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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Book Review]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 강세형

by 푸휴푸퓨 2015.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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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디오 감성을 상당히 좋아한다. 떠들썩하게 웃어대는 예능보다 토크쇼가 좋고, 에피소드 위주의 토크쇼보다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라디오가 좋다. 성시장님의 라디오가 끝난 후 정기적인 라디오 청취는 그만뒀고, 영국에서 낮에 라디오를 켜면 환한 대낮과는 어울리지 않는 푸른 밤 종현입니다가 흘러나와 들을 수 없었다. 팟캐스트도 이동할 때마다 듣곤 했는데 요즘은 음악을 듣느라 못 들었네.

 

  그러나 라디오 중간에, 주로 한 시간이 지나고서 3부를 시작할 때 나오는 좀 긴 글은 나에게 자주 간지러웠다. 감성에 젖고 젖고 또 젖는 글들. 라디오 작가가 쓴 책은 대체로 그 감성인 탓에 마음에 확 와 닿지 않았다. 유명한 이미나 작가의 그남자, 그여자 책을 나올 때마다 읽으면서도 내 이야기는 아니라 여겼다. 당시 나이가 사랑 이야기를 공감하기에 너무 어리기도 했지만.

 

  이 책도 처음 읽고는 또 라디오스러운 촉촉한 얘기라며 치워두고는 어디에 꽂혀 있는지도 모르다가 얼마전 알라딘에 책을 팔아 치우려던 참에 다시 발견했다. 제목이 내 상황과 잘 맞아서 한 번 읽어나 봐야겠다고 생각했지. 술술 읽혔다. 이제 모두가 공감할 이야기, 평범한 우리에게 건네는 이야기가 마음에 꽂힐 나이가 되었나보다. 학교를 나와야 하는데 자리를 잡지도, 잡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은 지금의 나에게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는 말은 나만 어른이 못 되고 있는 건 아니구나 하는 위안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모두 불완전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산다. 지금 나는 늦거나 뒤쳐진 게 아니라는 말이 여러 이야기에서 스며 나온다. 따뜻하고 고맙다.

 

  항상 글을 쓰고 싶었지만 무엇을 써야 할 지 몰랐다. 이 책의 각 글 제목만 따서 나의 글을 써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에게 고맙다. 라디오의 긴 이야기를 들어도 너무 감상적이라는 푸념은 안 해야지. 위안을 주어서 고마워요. 지금 전 정말 그게 필요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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