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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이게 왜 또 책 이야기로 넘어가는지는 나도 모른다

by 푸휴푸퓨 2016.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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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한 메밀차를 한 잔 옆에 두고 자리를 잡고 앉은 참이다. 이러다가는 블로그에 글을 한 편도 올리지 않을 것 같아! 누가 검사하는 것도 아닌데 블로그에는 잘 쓴 글을 올려야 할 것만 같다. 오늘은 글이 잘 나올 느낌이 아냐, 하며 차일피일 미루다보면 아예 글은 올라가지 않고... 그럼 블로그는 폐쇄되겠지.... 그럼 나는 또 으엉엉 나의 게으름이 이렇게 만들었어... 할 것이 아니냐!

  그래서 잘 쓰거나 말거나 그냥 쓴다. 됐어! 언제 잘 쓴 적이 있었는지! 사실 요즈음의 근황 쪽에 글을 올리지 못하는 건 제대로 된 근황이 없다거나, 근황을 쓰고 싶지 않다거나, 하는 것 중의 하나다. 그냥 생각을 정리하고 싶기조차 하지 않은 요즘이다. 시간은 가고, 포근하기는 한데, 언제까지 이럴 수 있을지 모르겠어.

  신년 계획을 세웠다. 작년에는 잡다하게 세워서인지 한 열 개 정도? 너무 많았고, 다섯개도 채 못 이룬 것 같다. 간절히 이루겠다고 애쓴 것도 없었으니 나의 잘못이렸다. 여하튼 작년을 반면교사삼아 올해에는 간촐하게 건강과 관련된 것 한 개, 책과 관련된 것 두 개를 적어 두었다. 게다가 한 해의 계획이 꼭 뭐 연초에 세우란 법 있나! 6월에 쓰고 12월까지 지켜도 나름 올해의 계획이기에, 요번에는 그렇게 차근차근 세워보기로 했다.

  책과 관련된 두 개의 목표 중 첫 번째는, 책 80권 이상 읽기! 사실 80권은 어려운 목표도 아니고, 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쓴 것도 아니다. 기실 나는 책을 너무 읽어서 다른 활동적인 일을 하지 않는 것 같아 걱정이 드는 참이기도 하기에 책을 많이 읽을 목표는 세울 필요도 없다. 그래서 너무 많이 보지는 말고 80권만 보자, 책 말고 다른 활동적인 취미도 하나 찾아 보자,하는 것이 나의 목표. 2015년에도, 2013년에도 이렇게 세웠었는데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ㅋㅋㅋㅋㅋㅋㅋ). 작년에는 5월까지 읽은 책 목록을 쓰다가 90권을 훌쩍 넘겨서 지겨워서 목록도 쓰지 않았다. 그렇다고 많이 읽으면 실패라고 할 수도 없으니까, 열린 목표인 셈이다. 올 해는 어찌 되려나.

  두 번째 목표는 바로 블로그에 리뷰 40개 이상 쓰기다. 구체적으로는 한 달에 4개 이상 쓰자고 생각했는데, 뭐 바쁜 달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총 합해서 40개 정도로 퉁쳐본다. 리뷰를 쓴다고 썼는데 총 갯수를 보면 한심하거든. 생각보다 많이 안쌓인다. 수백권의 책에 대한 나의 생각이 담겨 있으면 좋겠소!

  책을 읽으면서 모든 책을 리뷰를 쓰고 싶은 건 아니다. 너무 가볍게 읽어서 쓰고 싶지 않은 책들이 있고-대표적인게 일본 추리 문학- 읽다보니 딱히 별 생각이 들지 않거나 그냥 '아, 그렇구나'하고 넘어가는 책들이 있다-일반화할 순 없지만 나에겐 한국 소설이 좀 그렇다-. 물론 읽다가 포기하는 책들도 있고 너무 비슷한 류의 책을 많이 읽은 것 같아서 쓰기 싫은 것도 있다. 시대의 핫이슈인 것 같은 책도 쓰지 않는다. 이래서 싫고, 저래서 안하고, 하다보면 쓸 책이 많이 남지도 않는데 그 와중에 또 게으름을 피우거나 '뭐라고 써야 하나'라고 대강 구상만 머릿속에서 며칠을 하다보면 구상이 아니라 까먹음의 단계로 넘어간다. 그렇다! 내가 이렇다!

   이상하다. 근황을 쓰려다가 또 책 얘기를 하고 있다. 왜 이런지는 모르겠다. 내 근황은 그냥 책인가보다. 일을 마쳤고, 시간을 보내고 있고, 시간을 보내는 방법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책을 읽는 것이다. 그래서 읽고 있다. 시간이 쌓이면 언젠가는 길이 보이겠거니 하며. 실낱같은 것들을 찾아보는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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