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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Book Review] 아주 사적인 독서 - 이현우

by 푸휴푸퓨 2016.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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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을 아는 고전 말고, 제대로 읽은 고전이 얼마나 되느냐고 누가 묻는다면 나는 꿀먹은 벙어리가 될 것이다. 솔직히 고전을 제대로 읽은 것이 있기는 한가? 수사적인게 아니라 정말 열 손가락으로 충분히 셀 수 있을 것 같다. 민음사 책 몇 권, 열린책들 책 두어권 정도 읽었다는 조작같은 기억이 살짝 있다. 나는 고전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고전에 관심이 없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단연 '지루하다'는 이미지 때문이다. '이미지'라고 말할 게 아니라 정말로 지루하다. 한 권씩 읽어 나가려고 몇 차례 시도했다가 실패했으니까 이건 사실이지! 정확하게는 '읽어보려 했다-지루하다-지루한데 왜 읽고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전도 이야기일 뿐이다'의 단계를 몇 번 반복했다. 지금은 고전이라 불리지만 당대에는 문제 도서였던 것들도 많잖아. 더불어 나는 고전이란 삶의 근본적인 물음을 제기하는 것들이라 생각하는데, 그러한 물음을 이야기가 넘치는 요즘 세상에는 고전이 아닌 많은 이야기가 제기하고 있단 말이야. 그럼 재밌는 물음을 찾아가는 것이 뭐가 그리 나쁜가!

 

  여기까지가 고전을 외면한 나의 변명이자 항변이 되겠다. 고전을 읽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그 시간에 다른 책을 읽고 싶다는 욕망을 누를 길이 없는 나는 고전 읽기는 당분간 포기할 것 같다. 하지만 고전의 정!말! 매력적인 포인트가 하나 있다면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는 것! 사실 읽지 않아도 파생된 텍스트를 읽다보면 원문의 줄거리 정도는 파악하기 쉽고, 그럼 그 줄거리나 이야기, 상징을 어떻게 들 해석하는지 보는 것이 쏠쏠한 재미다. 그래서 나는 원문은 안읽는 주제에 이런 책은 좋아한다.

 

  요 책은 서민 작가의 책에서 나왔던 책으로 잘 메모해 두었다가 찾아 읽었다. 흠, 재미지다. 몇 가지 고전에 나오는 욕망들과 그에 관한 인간의 모습들을 풀어내고 정리한다. 좋다. 인간은 정말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는데 고전이 그것들을 콕콕 집어낸 건 정말 맞다. 그것들을 이렇게나 재미있게 풀어 이야기해 주시다니, 친절해요! 강의를 바탕으로 쓴 책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강의라면 정말 들을 맛이 날 듯 싶다. 아마 수강생이었다면 미리 원문도 읽어 갔겠지.

 

  딱히 이유는 없는데 나는 '주홍 글씨'부분이 좋았다. 내가 원문을 좋아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나도 결국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보다는 육체와 정신의 조화, 때로는 육체가 정신을 지배한다 쪽이거든. 인간에게 어떤 길이 있는지, 주홍 글씨는 정말 주홍 글씨인지, 정말 죄를 지은 사람은 누구인지, 그런 것들 말이야. 아무래도 원문이 좋아해서 그런가보다. 그렇습니다. 이 분의 설명도 쏙쏙 들어왔다.

 

  글을 마치면서 마지막으로 하나 쓰고 싶은 것이 있다. 솔직히 나는 왜 이 책의 제목이 '아주 사적인 독서'인지에 대한 물음을 못 풀었다. 사적인 욕망들이어서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추측은 하지만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누구 아는 사람 어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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