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이나 블로그를 멈춰뒀다가 갑자기 나타난다. 짧은 글이 대세인 시대에 줄줄이 줄줄 끼적이는 게 영 구시대 인간 같다는 기분이 들어서 말이야. 그래도 나를 위해서 기록을 멈추지는 말아야 하니까, 내 글 중 가장 요약본인 월간 시리즈라도 적어본다. 잘 지냈다 이 말이에요.
이 달의 책: 박서련 ‘카카듀’
박서련 작가의 ‘체공녀 강주룡’을 읽고 새로운 세대의 작가들이 약진하는구나 싶어 기뻤던 때가 있었다. 주변에 추천도 많이 했지. 이후 박서련 작가의 모든 작품을 읽었는데 ‘강주룡’ 같은 느낌을 주는 작품은 없어 아쉬웠던 차, 오래간만에 역사소설을 다시 내주셨지 뭐야!
어딘가 나사가 하나 빠진 주인공과 그를 잘 활용하는 꼿꼿한 여자 인물, 특징적인 시대상까지 두루 잘 활용한 작품이다. 계속 이런 작품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달의 채널: 청년만물트럭
어쩌다 이런 채널을 발견했느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다. 가끔 다큐멘터리를 보는데 인간극장이 알고리즘에 끼더니 만물트럭 세 가족 이야기까지 나오지 뭐야. 댓글을 읽다 급기야 출연자 본인의 채널을 발견해 보기 시작했는데 구경하는 맛이 쏠쏠하다.
내향인인 내가 하기에는 극단적으로 힘들어 보이는 낯선 사람과의 끊임없는 조우. 붙임성과 능청, 여간해서는 따라잡을 수 없는 성실함과 인간미가 멋지다. 화면으로 장사를 구경하노라면 생존력이란 이런 것인가 싶고, 영업력이란 이런 것인가 싶고, 자기 계발이란 이런 것인가 싶다. 인생을 멋지게 꾸려가는 사람을 끊임없이 알 수 있다는 게 유튜브의 엄청난 장점. 당분간 열심히 시청할 생각이다.
이 달의 음식: 대추야자
두바이를 경유해 여행 다녀온 동료가 사 온 대추야자. 피스타치오가 끼워져 있는 버전이었는데 대추를 싫어함에도 흡족한 맛이었다. 곶감보다 담백하게 달면서도 견과류 덕에 고소하니 맛있더라고. 요거트에 넣어 먹으면 맛있다는 추천도 들었고, 견과류와 크림치즈를 넣은 대추말이처럼 대추야자말이도 훌륭하겠다고 생각했다.
두바이몰의 대추야자 덕에 신혼여행지로 두바이를 고려했다면 과할까요. 그만큼 대추야자가 제 마음을 사로잡았는데요, 다만 서너 개에 200칼로리쯤 하니 섭취는 자중해야 하겠습니다.
이 달의 게임: 꼬맨틀
‘민음사TV’를 보다 김민경 편집자가 즐긴다는 꿀잼 게임을 발견했다. 그날의 단어를 맞추는 게임이다. 단어는 완전히 무작위로 선정된다. 아무 단어나 넣으면 그 날의 단어와의 유사도를 알려주는데, 1000위 내의 단어는 순위도 알려준다. 랜덤 게임으로 아무 말이나 넣다 우연찮게 1000위 내의 단어가 나오면 그때부터 집중한다.
어느 날은 1000개 이상의 단어를 넣고 간신히 맞추었고, 어느 날은 100개만 넣고도 산뜻하게 맞췄다. ‘충성심’은 5위면서 ‘충성’은 1000위에도 들지 못하는 까다로운 게임이지만 맞추면 뿌듯함이 흩날린다. 다양한 단어를 떠올리게 하고 깔끔하게 몰두할 수 있다는 점이 즐거운 게임. 책이나 문장, 단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강력 추천한다.
이 달의 전자기기: 버즈2프로
2019년에 구입했던 버즈의 오른쪽 이어폰이 소리가 작아졌다. 처음에는 내 청력에 이상이 생겼나 하고 깜짝 놀랐지. 오래간만에 집에 들른 언니와 이어폰에 대한 담소를 나누던 차, 마침 형부가 새 이어폰을 사서 버즈2프로 화이트를 중고로 팔 생각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헉, 저한테 파세요! 무려 5만 원에 새것 같은 이어폰을 받았는데, 당근마켓을 검색해 보니 말도 안 되게 싸게 받은 수준이다(흑흑). 5년 만에 생긴 새 이어폰을 끼니 그간의 기술 발전이 여실히 느껴졌다. 노이즈 캔슬링은 물론이오 전화할 때 상대가 듣는 음질도 훨씬 좋은 것 같은 기분. 또 5년쯤 잘 써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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