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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5

2020.11.30. 11월의 마지막 날에 #1 코로나 2+α단계의 건 코로나로 거리두기가 정말 이상하게 격상됐다. 총 3단계가 5단계 되더니 이제는 내심 10단계로 나눠두었는지 오늘 밤 0시부터 2.37단계라는 발표가 났다. 알파가 뭡니까. 그냥 아무 숫자나 가져다 쓰면 될 것을. 집-회사만 반복하는 데다 원래도 9시 이후 외출은 잘 안 해서 딱히 일상에 변화는 없다. 헬스클럽 사용이 계속 가능한지 정도가 궁금하다. 집 앞 헬스클럽은 4개의 매장이 있는 체인이다. 2단계가 되고 나서 주택가에 있는 2곳은 별 문제가 없었지만 사무실 구역에 있는 2곳은 방문자가 10% 수준으로 줄었다고 했다. 회사 근처에서 샤워를 할 수 없다면 당연히 갈 수 없겠지. 나를 가르치는 PT선생님은 25살의 젊은 청년인데, 저녁 6시부터 11시까지 PT 수업을 진행한다.. 2020. 11. 30.
2020.11월 제주여행기 거리두기가 2단계로 올라가는 이 시점에 여행기라니 좀 면목없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꽤나 큰 추억이 될 여행이었던지라 기록을 남긴다. 카페와 식당에 거의 가지 않고 숙소에서 (신나게) 놀았다고 소심하게 변명해본다. 이번 여행 최고의 성취는 역시 한라산 등반이다. 친구의 제안에 무작정 간다를 외치고 뒤늦게야 왕복 19.2km라는 비극적 소식을 들었다. 가장 쉬운 코스라고는 해도 그렇지, 그냥 걸어도 20km는 힘들다고! 서른을 맞이하는 큰 이벤트라고 여기저기 말했더니 포기할 수도 없었다. 그렇지만 말이야. 조난에 대비해 신분증을 챙겨야 한다며 징징대는 순간에도 어쩐지 마음이 설렜던 게 사실이라 성판악 주차장에 무려 새벽 5시 50분에 도착했다. 공식 홈페이지에 4시간 30분이 소요된다고 나와 있는 코스를 4.. 2020. 11. 23.
물건 버리기 100일 챌린지 4: 심플하게 살아가는 풍요로움에 대하여 *심플하게 살아가는 풍요로움: 이나가키 에미코, 먹고 산다는 것에 대하여에서 발췌 굳이 언급하지 않았지만 처음 미니멀리즘에 관심이 생긴 이유는 외할아버지와 친할머니의 유품 정리 때문이었다. 소유자가 사라지자 처분하기 애매한 물건이 가득 생겼다. 그나마도 자식이 많아 힘이 모였지만 혹여 내가 아이를 낳지 않는다면 내 짐을 치워줄 사람은 없을 테다. 누군지 모를 남은 사람이 써야 할 시간과 노력이 미안했다. 가지고 있는 물건의 가치는 대부분 자신만이 알 수 있다. 여행길에서 산 기념품, 몇 번이나 읽은 책, 소중한 사람에게 받은 편지와 추억의 사진 등은 그 물건을 손에 넣게 된 과정이나 그것을 얻기 위해 지불한 대가, 물건에 얽힌 사연에 대한 기억이 물건의 가치를 실제 이상으로 높인다. 따라서 물건은 기억해.. 2020. 11. 20.
2020.11.17. 밥을 먹는다 식욕을 돌이켜 생각한다. 먹고 싶은게 많았다. 배가 고픈 느낌이 싫었다. 배고플 겨를이 별로 없었던 것도 같다. 음식은 늘 넉넉히 시켰고 배가 부르고도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멈췄다. 식(食)은 곧 노곤해지는 길이자 살이 찌는 통로였다. 운동을 시작했다. 못하는 운동을 낑낑대며 하다보면 먹은 음식이 넘어오려 할 때가 있었다. 나도 모르게 가볍게 먹었다. 세 끼니가 조금씩 변했다. 취향이 달라지기도 해서 산뜻한 식단이 생각만큼 괴롭지 않았다. 가벼울 때까지만 먹는 것에 대해 겨우 한 걸음씩 배웠다. 여전히 배우고 있다. 숨이 차오를 때 몸을 통제하는 법을 느낀다. 숨이 찬 상태는 늘 고통이기만 했는데. 20대 초반의 나는 왜 들숨과 날숨으로 리듬타는 법을 깨우치지 못했을까. 숨이 차도 숨을 쉴 수 있음을 이.. 2020. 11. 17.
2020.11.12. 외로움은 견디기 힘든 두려움을 유발한다 나는 향에 민감하고, 향이 나는 제품을 좋아한다. 짐이 되니 들고 다니기를 점점 싫어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마음이 동해. 쓰지 않는 파우치 속 물건들을 빼고 향기 나는 제품을 넣어볼까. 초라하지 않게 다니려면 하나씩 주변을 바꿔내야 한다. 삶에 가끔은 신선한 환기를 줘야하나 보다. 2020. 1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