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어떻게 말을 해야 할까
블로그에 부정적인 내용을 쓰는 건 어려웁다
세줄 요약부터 냅다 갈기자면
1. 지연언니는 홍아센 천장을 뚫어!!
2. 외모도 능력이다 근데 그것만 능력이면 조금 초라할 수 있다
3. 연출은 호불호가 있겠으나 내 취향은 아니었다
...
(여기까지만 읽으셔도 됩니다^^..)
밑장을 깔았으니 이제 속 시원하게 입을 턴다
소설 파과를 몹시 좋아해서
뮤지컬 소식 듣자마자 흥분했다
근데 원하는 배우 조합의 공연이 몇 회 없더라고요?
이럴 땐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된다
과감히 1층은 포기하고 2층 1열 중앙으로 갔다
내가 원했던 조합은 차지연*ㄱbㅈㅐ욳 배우
(처음으로 시도해 보는 검색방지..)
내가 생각한 투우의 이미지와
남배우의 이미지가 너무 착붙인데다
차지연 언니.. 제가 언니 좋아한 지 10년이 넘었자나요
예매에 성공하고 공연을 보기까지 두 달간
얼마나 신나게 기다렸는지 몰라
(내적땐스 가보자고)
다만 홍아센에서의 관람은 처음이었기에
공연장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그리고 벤자민의 걱정은 현실이 된다(?)
남배우의 첫 솔로로 공연이 시작되자마자 알았지..
이 공연장 음향이 큰일이라는 걸...
소리가 영 들쑥날쑥하고
대사를 알아듣기 쉽지 않아
음향 때문에 오늘 공연 쉽지 않겠다고 느꼈다
다음 넘버도 연달아 같은 느낌을 받아
공연장이 정말 큰일이로구나 싶었는데
그랬는데 말이죠
세 번째로 지연언니가 드디어 나왔는데요
...?
음향.. 아무 문제없는데..?
넘.. 잘 들리는데..?
다른 공연장에서 노래하나..?
파과는
뮤지컬 경험이 적은 남자 배우님의
불안한 노래 실력 덕에 극에 전혀 몰입이 되지 않았고
역할이 역할이니만큼 중간중간
치명적인.. 뇌쇄적인.. 느낌이 들어야 하는데
그것도 노래를 잘해야 몰입이 되지
노래하실까 봐 마음이 불안한데 어케 빠져드냐고요!
주인공이 노래를 안 부르길 바라게 되는 공연은 대체 뭔지ㅜ
내 마음을 알 수 없는 허탈한 공연이었다
하지만 배우가 어떤 캐릭터에 어울리는 외모를 지녀서
노래나 다른 여타의 재능이 모두 조금 부족하더라도
꼭 캐스팅하고 싶은 사람이 된다면 그건 그것대로 능력이겠지
나도 외모가 찰떡이라 티켓팅을 했으니
뭐... 불만은 없습니다
이런 투우도 있는 거겠지
노래 조금은 부족할 수도 있따고 예상하고
이해하는 마음으로 갔는데.. 갔는데.. 갔단 말이야..
(이 정도일 줄은..)
차지연 배우는 노래 연기 모두 나무랄 데 없었고
액션 연기도 훌륭했다
65세 어른의 외로운 마음이 느껴져서
독신으로 늙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확 올라왔음
아무튼.. 차배우님은 차배우가 차배우 했다
더불어 공연은 연극적인, 만화적인 연출이 돋보였는데
음.. 배우에 대한 불만이 없었다면 연출을 좀 더
호의적으로 볼 수 있었을까 모르겠지만
가뜩이나 산란한 마음에
연출이 몰입을 도와주는 느낌은.. 딱히..
그리고 넘버들이 마음을 빼앗지 못하더라고
조금 잉? 스러운 노래들도 있었다
예를 들어 방역업체 제로 노래가 극의 서두를 여는데
내가 생각한 파과의 분위기랑 너무 안 맞아서 당황스러울 정도ㅇㅅaㅇ
나레이션이나 만화 같은 미디어 아트 연출 뭐 영 나쁘진 않았는데요
좋다고 말하기는 뭣해서.. 네.. 호불호가 있겠다고 정리해 봅니다
여하간
기대 만발 파과였는데
그랬는데...
그래도
지연언니는 홍아센 천장을 뚫어!!
p.s. 음향에 대한 걱정과 깨달음의 과정은 같이 공연을 보러 간 지인도 똑같이 느꼈다고..
(인터미션 시작하자마자 내 마음 같은 내용 핸드폰에 몰래 적어서 보여주는데 빵 터져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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