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서에는 유난히 관심이 없는 나인데 어쩌다가 자기계발서가 주로 나오는 출판사의 서포터즈를 하게 되었다. 평소에 좋게 생각하던 부키! 여러가지 책이 나오는 걸 알지만 어릴적에 읽었던 '사서가 생각하는 사서'덕분에 좋아한다(그 직업 시리즈는 전반적으로 다 좋아했다). 정보를 얻기 어려웠던 10대 시절에 그나마 현업에 있던 이들의 인터뷰를 읽을 수 있었지. 딱 그 나이에 좋은 책이었다. 그래서 여하간 자주 읽지 않았던 자기계발서지만, 부키라서 신청했다는거야.
이 책은 자기 계발서이긴 하지만 하나의 주제를 엄청나게 받아들이기 쉽게 써준 심리학 책 같기도 하다. "문제의 함정에 빠진 사람들을 위한 창의력 처방". 그래서 처방이 뭔데요, 저자 선생님? 처방은 딱 하나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유명한 말이기에 이 말만 해도 무슨 뜻인지 알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말라는 건 결국 문제를 해결하고 싶으면 문제를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을 맹신하기 보다는 당신의 기준을 찾아라. 무작정 문제에 집중해 끝까지 노력하는 것만큼 좋지 않은 해결책은 없다(아니, 이렇게 하면서 평생 살아왔다구요!). 눈앞의 마시멜로가 아니라 그 너머의 것들을 보아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좋았던 말, 탈선하라!!
유별난 해답이 있는 책은 아니었지만,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답이 있는 책은 맞았다. 항상 고지곧대로 사는게 답이라는 생각이 흔들린 건 "세상에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는 것을 깨우쳤을 때였다. 그렇지만 관성은 무서운 습관이라 나는 여전히 몰두하고 매달려서 일을 해결하려고 한다. 다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예전에는 그것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했고, 지금은 어쩐지 의구심이 살짝 올라올 뿐. 나 잘하고 있나?
살다보면 휴식도, 주변을 둘러보는 시간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은 '갑돌이와 을돌이의 도끼 갈기'란 옛날 이야기만 알아도(절대 저런 제목이 아니다ㅋㅋㅋ 하지만 어쩐지 모두가 제목만 봐도 내용을 떠올릴 것 같아) 당연히 아는 얘기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죽도록 어려운 사람이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내가 너무 지친게 느껴진다면, 한 번 쯤 내 방식이 틀렸다는 걸 인정해봐도 좋다. 사실 이미 인정했고, 바꾸려고 하는데 몸도 마음도 말을 안 들을 뿐이긴 해.
뭐랄까, 나에겐 다정한 말투로 생각을 바꿔보라 권해주는 책이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풀리지 않거나 끝이 없다고 느껴지는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훑어봐도 좋을 것 같다. 부담을 느끼지 않게 해 주는 책이라 고민이 있어도 책장이 잘 넘어갈거다. 읽고 나면 어쩐지 "그래, 문제를 해결하려면 일단 좀 쉬란 말이지, 그게 해답이래 아싸" 같은 기분이 들 수도 있다(그래, 내 얘기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주거나, 힘든 상황에 휴식을 권해 주거나, 어쨌거나 마음을 편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건 마찬가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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