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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서른] 5. 할까 말까 했지만 하길 잘했던 시도는 무엇인가요?

by 푸휴푸퓨 2021.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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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감정이 솔직하지 못한 사람이었어요. 속상한 일이 있어도 먼저 알아주길, 배려해 준 마음도 알아서 알아차려주길 원했어요. 그렇게 별 말하지 않아도 저를 다 아는 사람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생각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제가 쿨해 보인다는 생각이 섞여있었습니다. 유치하게도요.

  그러다 진심을 아무렇지 않게 드러내는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났습니다. 좋으면 좋다, 서운하면 서운하다고 가감없이 말해주는 사람이었어요. 이런 상대에게 저 혼자 마음을 감춰봐야 속상한 일만 늘어나더라고요. 진심을 말하지 않고 과한 배려를 한 후 알아주지 못하는 상대에게 서운해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이게 무슨 속좁은 일인지. 쿨한 연인이 되고 싶으면서 남자친구에게 자꾸 수수께끼를 풀으라 요구하는 사람이 되고 싶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억지로 말하기 시작했어요.

  속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하면서 저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면 상대가 못나게 생각하진 않을까 걱정했단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버려지기 싫어서 감추고 있었던 거예요. 하지만 힘겹게 말한 제 진심을 남자친구는 넉넉하게 품어주었습니다. 여전히 저는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샘솟곤 해요. 하지만 그 잠깐의 망설임을 깨고 좋건 싫건 말을 하죠. 서로 속마음은 다르지 않을까, 서운하지 않을까 하는 계산을 전혀 하지 않아도 되는 지금의 관계가 너무나 만족스럽습니다. 제게 말하는 법을 알려준 상대에게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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