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on Naver
오쿠다 히데오의 데뷔작. 소설의 주인공은 광팬의 총에 맞아 허망하게 사망한 비운의 팝스타이자 비틀즈 멤버인 존 레논. 그러나 소설 속 존 레논은 전설적인 팝스타도, 팝 역사의 신화적인 존재로도 그려지지도 않는다. <공중그네>로 유명한 이라부 의사, 마유미 간호사의 전 단계의 캐릭터들과 함께 하는 존 레논. 소설 속에서 그는 유쾌한 판타지의 주인공으로 그려진다.
책을 소개하기 전에 무지를 미리 고백한다. 팝스타 존이라고 하면 바로 아! 존 레논! 이라고 할 만큼의 배경지식이 내겐 없다. 비틀즈도 이름은 알지만 예스터데이~ 라던가 넷이서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일렬로 쭉 선 사진 말고는 아는 게 없다. 존 레논의 부인이 오노 요코란 일본 여자임은 아는데 존 레논이 죽은 줄은 방금 네이버를 보고 알았다. 그래서 뒤의 해설을 보기 전까지 나는 존이 가상의 인물인 줄 알았지 그 비틀즈의 존 레논인지 전혀 몰랐다. 뭔가 좀 그렇지?
오쿠다 히데오의 책은 중학교 때인가 고등학교 때인가 엄마가 사주신 공중그네로 처음 접했는데, 괴짜 인물이나 가슴이 큰 간호사를 썩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내 일본 소설 취향은 전에 소개한 오늘의 요리 같은 책이다) 이라부 의사가 왠지 귀엽고 환자가 치유받는 내용이 좋아 후속작인 면장선거, 인더풀을 모두 구입했다. 그 후 오쿠다 히데오의 책들을 종종 빌려 보았는데 걸과 마돈나는 마음에 들었지만 나머지는 다 내 취향이 아니어서 그의 책을 다 읽어볼 심산이었던 나의 계획은 무산되었다.
갑자기 오랫만에 그의 책을 읽은 것은, 말 그대로 지나가다가! 발견했기 때문이다. (구구절절한 설명: '풍장의 교실'이라는 책을 빌리려고 일본 도서 서가에 갔는데 오래되어 보이는 겉모습에 포기하고 서가를 훑다가 오랜만에 예전에 좋아하던 작가가 보여서 최근 영화로 개봉된 '남쪽으로 튀어'를 빌려보려 하였으나 1권이 없어서 실패하고 대신 옆에 있는 것을 집어 들었다.) 다 보려고 마음먹은 작가의 책 중에 안 본 게 있다니 아무리 취향에 안 맞아도 찜찜한 일이거든. 그래서 읽었는데 꽤 괜찮았다고!
내가 죄책감을 느끼는 대상에게 용서를 빌 기회가 주어진다는 설정은 누구에게나 매력적일 테다. 살면서 미안한 행동 한 번 안하고 산 사람은 없을 테니까(앗, 그런데 양심이 없는 사람은 있을 수 있겠군). 오랜 기간 악몽에 시달릴 만큼 힘들었던 부분에 용서를 받고 마음을 치유하는 존을 보면서 나도 치유받는 기분이었다. 내가 죄책감을 많이 느끼면서 살고 있나?
장난치는 다리도 좋았다. 다리가 낄낄대는건 뭘까? 실제 다리가 낄낄대는 모습은 도저히 상상이 안되어서 캐릭터 형태로 생각하게 된다. 발상이 참 참신해. 물론 장난의 내용을 실제로 내가 겪는다면 끔찍하겠지만 말이다. 나는 그 문제(..)로는 아주 건강하지만 명절에 건강하지 못할 때면 몹시 몸이 무겁다. 여하튼 다리가 낄낄대면서 장난친다고!
마지막으로 정신과 의사와 아테나가 이라부 의사와 아유미(이름 맞나)의 전신이라는 책 소개가 눈에 들어온다. 내 상상 속 두 인물은 너무 다른데! 이라부 의사는 기름진 뚱띵이고 여기 의사는 날렵하고 똑똑하게 상상했는데! 아테나도 징 박힌 옷 입고 전자기타 치기에는 너무 청순 글래머 느낌이라고! 하지만 전신은 같은 인물은 아닌 거라고 타협한다. 이런 전신이라니 반전이지만 귀엽고 좋네. 이라부는 나도 모르는 새에 꽤 좋아하는 인물이 됐나 봐.
남쪽으로 튀어는 영화 때문에 빌리기 어려우니 예약해놓아야겠다. 이 책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다시 오쿠다 히데오에게서 관심을 끊었을 텐데 사람 마음이 참 가볍다. 가벼운 일본 소설이니까 가벼워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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