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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Book Review]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by 푸휴푸퓨 2016.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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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발간될 때부터 읽고 싶었던 책인데 드디어 읽었다. 추리소설 작가가 이런 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쓴다기에 어떻게 썼는지 구경이나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근데 도대체 도서관에 예약이 어찌나 긴지 대학교는 대기하다가 졸업해버렸고 공공도서관은 예약 인원에 들어가지도 못하기를 몇 달이었다. 읽으면 금덩이라도 준다든? 어느날 문득 인터넷서점에서 주문해버렸다. 까짓꺼, 함 사봐!

  읽으면 눈앞에 금덩이가 나오는 건 아니지만 마음속에 금덩이만큼 기분 좋은 것이 몽글몽글 피어나기는 한다. 이 책이 출간되고 나서 책 추천 리스트에는 항상 이 책이 들어가 있었다. 옮긴이가 말했듯, 아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추천해 줄 수 있는 책이기에 그럴 것이라 짐작해 본다. 나도 갓 만들기 시작한 '주변 누구에게든 너무 좋아서 추천해주고 싶은 책 리스트 100'에 읽자마자 주저없이 넣었다. 쉽고 가볍지만 얕보지 못할 책이다.

  세 명의 좀도둑이 어느 잡화점에 숨어들었다가 몇 십년 전의 고민상담 편지를 받게 되어 일어나는 이야기- 라는 건 검색하면 금방 나오는 이야기니까 줄거리 요약은 그만두겠다. 읽으면서 눈을 뗼 수가 없었고, 한 순간도 지겹지 않았고, 다 읽고 앞으로 넘겨 다시 읽어보고, 이 책을 읽기를 잘 했다고 생각했다. 이 이야기가 진행되려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아마 사람에 대한 믿음일 것이다. 많은 고민 상담자의 근간이 되는 환광원을 세운 여자, 누나의 뜻을 이어 환광원을 지키는 남자, 그리고 여자를 사랑했지만 자신과의 관계를 포기한 여자에게 진심으로 잘했다고 말해줄 수 있는 착한, 그래서 타인의 가벼운 고민도 쉬이 넘기지 못하는 할아버지가 된 남자. 이 세 명이 없었더라면 이들에게 영향을 받아 삶을 살아가게 되는 사람들과 새로이 고민 상담을 시작하는 세 명의 젊은이가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인간에 대한 애정은 받은 만큼 돌려줄 수 밖에 없는 것이어서 애정을 받은 기억이 있다면 그것이 아무리 작더라도 삶의 원동력이 될 수 밖에 없다. 지금 이 현세에 살아가는 모든 이는 누군가에게서 애정을 받은 적이 반드시 있을 거라고 감히 말해본다. 이 잡화점에서 일어나는 기적은 등장 인물들에게는 과거와 미래의 시간이 교차하는 기적이지만 그 오랜 시간 켜켜이 쌓여 온 수많은 사람들의 애정을 짧은 한 권의 책에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독자들에게도 기적이지 않나, 하고 괜히 감상적인 생각이 든다. 책이 워낙 그러다보니까, 옮았다!

  이 이야기가 나에게 더욱 고마운 것은 마지막 편지를 통해 나도 위안을 받았기 때문이다. 백지인 지도를 들고 가는 어린 아이처럼 나도 지금 어디로 가야할 지 전혀 모르겠지만, 그것이 어느 것이든 할 수 있다는 희망이라는 말에 쓴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그래도 고맙다. 끝까지 삶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든든한 일이다. 그 믿음에 반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마음을 단단히 해 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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