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내내 들고 다니던 스케줄러를 연말맞이 파쇄하려고 보니, 즐거웠던 일상의 기록이 휘발되는 게 조금 아쉽다. 휘발시키기 싫은 내용을 조금만 기록해 둔다. 타이핑하다 보니 구어체도 다듬고 맞춤법을 수정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데 꾹꾹 참았다. 생동감 있잖니!
7월
23일: 이번주에 컬리, 오아시스 다 가입. 무배가 4만원인 게 조금 버겁지만 새벽배송이 필요하다. (배송)해줘서 ㄳ! 생활 시스템 구축에 한 발짝 다가가용~
24일: 상사에게 인정 받을 때.. 30만원 용돈 줌. 지난 2년이 아주 헛되지는 않았구나 생각해본다.
29일: ㅎㅇㅁㅇ 어쩐지 일관된 ㅂㅈㅎ의 삶이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한다. 어떤 상황이 닥쳤을 때 가만히 있지 않고 무엇이든 시도하기.
8월
1일: 새로 만난 상사는 말이 빠르고 정리가 깔끔하다. 뇌에 힘을 주고 일해보자고!
2일: 이 더운 여름 쾌적한 집 있고 밥 있고 간식에 커피에.. 이렇게 살 수 있는 게 문득 감사할 따름.
7일: 낙성대역 앞 과일아저씨가 아보카도 한 바구니를 3000원에 팔지 뭐야!? 도박하는 셈 치고 샀는데 5개 다 최상의 상태라 너무 행복했다(너가 두 소쿠리 더 산 건 안비밀!)
10일: 엄마가 주신 식재료로 신나게 밀프렙. 이제는 꽤 쉽게 끝내는 나, 제법 멋져용
>> 8월 1주차 - 잘 익은 아보카도 산 것을 즐거워하다 작년 11월부터 지금까지 나는 좋은 주부가 되기위해 노력해왔다는 걸 깨달았다. 그 수고를 잊지 말아야겠고, 내년 목표로 어느 수준의 살림왕을 넣어야겠다고 다짐. 누구나 다 한다고 그냥 그런 게 아니라 들이는 노력에 따라 멋진 사람이 될 수도 있어.
12일: GPT에 출처까지 물어보며 자료조사. 진짜 편하고 똑순이네. 완벽하다..
14일: 동종업계 사람들이 나의 노력을 알아주니 1시간을 떠들어도 그저 신이 났다. 잘했어 나자신!
>> 8월 2주차 - 매일의 행복을 쓰다보니 평온한 한 주, 행복의 원천이 대체로 남편임을 알았다. 짜식 고마워!
18일: 내가 만든 김치찜을 남편이 너~무 맛있게 먹어줘서 진심으로 행복했따..!
20일: 지난 직장 상사 우연히 만났는데 너무 반가워해줘서 고마웠다. 좋은 기억이면 좋겠네.
22일: 관장님과 첫 회식, 에너지 있고 화술 좋은 사람은 멋지구나. 나도 매력 자본을 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3일: 임장 다녀와서 6시간 낮잠. 어마어마하게 힘들었나봐ㅋㅋㅋ 리조트같던 어느 아파트가 몹시 인상깊다.
24일: 남편과 하루종일 중세시대 용병단 운영. 하.. 이 개미지옥같은 워테일즈!
>> 8월 3주차 - 매력있는 사람은 1) 여유 2) 취향 3) 수용적 태도를 갖춘자!?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26일: 관리비가 17만원 이하로 나와서 몹시 신남. 남편과 껍데기 특식! 게임을 하며 네가 이런게 행복이라고 할 때 나도 몹시 행복했다.
28일: 아삭아삭 고추무침 무치는데 기분이 좋다. 좋은 컨디션에서 맛있는 반찬 도각도각 썰고 끓이고 만들면 참 즐겁겠네..싶은 힐링시간.
30일: 김치찜 태워서 거의 뭐 화생방훈련을 방불케했따ㅋㅋㅋㅋ아까운 내 고기ㅜ_ㅜ 미안하다 남편! 덕분에 바리바리 엉덩이 들고 나가긴 했다.
>> 8월 4주차 - 체력이 떨어지면 짜증이 는다. 가까운 사람에게 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9월
>> 9월 1주차 - 저축을 좀 못하더라도 이번달 1박 2일, 11월 4박 5일 정도의 여행은 다녀올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저축액에 그만 눈 굴리고 경험과 추억도 가치있게 생각해보는거 어떨까..?(라고 나 자신 설득해보기) + 바쁘게 살지만 성장한 게 없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왜 꼭 ‘성장’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내가 바라는 삶과 타인의 욕망을 혼동하지 마.
9일: 남편과 선선한 가을 저녁 맥주 한 잔 & 산책. 크왕 행복이 별거냐 이게 행복이다!
11일: 조퇴가 너무 하고 싶어서 했다. 달항아리 휴지걸이가 사고 싶어서 샀다. 빵이 먹고 싶어서 먹었다. 나 자신,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살고 있구나!?
12일: 타인을 온전히 이해하는 건 당연히 어렵지. 그냥 사물처럼 대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문득.
16일: 이찬혁의 멸종위기사랑과 비비디라라러브에 푸욱 빠졌다. 신나는 아침 출근길 ㅋ_ㅋ + 남편이 회사에 데리러와줘서 큰 우산 쓰고 집에 갔다. 저녁 외식 즐거워요!
17일: 스쿼트머신에서 무려 100kg을 들었다. 머신이기는 하지만 이건 기록해 둘 가치가 있어! 집 와서 벗어보니 어깨가 자국나서 얼룩덜룩했다^_ㅜ
18일: 벙거지모자 건조기 돌려서 줄어든 것 내 웃음벨ㅋㅋ
>> 9월 3주차 - 목포 여행은 너무 재밌었고, 지방 땅값이 저렴하다는 게 느껴졌고, 영 안되면 바다 보이는 동네에서 여유있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봤다. 조용한 어느 동네에서 집 안을 가꾸고 산책하는 삶! + 너랑 매일 빵빵 웃으며 살고 싶구만.
23일: 그래 인생 즐기는게 중요하지 ㅋㅋ 가자 일본! 가자 삿포로! 오라아아 일본!
25일: PT쌤이.. 프리랜서 하시게 됐다고!?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세트를 진행하다가도 광광 소리쳤다 안돼~
27일: 남편과 즐거운 나들이. 맛있는 아침 먹고 영화보고 산책하고 맛도리 곱창먹고 또 산책하고 아스크림에 호떡 먹고.. 아주 그냥 하고 싶은 건 다 하는 하루.
28일: 남편이랑 하루 종일 뒹굴뒹굴. 전쟁나서 징병될까봐 무서울 만큼 요즘이 좋다. 후후.
>> 9월 4주차 - 머리끈 4개를 산 게 참으로 만족스러운 건 1) 마음에 쏙 드는 디자인을 2) 내 생각에 인정 가능한 합리적인 가격으로 사서 3) 그걸 찾기 위해 몇 달을 기다렸다는 점까지. 이게 완벽한 소비지!
30일: 허어어 언니가 내일 제왕 수술을 한대. 호들호들 호들하게 되는 대박적 이슈…!
10월 1일: 경축! 아기가 태어났다!!! 비가역적 변화라니 신기방기하다~_~ 인간이 새로 오다니!
10월 3일: 언니가 애기 이름을 드디어 선정했는데 내 이름이 뽑혔다. 만세!!! 캬캬캬
>> 9월 5주차 - 언니가 아기를 낳았다. 20일도 넘게 일찍 온 쪼그만 조카가 어찌나 반가운지. 새로운 인간관계가 이런 식으로도 생길 수 있다니 처음 해 보는 경험이 신기하기만 하다. + 야심차게 돈까스 시도했는데 처참한 결과.. 그래그래 튀김 몸에 좋지도 않은데 앞으로는 시도를 하지 말아야겠다! + 헤어진 친구와 결혼하려는 친구와 만남. 결혼 여부보다는 마음 편안함이 중요한듯..
10월
7일: 집에서 뒹굴뒹굴~ 온전히 시간을 나를 위해 쓰니 얼마나 여유있고 행복한지 원. 시간의 소중함을 더 깨달았고, 내 시간의 가치를 높이 쳐야겠다고(으레 그렇게 희생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9일: 정~말 오래 기대했던 크라임씬 제로 시청. 하 기대가 아깝지 않게 진심으로 재미있어서 순식간에 9편을 연달아 보았다. 굳!!!
>> 10월 1주차 - 회사에서 이루고 싶은 게 없고, 내 시간을 귀하게 쓰고 싶다면 꼭 정년을 채울 것이 아니라 일찍 내게 시간의 자유를 주는 게 맞지 않을까. 이른 은퇴를 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짜야겠다고 결심한 연휴. 시간 부자가 진짜 부자같아.. + 회사 외에서 시간을 보낼 때 가치 있고 성취감 있다고 느낄 게 뭐가 있을지 고민해야겠다는 생각.
13일: 문득 긴 연휴를 끝내고 돌아와 앉을 수 있는 내 자리가 있음에 감사. 아픈 후 돌아온 김우빈을 보며 잔잔히 깊이가 느껴졌다. 나도 범사에 감사해야지..
14일: 회사가 나에게 공유사무실 자리를 월세 대신 일을 좀 시키고 내어준다고 생각하기로 함. 개꿀이지!
18일: 동네 축제가 완전 흥해서 내가 담당자도 아닌데 기분이 다 좋았다. 군것질하며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좋은 날씨에 실없이 낄낄대기. 남편과 보내는 별 것 아닌데 행복한 시간.
>> 10월 2주차 -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취미에 대해 고민하다 (결국 좋아하는 일을 잘하게 될 세상이니까) 다꾸 스티커를 좀 샀다. 좋아하던 걸 내다버릴 필요는 없으니까. 소소하게 다시 해 볼 요량.
21일: 지금 근무하는 곳은 내가 효능감을 느낄 구석이 많아서 좋아. 범사에 감사하자. 현재에 감사하자. 그런 생각이 든다.
>> 10월 3주차 - 작가와의 만남이다 못해 저녁까지. 다음주 월요일도 너무너무 기대된다. 힘들어도 보람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니 영광이지 뭐야. 나도 내 인생을 개척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재미있는 일을 하는 건 좋은 일이야.) + 범사에 감사하라. 지금 근무지의 장점을 골라 생각하며 감사함을 열심히 표하는 중. 나를 이곳에 보내 준 운명에 감사하다.
11월
1일: 작은 선택이, 미묘한 삶의 방향 차이가 끝내는 아주 큰 간격이 될 수 있음을…
2일: 남편과 집 앞 나들이. 이만하기만 해도 나는 행복이 뻐렁쳐! 온데에 다 행복이 있다. 다 네 덕분이야.
12일: 오늘도 두 시간 넘게 다꾸. 정말 시간 가는 줄을 모르겠단 말이야.
25일: 남편의 의연한 태도에 감탄할 때가 있다. 집에서는 유치한데 아무래도 밖에 나가면 어른인듯(나도 어른 모습 보고싶다!) + 고구마… 맛있어… 달다 달아
12월에는 스케줄러를 쓰지 않고 있었는데 정리하다보니 '기록하는 게 아무래도 역시 좋지?' 하는 생각이 든다. 벗어날 수 없는 기록자의 삶. 12월이 아직 마무리되려면 멀었는데 괜히 2026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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