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숙모가 해리포터 시리즈 전권을 선물해주셨어요. 처음부터 관심이 갔던 건 아니었어서, 책꽂이에 몇 년쯤 그대로 묵혔습니다. 그런 제가 어쩌다가 첫 권을 읽기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빠져드니 세상이 달라졌어요. 정말 미친 흡입력을 느꼈답니다. 저는 특히 3편을 좋아했는데요, 책이 너덜너덜너덜너덜해졌어요.
그러던 제가 13살 즈음 처음 해리포터 영화가 나왔습니다. 영화관에 자주 가던 때는 아니어서 영화관에서 볼 순 없었고, 비디오가 나오기를 오매불망 기다렸어요. 비디오 대여점에 해리포터 포스터가 붙었을 때 그 설렘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였어요. 대여점에 비디오가 들어오고 한 3등 정도로 빌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딱 1박 2일 동안 볼 수 있었죠. 저녁 즈음 전화가 와서 비디오를 빌렸고, 내일 반납해야 하니, 기회는 오늘 밤뿐.
보통 10시가 되기 전에 자곤 했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9시 반쯤 처음 비디오를 켰던 것마저 기억해요. 빠라 빰 빠바 밤 빠바~ 해리포터의 인트로가 나오는데 온 몸이 정말 짜릿짜릿했습니다. 세상에, 나의 해리포터 세계가 이렇게! 이렇게! 제 상상보다 훨씬 더 웅장하고 아름답고 재미있는 세계였습니다.
나이가 제법 찰 때까지 저는 호그와트의 입학 통지서를 기다렸어요. 호그와트의 최고학년 나이가 지나서야 제게 호그와트는 없다는 걸 겨우 인정했습니다. 그런 제게 마법이 허락된다면 저는 해리포터 영화 첫 편을 보지 않은 눈을 갖고 싶네요.-지금의 CG 기술 모르는 눈도 필요한데요. 4D 판이 개봉했다 해서 오래간만에 영화관에서 본 해리포터 영화는 그때만큼 환상적이지가 않더라고요.- 어쨌거나 처음 해리포터를 느낀 짜릿짜릿 찌릿찌릿은 지금 생각해봐도 좋은 기억입니다. 또 짜릿할 콘텐츠가 제게 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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