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BOOK

[Book Review]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 - 오소희

by 푸휴푸퓨 2013. 4. 20.
728x90
반응형

 

책소개 on Naver


오소희 여행에세이『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 세 돌 된 JB와 단둘이 터키로 떠난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라오스, 시리아, 탄자니아 등 우리와 다른 속도로 사는 이들 사이를 아이와 함께 느릿느릿 거닐며 ‘사람’을 여행하는 오소희가 이번에는 남미에서 마주친 눈빛, 풍경, 그리고 사랑을 담아냈다. 2010년 7월 중순부터 2010년 10월 중순까지 약 세 달 동안 이어진 남아메리카의 6개국 여정 중 이 책에서는 콜롬비아, 에콰도르, 칠레를 여행한다.

남미 여행기 2부인 이 책에서는 낮은 곳을 향한 저자의 애정 어린 시선이 더욱 깊어졌다. 특히 갈라파고스군도 방문마저 마다한 채 에콰도르 현지의 학교를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며, 현지 아이들과 눈을 맞추던 일주일 동안의 이야기를 통해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무엇인지, 상하 없이 열린 자세로 가르치고 배운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깨닫는다. 한 번의 만남과 사람과 떠남이 소중해지는 따뜻한 여행으로 안내한다.

 

 

 

  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 떠남은 언제나 옳다는 말에 동의하는 바이나 그녀가 하는 여행 방식을 따라 하기에는 나는 너무 선진국의 일상에 젖어 있다. 하지만 알고 있다. 그녀가 여행하는 방식대로 여행해야만 더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고 가슴에 감동을 채울 수 있으리란 걸. 내 여행에는 그것이 완전히 빠져 있었으니까. 아마 이번 여행도 그렇겠지.

 

  오소희 작가의 책이 유난히 마음을 흔들어 놓는 이유가 무엇인지 깨달았다. 그녀의 책에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여행 준비를 하겠다고 숱하게 읽은 많은 여행책에는 관광지 정보만이 있을 뿐 사람 이야기가 없었다. 당연한 일이다. 유럽에서 사람과 마음을 나누는 여행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을테니까. 반면 어렵고 힘들다고 알려진 곳을 주로 가는 여행기에는 사람과 마음을 나눈 이야기가 반드시 들어간다. 그래서 내가 어릴적에 한비야 작가의 책을 보고 더 감명받았던 게야. 하지만 오소희 작가의 책은 나를 한층 더 동요하게 만든다. 아이 때문이다. 중빈의 순수한 모습과 중빈을 보며 보다 쉽게 마음을 열어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내가 한 번 더 풀어지게 한다.

 

  이 책을 빌려온지 3시간이 채 되지 않아 다 읽었다. 끝난 책이 너무 아쉽고 계속 두 모자와 여행하고 싶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일상으로 돌아간지 오래. 칠레의 광부 사건이 언급되는 걸 보니 이 여행은 한 2년 전 이야기겠다. 슬프다. 다음 여행기로 돌아올 것을 믿어 보는데 아마 그 책에서 중빈은 사춘기가 왔을지도 몰라. 그럼 엄마랑 여행하기 힘들텐데 어쩌려나.

 

  이제 내 여행을 생각해야 할 차례다. 여행에서 나는 나를 찾을 수 있을까?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도서관에서 여행 루트와 관련된 읽고 싶은 책을 거의 다 읽었다. 그러다 보니 흥미가 좀 덜해져서(아니 가기도 전에 흥미가 덜해진다니 말이 되는 소리야!?), 덜해 졌다기 보다는 그 다음 여행을 갑자기 준비하게 되면서 마음이 흩날려서 말이다. 다시 관심을 당장의 여행으로 가져와서 숙고해볼 할 필요가 있다.

 

  지난번 여행에서 나는 (나름) 오랫동안 집과 가족을 떠나보고 얕게나마 외국 문물을 맛보는 경험을 했다. 사람은 겉모양이 조금씩 다를 뿐 어디나 사는 모습은 비슷하다는 것과 여행이 즐거운 이유는 돌아갈 집이 있어서라는 것을 깨달았지. 반면 공부가 미흡해서 좋은 사물을 보면서도 진가를 몰랐다는 점과 바로 앞의 일에 급급해서 큰 시야로 여행을 즐기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

 

  이 두 가지를 보완하기 위해 열심히 역사책을 읽었다. 더 많이 읽어야 하겠지. 큰 시야는 글쎄, 2년의 시간이 나에게 더 깊은 통찰을 할 수 있을 만한 능력을 갖기에 충분했을지 모르겠다. 2년은 좀 짧지? 지난번 여행을 바탕삼아 편안하고 여유롭게 여행하도록 노력해야겠다.

 

  독후감을 써야 하는데 1편에서 다 쏟아내고 나니 2편의 독후감은 내 여행 감상으로 자꾸 채워진다. 오소희 작가의 책은 내가 여행을 하며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많은 지점이 그녀의 경험에 녹아들어 있어 좋다. 다음번 책을 기다리면서 내가 여행이 끝난 후 하고 싶은 말을 정확히 적어놓은 그녀의 책 마지막 구절을 옮겨본다. 

 

아디오스,

가방 하나에 가득했던

순수.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