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1 2020.10.22. 발을 잡아끄는 뻘밭같은 이 무의욕의 세계 밀린 일기를 적어본다. 이걸 적는 것조차 며칠이 걸렸다. 참나. 1. 힘들 때 징징거렸으니 좋을 때도 무언가 적어야 마땅하다. 신이 나서 뭐든 써내릴 만도 한데 딱히 그렇지가 않다. 그렇지가 않은 상태가 3주는 지났다. 이상하다. 쓰고 싶거나 읽고 싶은 게 없다. 승진을 했다. 차례로 시켜주는 일, 일렬로 서 있는 줄 안에서 내가 어디쯤에 있는지 잘 알게 되었다. 특별히 놀라운 일은 아니었으나 전혀 동요하지 않을 일도 아니었다. 많은 축하를 받았다. 한 걸음 떼고 나니 내가 얼마나 부질없는 걸음에 목을 매고 있었는지 알았다. 그저 이름만 살짝 바뀔 일에 나는 무엇이고 이루어내기를 원하며 근 1년을 쏟아부었다. 쏟아진 시간이 아깝고 엎어진 마음이 분하다. 고작 이것 때문에, 이것 때문에.. 회사에 흥미를 .. 2020. 10.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