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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292

2024.5.14. 돌돌돌돌 평화로운 5월 일상 1. 최강야구 만만세  작년에 혼자 잠시 최강야구에 흠뻑 빠져있다가 주변에 아무도 전파를 못해 시들해진 뒤 빠져나온 적이 있다. 회사 동기가 최강야구를 본대서 그러려니 하며 방관만 했는데, 그랬는데… 찡한 영상 한 개만 봐도 다시 시작할 걸 알고 있었다고! 프로야구에서는 보기 어려운 인간미와 성장 서사가 최강야구의 장점이 아닌가 싶다. 되게 프로야구인 척하는데, 사실은 이야기로 점철된 낭만의 야구.  직관을 갈 생각은 없지만(있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화면으로나마 더스틴 니퍼트 씨의 제구를 다시 보는 기쁨이 참으로 큽니다. 덕분에 나도 조금 더 열심히 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는 요즘. 그 시절에 샀던 니퍼트 볼펜은 어디로 갔나. 2. 유튜브가 한 주 밀렸어요!  언니와 연초부터 운영.. 2024. 5. 14.
2024.5.7. 대충 살면 잘 산 거 5월 초에 3일 연휴가 있다는 사실을 4월 말까지 모르고 있었다. 당장 다음 주를 생각하기도 버겁게 매일에 치여서, 연휴라고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이 없어서. 일상을 끌고 간다는 생각으로 지내야 편한데 일상에 끌려 다니고 있다는 생각이 들던 차였다. 올해 들어 수동태가 된 기분이 자주 든다. 닥친 일을 쳐내기도 버거운 느낌.  아무 준비도 되지 않은 연휴를 맞아 하루는 데이트를 하고 나머지는 누웠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납작하게 유튜브만 봤다. 대단한 영상을 보지도 않고 숏츠만 보았더니 나중에는 봤던 쇼츠가 자꾸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다. 생각을 멈춘 뒤 도파민만 생성시켰더니 기분이 울적했다. 시간이 아까운데 아무 일도 하고 싶지가 않아. 그래도 가끔은 아무 생각도 안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이 늘.. 2024. 5. 7.
2024.4.30. 굴러 굴러 굴러라 굴러라 바윗똘 1. 지레 멈추지 않기가 어려운 건 소심한 제 탓이겠죠  경복궁에서 공연을 보았다. 궁중문화축전이라는 행사 덕이었는데, 이런 행사가 있는 건 좋은 일이다. 나라의 복지가 느껴지는 기분이지. 깜깜한 밤에 궁궐에 있으면 기분이 호사스럽다. 100년 전이라면 궁궐은 커녕 사대문 안에도 못 왔을지 모르는데, 시대를 잘 타고났단 말이야.  공연을 보기 전 저녁을 먹기 위해 카페 이마에 갔다. 이마는 일민미술관 1층에 있는 카페인데, 늘 밖에서 지나가기만 했지 문을 연 건 처음이었다. 일민미술관은 이름은 알면서 평생 한 번도 구경하지 않은 곳이다. 대학생 때 옛날 건물이 좋아서 안에 들어가보고 싶다고 생각한 게 뚜렷이 기억난다. 미술관은 모르겠고 카페에 앉아 멋을 부리고 싶었는데, 갤러리 카페니 혹시나 비쌀까봐 문.. 2024. 4. 30.
2024.4.22. 그때 그때 해야 할 일을 해내고 나면 1. 바쁘다 바빠 회사 업무 늘 정시퇴근을 대쪽같이 지키는 내가 10분씩, 15분씩 퇴근이 늦어진다. 매일 야근을 하는 직장인이 보면 코웃음 치겠지만 나에게는 큰 일이다. 업무 시간(은 물론 필요하면 점심시간까지도) 칼집중 빡업무로 퇴근 시간을 지키는 스타일인데 이제 그걸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 그나마 업무가 적성에 맞아 기분이 삼삼해서 다행이지. 이 모든 일의 결과물이 눈앞에 구현되면 누구보다 행복하리라. 2. 내 맘대로 결혼 준비 주말에는 식탁 구경을 위해 파주에 갔다. 출판단지에 사람이 많을 줄 알았던 집순이는 모든 매장에서 유일한 손님이 되어 몹시 부담스러웠고요. 남자친구는 괜찮다고 대왕 I인 나를 다독였다. 개시 손님인데 계약을 안해서 워쩌. 벌써 가구를 보러다닌다고 하면 다들 뭘 벌써 다니냐.. 2024. 4. 23.
2024.4.15. 아무래도 평온한 것 같지? 1. 마복림 할머니 명성 체험하기 내내 서울에 살았지만 신당동 떡볶이는 먹어본 적 없는 서울 촌놈은 드디어 친구들에게 신당동 떡볶이를 먹어보자는 제안을 하였던 바. 갑자기 날씨가 더워진 지난 주말 친구들과 청구역에서 만났다. 아직도 처음 가보는 서울 동네가 있다니! 뙤약볕 아래 긴 줄에 망설이는 사이, 센스 좋으신 직원 분이 15분만 기다리면 된다고 했는데... 했는데! 15분은 20분이 되고 30분이 되지 않겠어요? 바로 앞에는 외국에서 온 할머니 두 분과 손주 두 분이 줄을 서 있었다. 할머니 두 분은 오래전에 한국을 떠나셨던듯 했고 손주는 아예 외국인이었다. 한 할머니가 신나게 유튜브에서 신당동 떡볶이를 소개했던 외국 프로그램 영상을 찾아 가족들에게 보여주었다. 떡볶이는 집 앞에 있는 평범한 가게라.. 2024. 4. 16.
2024.4.9.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까? 가구 구경은 동네 구경만큼이나 재미있다. 있지도 않은 집에 가구를 어떻게 놓을지 상상한다. 평소에 내가 좋아하는 가구는 어떤 모양이었지? 남의 돈으로 가구를 살 때는 보이지 않던 가격표가 내 돈으로 사려니 크게 확대되어 눈에 들어온다. 좋아하던 가구는 대체로 살 수 없는 수준이다. 거실엔 소파와 TV 대신 큰 테이블을 놓고 싶다. 마음에 드는 무인양품 테이블을 찾았는데 높이가 평범치 않아(일반 테이블 높이보다 10cm 낮다) 고민하던 차, 몇 년 전 좋아하던 유튜버의 거실 테이블이 생각났다. 비슷한 것 같은데 그건 높이가 어떠려나? 열심히 유튜브를 뒤져 사진 검색을 돌렸더니 글쎄, 내가 찾은 그 테이블이지 뭐야. 취향은 한결같다. 좁은 집에는 낮은 가구를 두면 집을 넓어 보이게 한다. 낮은 테이블에 소파.. 2024. 4. 9.
2024.4.1. 인정할 건 인정하는 나이 1. 변함없는 나른함에 대하여 봄. 새해가 시작되었다는 뽕이 빠져나가는 시기. 적당히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마음이 풀어지는 시기. 봄은 늘 나를 게으르게 만든다. 개나리와 목련과 벚꽃이 함께 피는 모습을 보며 올해를 저 한 철 꽃처럼 대충 보내서는 안 되는데, 하는 걱정을 한다. 따뜻해지니 나른해지는 건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매한가지구나. 남들은 새 학기라 분주할 때인데 나는 왜 매번 이럴까? 2. 지역을 고민하자 서울의 이곳저곳을 찾아다닌다. 출퇴근 거리를 생각하며 대상지를 고른다. 고만고만한 낡은 아파트가 여러 지역에 있다. 그중 어느 곳을 갈지 생각한다. 세부 사항에 차이는 있지만 큰 틀에서의 결은 비슷할 것을 안다. 그럼 나는 무엇을 보면서 마지막 결정을 해야할까. 오래 즐겨보던 블로그에서 하나의.. 2024. 4. 2.
2024.3.25. 머릿속이 바빠도 시간은 똑같은 속도로 흘러가 1. 욕심은 어디까지이고 나는 어디까지인가 어디까지가 욕심이고 어디까지가 목표인가. 몇 천만 원만 더 있으면 좋으련만, 하며 계산기를 두드리다 보면 내가 욕심이 많아서인지 이 정도로 죄는 건 괜찮은 건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모든 게 마음에 드는 곳은 돈이 부족하고 돈에 맞는 곳은 마음에 차지 않는다. 예전에 어느 유튜버가 ‘첫 집은 70% 정도만 마음에 드는 집을 사게 된다’고 말했던 게 기억난다. 집을 보면서 중요도를 생각하게 된다. 나는 상권이 활발한 곳보다는 조용한 동네가 좋다. 새 집보다는 낡아도 햇볕 잘 드는 집이 좋다. 집 가까운 곳에 생활체육을 할 공간이 있으면 좋겠고, 평지이면 더욱 좋겠다. 출·퇴근 시간이 너무 길지 않았으면 한다. 매일의 평온은 소중하니까. 앞으로 몇 달간 어떤 생각을.. 2024. 3. 25.
2024.3.19. 어떻게든 다 해내야 한다고! 1. 잘해보자 2인3각! 일상에서 완수해내야 할 새 장기 프로젝트(무사히 결혼하기)가 생겨 성취욕이 끓어오른다. 무엇을 어떻게 해내야 하는 건가요? 집 사는 게 워낙 큰 일이라 모든 신경이 쏠려 있는데 다른 것들도 사실은 다 중요한 일이다. 한 주 간 윤곽이 나온 걸 정리해보자면 연말쯤 돈이 준비될 것 같으니 집 중도금 일정이 연말에 걸치도록 세팅하면 될 듯하다. 거기까진 현금으로 하고 나머지는 대출로 때리게 되려나. 중도금 대출도 된다고 하던데, 중도금과 잔금 비율 세팅은 협상의 영역이란다. 남자친구와 아파트 단지 세 곳에 임장을 갔다. 마음에 안 드는데 비싼 곳, 마음에 들고 비싼 곳, 마음에 덜 차고 조금 저렴한 곳 순서였다. 이 의도가 다분한 세팅이란! 너는 첫 단지에서 실망을 하더니 두 번째 단.. 2024. 3. 19.
2024.3.12. 삶이 굴러굴러 굴러가고 나는 익어익어 익어가고 1. 남자친구와의 관계 때문에 최근 묘하게 마음을 졸였다. 서로 여전히 좋아하는 건 확실한데 결혼을 말하자니 뭔가 개운치가 않단 말이야. 설날이 지나고 돌직구로 너에게 질문을 던졌고, 결국 답변을 받았다. 네가 망설였던 이유를 속 시원하게 들었다(별 일도 아니구먼!). 그러고는 모든 게 -특히나 너의 마음이- 일사천리더라고. 집에서 낮잠을 자며 뒹굴대다 부모님께 말씀드렸다는 너의 전화를 받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엥, 난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는데(?). 결혼과 상관 없이 올해 집을 구입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적당한 크기와 가진 예산을 필터로 걸어온 서울을 뒤진다(더 크게 뒤져야 하나). 대출은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당연한 이야기지만 마음에 드는 집은 돈이 맞지 않고, 돈에 겨우 맞추면 무언.. 2024. 3. 12.
2024.2.27. 다정도 병인 양하여 별 일 없이 흘러간 한 주 일상. 평온하다니, 복된 한 주였군요? 사부작사부작 기록해 본다. 1. 혼자 공연 보기 혼자 다니며 나와 만나는 시간을 좋아한다. 오래간만에 단독으로 뮤지컬을 보러 갔다. 멋진 외출로 만들고 싶어 미리 저녁 메뉴도 골라두었다. 퇴근 후 맛있게 저녁을 먹고 무대에 푹 빠져 공연을 봤다. 평일 한 중간 밤늦게 돌아다니기는 역시나 피곤해지만 기분은 좋았다. 가끔 나에게 말을 걸고 싶을 때가 있다. 대충 쭈절거리다 보면 몰랐던 마음속 깊은 생각이 떠오르기도 한다. 잠깐의 밤 외출로 깊이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관람한 공연은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였다. 최근 유튜브에서 어느 영상을 보다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존재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 2024. 2. 27.
2024.2.20. 나를 이루는 결핍과 성정과 꿈과 그런 것들 1. 10년 후의 내가 후회하지 않도록, 지금 내가 결핍을 멋지게 이겨낼 수 있도록 경제 강의를 듣다 강연자가 “지금 나의 결핍이 10년 후의 나를 결정한다”는 생각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돌아봤더니 정말 그렇게 살았더라. 언니와 비교되지 않고 스스로 무언가를 일구어 내고 싶어 애썼던 10대를 지나 대학 이름을 얻었고, 책 속에서의 고요함과 안정성을 얻고 싶어 사회 속에서 고군분투한 20대를 지나 제법 큰 도서관의 직원이 되었다. 동일한 말을 반대로 생각해 온 듯도 하다. “3년 뒤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보고 후회하지 않기를 바란다”를 늘 생각했으니까. 강연자는 이에 더해 “그러니 우리의 삶을 긍정적으로 이끌어줄 결핍을 채워야 한다”라고 했다. 어떤 결핍을 채웠느냐에 따라 삶이 전혀 달라지니까. 그래서.. 2024. 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