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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2024.4.30. 굴러 굴러 굴러라 굴러라 바윗똘

by 푸휴푸퓨 2024.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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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레 멈추지 않기가 어려운 건 소심한 제 탓이겠죠

  경복궁에서 공연을 보았다. 궁중문화축전이라는 행사 덕이었는데, 이런 행사가 있는 건 좋은 일이다. 나라의 복지가 느껴지는 기분이지. 깜깜한 밤에 궁궐에 있으면 기분이 호사스럽다. 100년 전이라면 궁궐은 커녕 사대문 안에도 못 왔을지 모르는데, 시대를 잘 타고났단 말이야.

  공연을 보기 전 저녁을 먹기 위해 카페 이마에 갔다. 이마는 일민미술관 1층에 있는 카페인데, 늘 밖에서 지나가기만 했지 문을 연 건 처음이었다. 일민미술관은 이름은 알면서 평생 한 번도 구경하지 않은 곳이다. 대학생 때 옛날 건물이 좋아서 안에 들어가보고 싶다고 생각한 게 뚜렷이 기억난다. 미술관은 모르겠고 카페에 앉아 멋을 부리고 싶었는데, 갤러리 카페니 혹시나 비쌀까봐 문을 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안타깝다. 돈이 없지도 않았으면서 커피가 얼마나 한다고 지레 지나치기만 했을까. 대학생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카페의 16,500원짜리 함박스테이크는 평범했다. 한 번 먹어보았다는 데 의의가 있던 맛.

대학생 때 먹어봐도 됐을텐데

 

 

2. 큰 돌 옆에 더 큰 돌이 올 수도 있고 돌이 쉽게 쪼개질 수도 있지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별 생각없이 했던 행동이 커다란 돌덩이가 되어 굴러올 때가 있다. 엄마가 지난 몇 년 언니와 나에게 맡겼던 것이 문제가 될 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엄마가 속상해하시는 모습을 보니 할 말이 없었다. 인생사 흘러가는 대로 사는 법. 지금은 이게 커다래 보이지만 더 큰 일이 생기면 아무 것도 아닌 일이 되겠지. 어쨌거나 해결책이 없는 일은 없다. 해결책을 고민하다 머리에 쥐가 나서 조금 쉬어야겠다고 결심한 한 주.

 

 

3. 네가 견디는 시간을 나도 지켜보는 시간

  하고 싶은 대로 살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지금이 조선시대였다면 높은 신분이 필요했을 테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신분이다. 너와 통화하는데 돈을 생각하느라 치미는 짜증을 표현하지 못한 네가 절절히 느껴졌다. 차마 너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살라고 말하지 못했다. 쪼대로 사는 건 철이 없는 일일까. 혹은 참고 사는 건 돈 앞에 굴복한 일일까. 이런 고민을 하지 않으려면 힘이 있어야 하고, 힘은 내가 모은 돈에서 나온다. 너는 요즘 그것을 깨닫는 시간 속에 있다.

 

 

4. 욕심은 순간이고 절제는 영영이다  

  지난주는 부모님이 3박4일 여행을 가셔서 내내 혼자 있었다. 거실 TV를 차지했는데, TV로 유튜브를 보니까 편하고 좋더라고. TV 욕심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욕구가 스물스물 올라와서 놀랐다. 편리함을 따라가기란 이렇게 쉽구나. 맥시멀이 되지 않으려면 무엇을 쳐내야 하는지 잘 생각해야 한다. 현명한 판단이 필요할 2024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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