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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Book Review] 어쩌다 이런 가족 - 전아리

by 푸휴푸퓨 2016.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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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북스에서 또 책을 두 권 보내주었다. 다산북스 한 권, 다산 3.0 한 권. 지난 번 책도 '놀'이라는 출판사 명을 달고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다산북스는 임프린트가 많은가보다. '다산북스'라는 이름이 가진 힘이 꽤 크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보다는 새로운 이름이 주는 신선함이 더 좋았나보지? 마케팅 전문가들이 고심해서 내린 결정일테니 뭐 깊은 뜻이 있으리라고 짐작해본다. 앞으로 새로운 이름들이 쌓아갈 일들을 생각해서 투자한 걸 수도 있겠지!


  오늘 리뷰할 책은 '어쩌다 이런 가족'이다. 솔직히 이 책의 첫 인상이 썩 좋았던 건 아니다. 우선 앞 표지의 일러스트가, 이런 그림체가 많이 있다는 건 아는데, 나는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그림체라서 말이다. 묘하게 왜곡시키면서도 또 사실적인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 느낌이 예뻐 보이지 않아서 우선 이런 그림이 있는 책은 바로 집어들지는 않는다. 글쎄, 일단 봐야 아는거라 생각하고 뒤로 넘기는데 뒷표지 줄거리 소개는 또 왜이리 자극적인지. 물론 내용에 없는 말을 한 건 아닌데... 그래 뭐 맞는 말이고 중요한 소재니 넣을 수도 있는데... 시선을 확 끄는 것에 주목하지 뭔가 의미있는 것 같지가 않다. 또 글쎄, 일단.. 봐야 아는 거겠지.


  작가 소개를 읽다가 눈이 번쩍 뜨였다. '김종욱 찾기'를 쓴 작가라고 쓰여있었거든. 표지야 그냥 나의 취향인거고 내용이 읽을 재미가 있겠다 싶어 바로 기분이 좋아졌다(김종욱 찾기를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놀라울 정도의 신뢰감 상승이다). 목차를 보니 여러 인물의 시점을 돌아가며 전개하는 방식인데 그것도 좋아한다.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정말.


  결론부터 말하자면 좀 많이 허술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20년 이상을 유지해 온 한 가족의 습관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는 일이라던가, 여자를 위해 2년을 집 밖으로 나오지 않은 남자라는 설정이나, 집을 탈출하기 위해 엄청난 계획을 세워 두었을 것 같았던 인물이 금방 가족 내로 들어올 생각을 한다거나, 다시 돌아보니 심지어 계획조차 형편 없는 것 같고, 대꾸하지 않는 비밀의 말상대가 필요해서 누군가를 20년 이상 의식불명(식물인간인지 뇌사인지 정확한 설정이 없는 듯 하다- 식물인간이라면 언제든 깨어날 가능성이 있기에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는건데 그 부분이 명확치 않아서 또 불만이었다)상태로 붙잡아 두는 거라던가. 후, 이건 가족 내에서만의 설정이고 가족 외 인물의 설정도 기가 막힌다. 가족이 죽어도 순식간에 용서하기, 왜냐하면 은혜를 입었으니까, 사실 그 은혜로 또 20년동안 온갖 일 다 해야 했기는 한데 그래도 고마우니까, 라니. 성인군자가 따로 없다. 그러니까 모든 설정과 내용 전개 중 단 한 가지도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었다. 마지막에 아저씨가 딸 동영상을 열어보는 것까지. 그걸 왜 봐! 변태같다고!


  보통 이렇게 쓰고 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어야 할 장점들을 꼽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책들은 그것을 읽어야 할 매력들을 가지고 잇으니까. 그런데 이 소설에서는 그 매력이 뭔지 아직 잘 모르겠다. 하다못해 엄청 조금 나오는 인물 하나가 마력을 가지고 있어서 그 사람이 나오는 장면을 찾느라 몹시 바쁘다는 말도 못하겠다. 그냥 아이디어는 참 좋은데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힘이 별로 없었다고 할까... 그렇다고 할까보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잘 풀어냈으면 흥미로운 이야기가 되었을거다. '고령화 가족'정도의 퀄리티를 가지고 있었다면 꽤 많이 알려질 수도 있었을 것 같은 느낌이다. 다시 한 번 아쉽다는 말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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