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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2022.6.8. 날짜가 어쩐지 동글동글해 보여

by 푸휴푸퓨 2022.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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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즘 편의점에서 파는 아카페라 스페셜티 커피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맛에 빠져있다. 사무실에서 아침의 멍함을 깨우는 용도로 유용하다. 요 커피가 종종 1+1을 하는데, 1천 원 초반에 제법 큰 용량이라 며칠을 두고 마신다. 페트병을 자꾸 소비하는 게 마음에 걸리지만 이만한 맛의 대용품을 아직 찾지 못했다. 당장 오늘 아침에도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며 어김없이 몇 모금의 커피를 들이켰다. 페트병에 든 커피만 마시면 자꾸 노래가 떠오른다. 싸구려 커-피를 마시-인다아아~ 미지근해 적잖이 속-이 쓰려온다!

  제로웨이스트에 열정을 불태울 동력이 필요하다. 노래나 부르지 말고!

 

2.

지난주 금요일에는 워크숍을 갔다. 생전 처음 레일바이크를 타 보았다. 타기 전에 길이가 제법 길고 뚜껑이 햇살을 막아주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고뢔애? 또래 여자 4명이서 타게 되었기에 출발 전 결의를 다졌다. 한 4-50분 걸린다는데, 우리는 20분을 목표로 삼았다.

  미친듯이 발을 구르는데 어찌나 웃기던지 박장대소가 계속 터졌다. 평화로운 호수에서 우리만 스파르타를 찍고 있구나. 두 번째 바이크를 탄 탓에 앞 차 직원들은 이유도 모르고 우리를 피하려 전력질주를 했다. 말도 안 되는 일을 하고 있으려니 신이 나서 으꺄꺄꺄 떠들었다. 고등학생처럼 깔깔대니까 이유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재미있었다.

  내리고 나서 앞차 남자 선생님이 헬스장에서 사이클을 탄 마냥 허벅지가 녹아내리는 기분이라고 했다. 달려드는 우리가 분노의 질주 같았다고. 아무 생각 없이 힘을 쓴 시간은 고통이 아니라 활력이 넘쳤다. 이래서 어린이는 쓸데없이 뛰어다니고 웃음이 많은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쓸 게 아니라 좀 낭비하면서 즐겁게 살아도 괜찮겠다고 느낀 어느 초여름날이었다.

 

3.

  짧은 3일 연휴에는 요즘 유행하는 두 영상물을 보았다. '범죄도시2'와 '나의 해방일지'. 둘 다 손석구가 나오는데 강해상이고 구자경이고 마음에 쏙 들지는 않는데 배우는 매력이 있다. 연초에 '연애 빠진 로맨스'도 재미있게 봤고 말이야.

  PT선생님이 내게 이번 범죄도시는 코미디라고 해서 마음의 준비는 1도 하지 않고 갔는데 코미디는 무슨. 마체타인지 마체테를 휘둘러대는 피튀기는 액션이어서 자주 눈을 감았다. 그래도 사람이 꽉 찬 영화관에서 캐러멜 팝콘도 먹고 흥행하는 영화를 보고 있으려니 기분이 들떴다. 영화관 아르바이트생이 많아져서 보기 좋았다. 사람이 많아도 일이 넘치더라만은.

  나의 해방일지는 아직 3편까지밖에 보지 못했는데, 1편 중간 즈음 하차하려다 남자친구가 대작의 냄새가 난다고 하여 재탑승했다. 인생이 지루한 표정으로 나오는 등장인물 여럿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그렇게 집이 멀어서 괴로우면 지하철에서 책이라도 읽지 재미없다고만 읊조릴 일이냐! 눈을 왜 그렇게 떠!'라는 소감을 말했다가 남자친구에게 지청구를 들었다. 다 너처럼 살지 않고 이런 삶도 많다고. 반성하며 세상에 더욱 공감하는 인간이 되기 위해 계속 보는데 묘하게 거슬리고 묘하게 재미있다. 이런 감성은 드라마보다 영화가 많았던 것 같아. 출퇴근 시간을 쪼개며 20분씩 당미역 일상을 들여다보는 요즘이다. (그래도 이름도 모르는 알코올 중독 남성에게 나를 추앙하라고 소리치는 건 이해가 어렵다....)

특별할 것 없지만 나쁠 것도 없이 좋았던 일주일, 이번주는 이 책을 읽었다 (출처: 부의 대이동 - 오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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