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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2016.06.26

by 푸휴푸퓨 2016.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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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에서 본 걸로 기억한다. 정확히 누구였는지, 어떤 단어를 써서 표현했는지도 잘 모르겠다. '연애를 한다는 것은 단순히 한 사람을 사귀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새로운 세계가 나에게 다가오는 것이다'란 요지만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사람을 만난다는 건 그 사람의 세계 전부를 만나는 일이다.


  나는 저 이야기가 비단 연애에만 국한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연애를 하면 좀 더 깊이 상대의 세계에 발을 들이겠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만남은 새로운 세계와의 조우라고 본다. 특히나 상대를 좋아하게 -인간 대 인간으로써 말이다- 되면 그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호감은 바로 급상승한다. 


  문제는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기가 쉽지 않다는 거다. 주변의 말을 들어보면 아마 나이가 들 수록 더할 듯 싶다. 이 지점에서 나는 최근의 내가 억세게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는데,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이들을 만나 하루 종일 시간을 공유하게 되면서 좋아진 사람이 너무나 많아졌기에 그렇다. 좋아하게 된 세계가 정말 많다.


  그들 한 명, 한 명의 깊은 세계를 다 알고 싶지만 -그건 모두와 사귈 때나 할 수 있는 일이지- 모두가 흥겨운 자리에서는 가벼운 이야기만 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어쩌겠니. 가끔 조용히 대화를 나눌 때 우연히 듣게 되는 작은 편린들만이라도 놓치지 말고 얼른 잘 챙겨들어야 한다. 특히 이 사람들은 무심코 하는 말 사이에도 취향이 진하게 들어가 있는 사람들이라 더욱 그렇다.


  에, 그렇다. 그래서 열심히 즐겁게 타인의 세계를 힐끔거리고 있다는 거다. 오늘은 금요일에 답답해서 죽어가던 나를 구원해 준 영화를 추천해 준 언니가 작년이었던가 올 상반기였던가 best 1이었다는 책을 빌려왔다. "우리는 모두 별이 남긴 먼지입니다"라고 진짜 오래간만의 과학책이다. 책장의 정석 저자가 그랬지. 과학에 대한 책을 처음 접한다면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우주에서부터 시작하라고(http://eybaek.tistory.com/291).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정말 별이 남긴 먼지 한 점인지, 알고보니 먼지보다는 쫌 괜찮은지 알아볼테다.


오늘은 우유가 많이 들어가거나 말거나 배짱 좋게 스타벅스에서 그란데 사이즈 라떼를 마셨고

하늘이 참 파랗고 예뻐서 걸으면서 기분이 좋았고

내가 보고 싶어 하던 책이 거의 다 도서관에 있어 무리 없이 쭉 빌려왔고

같은 반 학생이 고등학생 때 쓴 소설도 읽었고

부모님이 저녁으로 소고기!를 사주셨고

시간이 더 빨리 달리기를 바라는 나를 위해 드디어 주말이 다 지나갔다.

아, 맞다. 엄청 좋은 가수도 한 명 찾았다. Shawn Mendes. 진짜 좋다.


나쁘지 않은 날이었구나. 별 네 개 쯤...에 가수까지 찾았으니까 다섯 개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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