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행복은 작은 곳에서
사무실에서 쓰는 키보드는 5년 전 집에 구입한 HP데스크탑에 세트로 따라온 제품이다. 납작한데 옛날 키보드처럼 배열이 넓어서 구식 인간인 내게는 딱 좋은 물건이다. 몇 년을 썼지만 키스킨 덕에 새것이나 다름이 없다. 물론 키스킨은 한껏 늘어나 넝마가 되어버렸다.
시판되지 않는 구형 키보드의 키스킨을 파는 사람은 세상에 몇 없다. 그리고 파는 사람은 비싸게 판다. 이런 상품을 소싱하는 스마트스토어 주인이 되어야겠네, 싶지만 그건 해결책이 아니지. 키스킨을 새로 구매하고 싶다고 생각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징한 미니멀리스트도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되어 어쩔 수 없이 평평한 범용 키스킨을 샀는데…
5매에 13,700원인 이 염가의 키스킨은 137,000원 이상의 행복감을 주었다. 제가 좀 호들갑스럽긴 한데요, 맨들너덜너덜 반질반질 키스킨 쓰다가 이렇게 새로워지면 조용히 할 수가 없다니까요? 미니멀을 주장하다 보면 이런 상황에서 행복이 뻐렁친다. 고민고민해서 물건을 샀는데 용도에 찰떡이고 마음에 쏙 들어서 이런 구매라면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때. 이 키스킨과 함께라면 키보드를 앞으로 10년은 더 쓸 수 있겠다. 더할 나위 없다. 우리 모두 일상 만족도를 올리며 삽시다! 예이!


그래서 구매한 제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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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내 키보드는 노트북 키보드처럼 납작해서 더 만족도가 높은듯하다. 요즘 유행하는 도각도각 키보드라면 올라갔다 내려가느라 키스킨이 움직이거나 키감이 불편할지도 모르겠다. 이걸 걱정해서 1년간 구매를 미루었는데, 납작한 키보드는 괜찮습니다용! 노 쁘라블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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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삶의 의욕이 마구 뻗치면
매월 만나는 동호회 회원은 만남마다 반성과 영감을 준다. 어찌나 다양한 것을 배우고 실행하는지 대체 쉴 시간은 있나 궁금하다. 한창 지쳐있을 때에는 그 모습에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무언가 도모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니 나도 저렇게 살아야겠다 싶었다. 그래, 나도 이제 다시 뛰어야지!
결심과 다르게 배움은 어렵다. AI를 잘 쓰고 싶어 챗GPT와 소라를 더듬더듬 실습해 보았다. 한 단계씩 따라가려는데 이 느린 학습 속도는 나이가 들어서인가 원래 컴퓨터를 못해서인가 아리송하다. 김햄찌 프롬프터를 쓴 분은 어떤 능력자였던 거야? 징그럽다 느껴질 만큼 고해상도의 거북이가 꾸물대는 영상을 (원치 않게) 생성하기를 여러 번, 멋진 삶을 살기는 역시나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않겠어? 후회 없이 살고자 하면 방법은 하나다. 실력을 갖추는 것은 기본, 때가 올 때까지 지치지 않고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기회가 오면 반드시 잡아야 한다. 괴상한 거북이 크리에이터야 힘내!
3. 책 읽기는 즐거워
주말 간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와 ‘모순’을 읽었다. 둘 다 유명한 책인 줄은 알고 있었는데 어쩐지 손이 나가지 않았다. 뻔한 할머니 예찬일까 봐, 교과서에 나온 작품을 쓴 작가의 책은 고루할까 봐 미뤘다. 정말 그랬느냐고? 편견이 부끄럽게 재미있어서 주말이 몽실몽실 풍성했다.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는 그렇고 그런 할머니 예찬이 아니라 이야기를 품고 사는 사람에 대한 찬가였다. 밀라논나의 유튜브를 보며 우리 집에는 왜 100년 된 할머니의 소품이 없나 종종 아쉬워했었다. 하지만 하정은 본인의 가족이 쥴리의 가족처럼 이야기가 없음에 실망하지 않더라. 본인이 이야기의 시작을 될 것이라는 말을 읽으며 반성했다. 너와 내 이야기가 가득 담긴 장식장을 보며 이미 쌓고 있었구나, 싶기도 했고.

‘모순’은 1998년작이라는 게 믿기 어렵게 FP와 TJ의 이야기로 다가왔다. 아니, 90년대에도 MBTI 논란이 있었나요? 20년 후에 읽어도 재미있는 책이라면 80년 후엔 고전의 반열에 오를 것입니다! 두 가지 인생을 쌍둥이인 엄마-이모와 결혼 후보 2명으로 보여주는데, 결국 주인공이 어떤 삶을 선택할지 흥미롭게 추측하며 읽어나갔다. 다만 쌉TTTJJJ인 입장에서 주인공의 TJ 힐난이 마음에 와닿지 않기는 했다. 주인공은 계속 TJ남의 데이트가 재미없고 심심하다고 비난하는데, 당신과 데이트하기 위해 두 시간 동안 영화표를 구한 공로를 고마워할 생각은 없나요? 하루 종일의 데이트 계획을 완벽하게 짜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아! 그래도 계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해서 그 순간 가장 적합한 사람을 찾은 게 아닌지에 대한 의문은 나도 TJ를 비호해 주기 어려웠다. 최선을 다해 계획을 짜지만 상대가 원치 않으면 계획을 싸악 물러버리는 태도까지가 TJ의 사랑이니까.
그리하여 주말 독서를 통해 얻은 교훈은요(프로반성러 ISTJ에게 교훈 없는 독서는 말이 안 된다), “내 인생에 나의 온 생애를 다 걸어야 해. 꼭 그래야만 해!”. 그리고 그것을 멋지게 품어 이야기로 영글어 내어 보자, 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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