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 여기저기에 종종 '사람의 마음은 간사하다!'라고 쓴다. 그 간사한 마음의 주인공은 대개 나다. 그리고 이 글에서 쓰고자 하는 간사한 마음도 바로 나, 나란 말이다. 나는 간사하다. 마음이 돌변하는 것은 언제나 순식간이다.
내 블로그는 내가 아는 사람들은 아무도 모르는 공간이다. 더하여 내가 모르는 사람도 모르는 공간이라, 그냥 쓰고 싶은 말은 다 쓸 수 있는 곳이다. 물론 검색에서 얻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정도의 말조심은 하려 노력하지만 어찌되었건 자세히 보면 지극히 개인적인 블로그다.
방 셀프인테리어에 대해 고민하면 누구나 들어가보게 될 블로그, 우연수집 블로그를 꾸준히 방문하게 되면서 일상을 수집해 모아놓은 블로그가 얼마나 소중하고 예쁜 것인지 알았다. 그래서 소소하게 글을 쓰기 시작해서 내 생각들을 모아 놓게 되었고 책 리뷰도 쓰고 있다. 하, 서문이 길다. 그러니까 그래서 사람들의 눈길을 끌만한 글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근데, 근데!!
운동화 리뷰 글을 올릴 때만해도 그래 남들이 좀 봐줘도 좋겠어 싶은 마음에 검색어가 될 만한 단어들을 군데군데 박아 놓았다. 하지만 하루에 10명도 되지 않던 방문자가 50명가까이 육박하게 만든 주범이 그 글이라니! 싫다! 운동화 리뷰가 뭐라고 이렇게 내 블로그의 메인을 차지한단 말이냐? 물론 지금도 맨날맨날 신나서 신고다니는 운동화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그 글을 씀으로써 이 블로그의 방문자가 조금 늘려나??키키 이런 마음으로 쓴 것인데... 하 나는 0명의 방문자가 그 운동화로 인해 한 2명으로 늘어나는 수준을 기대한 것인데 이건 뭐.. 정말 해당 운동화 검색을 하면 맨 위에 나오는 글이 될 줄은 몰랐다고ㅜㅜ 싫다고 그런건!
하.. 나는 간사하다. 운동화 리뷰로 인해 아주 조금, 한달에 한두명 정도 더 많이 내 블로그를 찾게 될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내 블로그로 유입되는 사람들의 거의 대부분은 다 그 글을 보러 온다. 하지만 지울 수 없다. 난 그 운동화가 너무 좋거든! 그 글을 쓸 때 신나는 마음을 간직하고 싶거든! 근데 또 메인이 되는건 싫어 엉엉엉 싫다고!싫다고!
나의 간사한 마음을 털어놓아 보았다. 이랬다저랬다 간사하게 말을 바꿔대며 글을 힐난하다가 그래도 소중하다고 하다가 하고 있다. 그냥 방문자 수가 내가 원하는 것보다 많이 늘어나니까 놀라서 그런거다. 그래, 나 원래 이렇지 않아. 지금 놀라서 약간 날뛰고 있는거야. 키워드 검색은 왜 해가지고...
+ 4월 25일 현재, 블로그 유입 키워드 1위가 운동화인건 변함이 없는데, 2위가 '간사하다'가 되어 버렸다. 이건 뭘까. 간사하다는 말의 뜻을 알고 싶은 사람이 많은건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인생사 참 알 수 없는 일이로다. 간사하다는 말이 궁금해 검색하신 분께 내 글이 과연 도움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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