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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Book Review] 잘 지내나요, 청춘 Soulmate in Tokyo - 장은석, 목영교, 마이큐

by 푸휴푸퓨 2015.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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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에서 나는 '한국에 가면 한국 책을 쌓아놓고 볼 거야!!'라며 다짐을 하고 또 했다. 그중에 '청춘'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은 딱 한 권이었다. 흔히들 말하는 청춘의 바로 그 나이가 바로 지금이라 청춘에게 건네는 한 마디라는 둥의 책을 꽤 많이 읽었는데 원하는 답을 주는 책은 없더라. 물론 청춘의 답은 청춘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그런 뻔하면서도 맞는 얘기를 할 수는 있겠지마는, 청춘을 지나간 이가 쓴 책에는 내 답이 아닌 것만 같은 말이, 청춘을 지나는 이가 쓴 책에는 나와 같은 고민이 있을 뿐 답은 없었다. 그래서 청춘 책에 신물이 나서 더 안 읽으려고 했는데 말이야. 그 딱 한 권의 책을 저장한 이유는 오로지 책 사진에 허니버터브레드가 있어서였다. 영국엔 그게 없어요... 빵과 책의 색감이 너무 예뻤지. 내가 이 책을 읽을까 싶었지만.

 

  며칠 전 도서관에 갔다. 지금 나는 스스로 던져야 할 질문에서 도망치고 있다. 아무 생각도 안 하는 머리를 독서라도 하며 쓰려고 찾아갔고, 다른 책을 찾다가 이 책을 우연히 발견했다. 저장했던 그 허니브레드 책인가 싶어 빌려왔는데... 물론 아니었지^-^ 어쨌든 빌려왔으니까 읽었고 감상을 쓴다.

 

  네이버 책 소개에 보면 '이 시대의 모든 청춘들에게 묻는다'고 써 있는데, 과연 무엇을 묻는 책인지 알 수 없다. 사진을, 음악을, 그림을 하는 세 젊은이의 이야기는 도쿄를 다니며 느낀 점을 이야기하다가도 뜬금없이 감성 충만한 글로 널을 뛴다. 신주쿠에 가면 이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하다가 갑자기 넌 잘 지내고 있니........ 하이. 겡끼 데쓰! 난 그분의 그녀가 아니니 내가 대답해봐야 소용 없지. 예술적 감각이 부족해서인지 도쿄에 안 가봐서인지 감정의 파도에 같이 휩쓸리기 힘들었고, 읽다가 읭 이게 모야 싶은 기분이 왕왕 들었다.

 

  도쿄의 좋아하는 장소를 나열한 여행 에세이와 감성충만 블로그에서 쓰는 감성 쩌는 포스팅을 묘하게 섞어 놓은 이 책은 마음을 찝찔(?)하게 했는데, 비단 정체를 알 수 없는 글 때문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 정리되지 않고 부유하는 분위기의 이 책이 나와 방향은 달라도 길을 잃은 나와 같이 넘실 거리고 있기 때문이겠지. 처음부터 끝까지 조리 있게 이야기하면서 근데 지금 나 청춘의 열병을 앓고 있어,라고 한 들 믿기기나 할까. 이렇게 말을 잘하면서 무슨 소리야! 하고 역정을 내겠지.

 

  책을 살펴보니 내가 빌려온 책이 무려 10쇄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10쇄까지 찍은 책이라니 많은 사람이 공감했다는 건데, 나는 그들의 예술적 삘!에 꽂히지 않아서 헤매고 있나 보다. 책의 제목이 묻듯 이 책의 작가들은 잘 지내고 있을까. 글을 보면 화려하게 지내진 않지만 잘 못 지내지도 않고 딱 젊은이처럼 하루하루 앞으로 나가고 있는 느낌이던데. 그 정도면 잘 지내는 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럼 나는? 잘 지내고 있는건가? 물음을 떠올렸다가 다시 삼킨다. 지금은 그 말에 대답을 할 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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