진행하며 많은 순간 하기 싫다는 생각을 했다. 도서관에 진심으로 감응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모든.. 2026. 3. 4. 2026.2.25. 나를 기다려주기 1. 실패를 복기하는 법 박소령 작가의 ‘실패를 통과하는 일’을 읽었다. 퍼블리 초창기였던 2016년부터 알고 있던 서비스를 시작한 사람이 바로 그 서비스를 마무리하며 쓴 실패담이라니, 너무 궁금했다. 폴인, 롱블랙 모두 퍼블리의 후발주자가 아닌가. 실패는 보통 감추는 이야기다. 이렇게나 세세한 실패 회고록을 읽은 적이 있나 싶었다. 대단한 실패를 읽고 그 사람이 초라해 보였는가 하면 아니, 치열하게 부딪힌 게 너무나 멋졌다. 최선을 다해 실패하고(내 기준으로 보면 실패인지도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반성했다. 실패는 이렇게 하는 것이구나 하고 배웠다. 그리하여 내 인생에 제일 큰 실패라 부름직한 회사에서의 일을 박소령 작가처럼 회고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아직은 실패를 통과하는 중.. 2026. 2. 25. 2026.2.19. 연휴가 끝난 날의 기분이란 긴 설 연휴가 끝났다. 출근을 하지 않는다는 건 어찌나 즐거운 일인지.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돈을 많이 벌어서 서울에서 자유롭게 살면 좋겠지만 집값과 물가를 생각하면 영 될 것 같지가 않다. 회사를 그만두고 지방에 집을 마련해 그저 누워만 있으려면 얼마가 필요할까? 젊은 애들이 그래서야 되겠느냐는 말을 피하려면 얼마나 굳은 결심이 필요할 지도 아득하다. 그래서 또 쉬운 선택을 한다. 꾸역꾸역 출근하기. 연휴 내내 아무것도 필요로 하지 않고 그저 가만히 있고 싶은 30대의 우리는 적적하실까 봐, 애 보느라 힘들다니까 하며 이 집 저 집을 돌아다녔다. 우리도 누군가를 원하는 때가 올까? 우리가 쉰다는 걸 모두가 아는 휴일에는 가만히 있기가 오히려 힘들다. 한 50살쯤 되면 가만히.. 2026. 2. 19. 하루 2만보 만큼 신나는 삿포로 여행 (Day 4) 둥근 해가 떴습니다. 도야 호수의 숙박객은 모두 고개를 들어주세요. 창밖에 기대했던 설경이 펼쳐져 있었다. 이걸 보고 싶어서 여기에 왔지만 눈이 오기에는 이르다 싶어 포기했는데, 어제의 고난이고 뭐고 기가 막히게 기분이 좋았다. 너는 나보다도 더 사진을 찍지 않는데, 그런 네가 정말 멋지다며 풍경을 거듭 찍었다. 그 모습을 보니 흐뭇하더라고. 이러려고 살지! 아침 9시 반에 시내로 가는 버스가 출발이라 그저 그럴 맛이 기대되는 조식은 포기했다. 아무리 눈이 그쳤더라도 어제의 도로 상황이 정말 최악이었던 터라 버스가 출발할 때까지도 계속 걱정했는데(현지 일본인들이 별 생각 없이 모두 버스를 탄다며 억지로 안심하려 애썼다) 고속도로에 들어서니 알겠더라고. 아, 여기 선진국이지? 그 많던 눈이 거짓말처럼.. 2026. 2. 13. 하루 2만보 만큼 신나는 삿포로 여행 (Day 3) 삿포로 여행이 기억에서 흐려졌다. 사소한 추억을 잊었다고 해서 아예 아무것도 작성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여행을 다녀왔다는 사실조차 잊을 수 있다. 다녀온 지 3개월이 지나서 올리는 글에 대한 꾸역꾸역의 타당성 부여. 어떻게든 계속 쓴다는 말씀. 3일째 아침은 벼르던 해산물 아침을 위해 니조시장에 갔다. 너는 해산물의 비린내를 싫어하고 평균보다 예민한 장 덕에 탈도 잘 나지만 그래도.. 그래도 한 번쯤 회가 와르르 덮인 밥을 먹고 싶었다. 여정 중 해산물을 딱 한 끼만 넣은 내 마음을 너도 알아서 좋다고 괜찮다고, 시장 식당까지의 길을 안내해 줬다. 줄 서기 싫어 맛집 옆 집을 가는 스타일인데 그 옆 집이 구글에 안내된 시각에 문을 안 열었다면? 그런데 맛집이 생각보다 오래 기다리지 않을 것 같다면?.. 2026. 2. 12. 2026.2.11. 나를 봐! 뭐! 1. 발표를 하자 주목을 받자 협회에서 발표를 했다. 회사의 긴 프로젝트가 끝나고 그 내용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았다. 전 팀장님이 계셨더라면 내가 나서지 않았을 일, 새 팀장님도 동료도 나서는 성격이 아니라 어쩌다 보니 대외협력 담당자인 나만 남았다. 그래요. 스포트라이트는 이 뚱뚱이가 받겠습니다. 발표를 어려워하지는 않지만 단상에 서면 말이 무지막지하게 빨라지는 습관이 있다. 딕션이 나빠지지는 않아 다행이지만 숨이 찰 때가 있어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한 지도 10년이 넘어서 대응 방법을 알고도 있다. 메꾸는 법으로는 두 가지가 있다. 1) 말을 천천히 하기 위해 숨 쉬는 포인트까지 다 외워서 말하거나 2) 쉬지 않고 말해도 시간을 꽉 채울 수 있게 발표 내용을 무지막지하게 준비하거나.. 2026. 2. 11. 2026.2.4. 블로그를 놓고 싶지 않은데 휘발되기 전에 짧게라도 써야 한다는 마음으로 수요일에 휘갈겼던 내용. 수정하고 지울까 하다가 피곤에 절어서도 뭔가 쓰고 싶었던 마음이 잘 보이는 것 같아 살려본다. 1. 부산 여행 부산 여행을 다녀왔다. 별 것을 계획하지 않았는데 바삐 돌아다녀야 해서 이상하다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빵을 한참 먹었다. 웨스틴조선 전망 좋은 방에서 꼭 숙박해야지. 2. 글을 쓰기 싫은 것은 블로그가 뒷전을 밀려난 것은 회사 탓이 크다. 기관지와 협회 발표, 백서까지 무언가 창작을 해야 하는 일이 산적했다. 블로그도 소중하지만 회사 일도 잘해야 하니까, 창작 욕구를 업무에 모두 소진하여 블로그까지 넘어올 기력이 없다. 고 변명한다. 그래도 마침내 기관지를 마감했고(그러나 분명 또 수정하라는 연락이 오겠지..!) 금.. 2026. 2. 7. 하루 2만 보만큼 신나는 삿포로 여행 (Day 2) 여행 이틀차, 잠을 자고 일어났는데도 피로가 다 풀리지 않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비가 오는데 그마저도 강풍으로 인해 옆으로 내리고 있다면? 두 집좋아인간은 집이었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외출을 여행자 신분이기에 근근이 나섰다. 몰아치는 비바람에 현지인도 꺄아악 당황하는 아침이었다. 우리가 비를 피하려 들어간 곳에 일본인도 뒤집힌 우산을 들고 함께 들어오니 웃음이 났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집에 가고 싶어 구글 지도를 누르고 눌러 찾은 작은 카페는 많이 알려지지 않을 이유가 있는 집이었다. 다양한 커피 원두에 혹해서 갔는데 너무 작고 식사거리가 없더라고요. 소박한 빵을 씹으며 두 대식가는 오타루에서 맛있는 것을 먹으리라 다짐을 했다. 비바람을 꾸역꾸역 헤치고 도착해서 쬐깐한 식빵을 먹는 것, 그것이.. 2026. 1. 23. 2026.1.21. 짧게 치고 빠지는 일상 여러 가지 일상을 짧게 적어본다. 왜 이러냐고요? 길게 쓸 만큼 깊은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요? 1. 머리를 잘랐다. 늘 좋아하는 단발이 찰랑찰랑하다. 몇 년째 가는 미용실 원장님은 늘 같은 머리를 해주신다. 어떤 펌을 해도 상관없다고 말씀드렸는데도 특별할 건 없다고 같은 모양을 내주셨다. 그래요, 아주 안정적이고 좋아용. 새로운 머리를 하고 싶다면 새로운 미용실로 가야지. 아무래도 당분간 새 모양은 안 하겠다. 2. 넷플릭스에서 애거서 크리스티 소설을 원작으로 한 ‘세븐 다이얼스’ 드라마가 공개됐다. 기대만발하며 주말 간 보았는데 세 편을 다 볼 정도는 되었으나 미친 듯이 재미있지는 않았다. 아주아주 잘 만든 추리 영화나 드라마, 소설을 소비하고 싶다. (그와는 별개로 나는 헬레나 본햄 카.. 2026. 1. 21. 이전 1 2 3 4 ··· 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