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HAT/MONTHLY, BAEKMAN

[월간 백만] 2023년 11월의 백만

by 푸휴푸퓨 2023. 12. 6.
728x90
반응형

이 달의 식당: 취향의 섬

  제주도 여행 계획을 짜다 우연히 발견했는데 그런 나를 몹시 칭찬하게 만든 집. 먼저 제주에 가는 회사 동기가 다녀오더니 정말 좋았다고 해서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믿음으로 직진했다. 위치가 외딴곳이라 뚜벅이는 택시비를 상당히 날렸는데요,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고사리멜젓파스타와 흑임자리조또, 옥감자춘권, 뀰라봉주스를 먹고 신이 나서 함께 간 남자친구에게 식당을 찾아낸 생색을 마구 내었다. 친화력 좋은 다른 테이블과 주인분과의 대화를 통해 아늑하고 세세한 인테리어를 납득하게 되었다. 목수인 오빠와 새언니가 낡은 집을 직접 고쳐 만든 곳이라나. 1인 식당인데도 음식이 크게 늦지 않게 나오고(주방에서 얼마나 고군분투하고 계실까), 친절하고 맛있다. 동네에 있는 식당이라면 1주일에 한 번씩 출석하였을 텐데요, 제주 남원읍에 있는 게 통탄스러울 따름.

*12월에 또 제주에 갈 일이 있어 한 번 더 갔다는 사실은 안비밀! 또 먹어도 또 맛있다!(두 번째에는 고등어파스타와 오디에이드도 후루룩 후루룩) 동행한 언니도 만족스러워했다. 후후.

 

 

 

이 달의 웹사이트: 디에디트(the edit)

  몇 년째 보고 있는 사이트인데 문득 들어가니 인터페이스 리뉴얼을 했다. 외부 기고가 중 소설가 김중혁이 있는 걸 보고 반가움이 증폭되어 한달음에 소개한다(자주 오시려나?). 디에디트는 직장 동료 두 명이 창업한 웹매거진이자 유튜브 채널이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미디어를 만들어낸 두 분의 케미가 좋아 깔끔한 콘텐츠에 끌려 지속적으로 방문한다. 홈페이지 사방에 못생긴 광고가 전혀 뜨지 않는다. 예나 지금이나 멋진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리뉴얼된 사이트는 제목, 저자, 한 줄 부제목이 깔끔하게 눈에 들어온다. 한 기사를 다 읽고 나면 하단에 연관 기사가 보이는 모양이 마음에 든다. 기사 상단에 해쉬태그 기능도 추가되어서, 한 기사를 읽고 마음에 들었다면 해당 글의 시리즈를 한 번에 볼 수 있다. 홈페이지 리뉴얼은 이렇게 해야지, 색깔이나 바꾸는 건 쓸데없는 짓이다.

  디에디트는 유튜브 ‘디에디트’ 채널과 ‘디에디트라이프’ 채널도 함께 운영한다. 일상템 소비요정이라면 라이프 채널이 개미지옥이 될 확률이 높다.

클릭하면 디에디트로 넘어갑니다!

 

 

이 달의 음식: 제주벨미 육포

  먼저 제주도에 간 동기가 강력 추천하여 구입해 본 육포. 다섯 가지 맛(기본/귤맛/매운맛/고소한맛/마늘맛)이 있는데 나는 고소한 기본과 코소롱이 최고였다. 질기지 않은데 적당히 달달하고 고소하다. 원재료가 제주산, 혹은 국산이라 더욱 마음에 들었다. 한 장에 6,000원인데 양에 비해 비싼 간식이긴 하지만 육포는 원래 그러니 괜찮다. 주변에 권했을 때도 반응이 뜨거웠는데, 소고기 육포를 좋아하는 분의 식감이 부족하다는 소수의견도 있었다. 흔하지 않은 제주 선물을 찾는다면 맞춤이다. 서귀포올레시장과 제주 동문시장, 협재 세 곳에 지점이 있고 두 곳에 가본 결과 지점별 차이는 없다.

아니 내 친구가 왜 여기에

 

이 달의 책: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도서관에 있는 걸 발견했지만 수상쩍어(?) 읽지 않던 와중, 늘 좋아하는 북튜버 겨울서점이 추천하는 걸 보고 바로 읽었다. 하, 독서 덕후들 세상에 많아요? 이 책 좋아하는 사람 많아요? 다들 어디 있어요!? 익명의 독서 클럽이 주축인데 다들 수상쩍은 사람이거나 혹은 예티다. 이게 제대로 굴러가는 건가 싶은데 또 나름의 감성에 절여져 완독을 하게 된다고나 할까.

  2권이 도서관에 들어오길 오매불망 기다렸고, 손에 들어오자마자 후루룩 짭짭 다 읽었다. 2권에는 무려 공공도서관 사서(그리고 사스콰치)가 나와서 기쁨이 한껏 뻐렁쳐 올랐다. 사서의 고통을 아는 분이 그리셨나요? 1권의 알 수 없는 스펙터클함은 없었지만 사서라면 신이 날 수밖에 없는 공감의 2권이라 오래간만에 개인 소장 욕구가 치솟았다. 스스로 독서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분이라면(특히 수줍은 분이라면), 읽으세요! 읽으세요! 함께 해요!

 

 

이 달의 영화: 웨스 앤더슨의 로알드 달 4부작

  2015년엔가, 로알드 달에 심취해서 이런저런 책을 다 찾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일견 괴짜 같고 한편으론 동화 같은 이야기들.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아도 재미났다는 감상만은 기억하고 있었는데 넷플릭스에서 우연히 웨스 앤더슨 영화를 발견했다. 2023년에 오픈 됐다고요! 근데 왜 저는 광고도 못 본 건데요!

  짧은 네 편의 이야기는 좋아하는 배우들(늘 반가운 랄프 파인즈와 이번에는 베네딕트 컴버배치!)이 우스운 듯 진지한 듯 채운다. 웨스 앤더슨의 세트는 이번에도 여지없이 좋았고, 화면 보는 맛에 이야기가 오잉또잉 싶어도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다. 웨스 앤더슨의 팬이 아닌 지인에게 설명하자면 “화면은 예쁘고 이야기는 괴짜 같은” 작품이랄까.

  넷플릭스가 친구들과의 공유 기능을 제한하기 시작했다는데 제한의 여파가 닿기 전 다 보려고 이틀간 최선을 다했다. 이번달 구독료는 웨스 앤더슨 영화로 충분히 벌었다. 애스터로이드 시티 이후 이렇게 빨리 신작을 볼 수 있어 즐거웠는데, 내년에 또 무엇이든 개봉했으면. 빨리빨리 뛰십쇼!

 

 

이 달의 충격: 돈을 엄청나게 썼다

  여행, 컴퓨터 수리, 공부를 위해 몇 십만 원씩 돈을 지출했다. 갑자기 지역구상품권이 추가로 풀려 최대한의 한도로 구입도 했다. 그랬더니.. 월급이 남질 않았다. 11월은 2023년 11개의 달 중 가장 저축이 적은 달이었다. 저축량이 얼마나 미미한지 충격으로 이틀을 헤어 나오지 못했다. 돈이 모으기는 힘든데 쓰기는 참 쉽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