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4/019

2024.1.30. 데굴데굴 굴러가는 이상한 날들 1. 마감이어도 죽으란 법은 없다고 기관의 회계 마감 날짜를 착각했다. 15일에 메일이 왔는데 정신이 쏙 빠졌는지 눈으로만 읽고 머리는 이해를 안 했지 뭐야. 일주일이 지난 23일, 번뜩 생각이 나 메일을 다시 읽었고 올해 특수한 사정으로 인해 마감이 한 주 당겨진 상황을 깨달았다. 아니 안되는데! 회계 마지막의 마지막에 지출할 일이 있어 임박해서 처리하겠다고 적당히 읍소할 생각이었다. 이러면 적당한 읍소로는 해결이 안 된다고! (헉 카카오 이모티콘을 쓸 수 있었다니...! 이제 알다니!) 얼른 담당자에게 고해성사하고 나머지 예산을 처리하고 부랴부랴 퇴근하기까지는 좋았지. 할 수 있는 부분을 다 해내다니 이제 짬이 좀 찼다 싶었다. 그런데 운동도 다 끝내고 침대에 누우니까 끝없는 생각이 이어졌다. 한 주.. 2024. 1. 30.
미니멀리즘 Part 2. 내게 영향을 준 사람들 (히조 편) 히조는 내가 생각하는 미니멀라이프와 가장 비슷한 삶을 사는 유튜버다. 집안이 텅 비진 않았지만 쓸데없는 물건은 없다. 취향을 포기하지 않은 미니멀리스트이고 싶은데 히조의 집이 딱 그렇다. 깔끔하게 골라둔 가구와 조명은 보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한다. 딱 한 가지, 책만은 미니멀이 안 되는 듯한데(그래도 일정 규모의 책장을 넘어가지는 않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인 점마저 나를 끌어당긴다. 저도 책순이거든요. 히조는 채식을 주로 먹고 외출하면 빵을 많이 먹는다. 같은 물건이 오래 등장하고 비슷한 장소도 많이 나온다. 나는 온갖 잠옷이 영상마다 바뀌며 등장하는 것보다 내가 아는 그 잠옷을 매일 입는게 좋다. 오랫동안 같은 도마와 같은 프라이팬을 쓴다. 물건을 아껴가며 뜨개질로 손잡이를 만들어 주는 걸 보면 기분.. 2024. 1. 26.
2024.1.23. 작은 성취 작은 고민 작은 행복 1. 드디어 나도 애드센스 이용자! 방문자 수가 겨우 두 자리 대지만 나도 애드센스를 달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몇 년 전 진작에 시도해 보지 않았겠어요? 글 수도 많고 저품질 글도 아니라고 믿었기에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애드센스 고시에 통과하고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이상하게 애드센스가 막혀버렸다. 친절한 구글은 이유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는데, 한 줄이었던 사유를 떠올려 보면 -내가 해석하기로는- 내가 내 광고를 너무 많이 본다고 했다. 대체 뭔 이야기인지. 내 블로그를 내가 들여다보지 말란 말인가! 구체적인 이유에 대한 문의를 보냈지만 구글 본사에서 읽어줄 리 없었다. 새로운 아이디로 또 신청했는데 같은 이유로 거절당하고 만 뒤에는 여우의 신포도처럼 나도 관심 없던 척 포기해 버.. 2024. 1. 23.
[Exhibition Review] 미셸 들라크루아展 - 한가람디자인미술관 미셸 들라크루아, 파리의 벨 에포크 친한 동기들과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미셸 들라크루아展’을 다녀왔다. 뮤지컬을 예약하러 들어갔던 인터파크에서 얼리버드 표를 발견했거든. 연말에 딱 어울릴 그림이 포스터에 있었지만 인파를 피해 1월 초에 가기로 약속을 잡았다. 한파가 몰아친 주말, 바람을 뚫고 (사람이 적으리라 기대하며) 예술의 전당에 갔다. 30분 단위로 관람객을 입장시키는데도 전시장 안은 북적였다. 지구 반대편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자신의 그림을 보고 있는 광경을 보면 들라크루아 할아버지는 기뻐할까? 이미 너무 많이 겪었던 일이라며 관심 없을지도, 혹은 그 모든 것에 상관없이 좋아하는 그림만 그릴 지도 모를 일이다. 미셸 들라크루아는 이번 전시로 처음 알게 된 화가인데, 예매할 때 포스터를 .. 2024. 1. 19.
2024.1.16. 좋은 것도 있고, 싫은 것도 있고 1. 노량 노(No)! 웡카 웡(좋아)! 영화 노량을 봤다. 개봉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상영 횟수가 많았지만 귀로 들려오는 관람평은 그 공세에 미치지 못했다. 영화를 봤고, 역시는 역시였다. 지겨워서 몸을 꼬았다. 영화의 플롯도 이순신의 연기도 그 무엇 하나 감동적인 것이 없었다. 일본에서는 인정받는 장수를 북소리 PTSD 환자로 만드는 건 아무리 국뽕이라도 너무하지 않았나(백윤식 배우의 연기는 참 멋졌다). 공을 쏟아부어 만든 결과물이 실망스러우면 기운 빠질 텐데. CGV에서는 웡카 굿즈를 벌써 판매했다. 찐한 초콜릿 팝콘과 랜덤뱃지를 샀다. 움파룸파가 나오길 기대했는데 딱 나와버렸다. I am a perfectly respectable size for an Oompa Loompa! 노량.. 2024. 1. 16.
[2024 새해를 맞이하며] 고전을 향유할 수 있는 근면한 사람 2023년은 내게 즐거운 해는 아니었다. 환경 핑계를 내려두더라도 -회사에서건 사생활에서건- 뚜렷한 성과가 없어서 답답함이 많던 해였거든. 나태하진 않았지만 안일한 시간이었다는 판단 하에, 2024년은 근면한 해로 만들어보고자 한다. 투두리스트, 감사일기 쓰기 일상에서의 근면함은 자주 가는 카페의 이벤트 참여를 통해 이뤄보려 한다. 매일 한 일과 감사 일기를 업로드한다. 시작하기 전에는 귀찮기만 할 거라 생각했는데, 자발적으로 2주 정도 올려보니 이게 심리에 영향을 꽤 준다. 나만 보는 게 아니라 게시한다는 점에서 효과 만점이다. 백서 쓰기 업무에서의 근면함은 큰 프로젝트를 반드시 잘 마무리해야만 하는 외부적 요소로 인해 자연스레 이뤄질 수 있겠다. 매일 모르는 일의 연속이지만 그때마다의 최선을 해내다 .. 2024. 1. 12.
2024.1.8. 그래도 새해 첫 주는 잘 보냈다구 1. 새해 첫 주 저리 가! 주4 운동 괴로웡! 서로 운동을 다그치는 관계의 회사 동기가 있다. 내가 PT에 가는 날이면 얄짤 없이 가야 된다고 우기곤 하는데 어느 날부터 이 친구의 운동 열정이 대단해져 버렸다. 별 말을 하지 않아도 운동을 꼬박꼬박 나가지 뭐야. 헬스를 다니다 못해 수영까지 한다니 나도 분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주는 월요일부터 당근을 한다고 종종거린 데다 피티가 유난히 힘겨워 금요일 운동은 적당히 빠지려 했는데, 열정이 뻗치는 이 친구가 하루 종일 사내 메신저로 나를 설득했다. 귓등으로 듣고 저녁에는 쉬려고 했는데 무려 카톡까지 따라왔다. 온갖 질타에도 굴하지 않았던 내가 움찔해 버린 단어는 바로 ‘새해 첫 주’. 새해라는 말에 무감각한 편인데도 첫 주부터 스스로와의 약속을 저버릴.. 2024. 1. 8.
[월간 백만] 2023년 12월의 백만 이 달의 식당: 깔리 한국식 카레도 좋고 수프 카레도 좋아하지만 인도 커리가 땡기는 날이 있다. 맛있는 인도 커리집 하나 알아두면 든든하지! 커리는 당연히 맛있고 종류도 많아서 골라 먹을 수 있다. 인도 커리집들이 탄두리 치킨은 비슷한 제품을 쓰는지 대동소이한 맛을 내곤 하는데 깔리는 직접 양념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는 맛이라 흡족했다. 지인이 인도 커리가 먹고 싶다!고 한다면 괜찮은데 안다며 바로 데려갈 집이다. 다음에는 커리에 밥을 슥삭 비벼먹어 볼 생각. 이 달의 웹사이트: 폴인 (링크) 송길영 작가의 인터뷰 시리즈가 업로드된다는 홍보를 보고 바로 무료 1달 구독을 시작했다. 윤종신 인터뷰로 시작하는 ‘핵개인의 시대’ 시리즈는 당연히 너무 좋고, 실시간 라이브로 진행된 이연실 편집자의 강연도 몹.. 2024. 1. 5.
2024.1.2. 네가 웃으면 나도 좋아 (근데 이제 내가 먼저 웃어버리는) 1. 크리스마스에는 별 것을 안 해도 좋아, 이틀 연속 만나도 좋아, 멋진 선물을 아무렇지 않게 해주는 너의 마음이 좋아 사귀고 첫 1~2년간 우리는 크리스마스라면 특별한 데이트를 해야 한다는 마음에 사로잡혔다. 우리라기보다 열받은 나만 그랬던 것도 같고. 그 모든 시간을 넘어 크리스마스거나 말거나 연말이거나 말거나 늘 비슷한 시간을 보내는 커플이 됐다. 크리스마스에는 내가 보고 싶다고 제안한 ‘리빙: 어떤 인생’을 보았다. 이런 영화는 싫어하겠거니 하며 지루하였다는 평을 기다렸는데, 오히려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며 말을 꺼내 오래 이야기하게 됐다. 서비스를 해주어야 하는 직업은 이렇지. 영화를 열심히 보는 건 오로지 끝나고 나와서 너와 이야기를 나누는 게 즐겁기 때문이다. 나의 영화 관람 역사는 B.J.. 2024.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