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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바쁘다고 동동거리는 거 별로야

by 푸휴푸퓨 2015.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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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학하고 나서 너무 바쁘다. 분명히 2월까지만 해도 딩기딩기했는데 이번에 유난히 시험은 없고 과제가 많은 수업을 듣게 되어서(수업 선택권이 없는 4학년이여!!!) 매주 마음이 초조하다. 하나를 끝내도 바로 하나가 다시 나오니까 할 일이 남아 있으면 부채감을 심하게 느끼는 나에게 이번 학기는 악몽과도 같다.

  그 와중에 틈틈히 이력서도 써야 한다. 남들은 한 학기에 100개 씩 쓴다는데 나는 10개도 못 쓰게 생긴건 어쩌나. 추천서를 받고 싶으니 교수님께 연락도 해야 하는데 2년 정도 코빼기도 안 비추던 애가 갑자기 '겨스님 추천서 구다사이..' 이러면 싫잖아! 어찌되었건 더 시간이 가기 전에 부탁을 드려야 하는데 미루고, 미루고 있다. 그러니 부채감과 초조함은 또 추가요!

  평탄한 사주지만 계속 일을 할 거라던 말도, 연초에 한 해 운세라며 보여주던 동기의 글에서 왠지 끊임없이 일을 하는 것 같은 한 해인데? 싶은 기분이 들었던 것도 계속되는 중이다. 너무 일이 많아서 결국 아르바이트를 하나 그만 뒀는데 나머지 하나가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온다. 거절을 해도 해도 또 부탁해! 이싸람아! 그래서 지금 내 등 뒤에는 고3 여섯 명이 올라가 있다. 아가들, 너희의 앞날은 너희가 책임지거라! 내가 지금 내 앞가림도 못해서 미치겠는데 너네 미래까지 다 돌봐 줄 수가 없어... 바로 옆에서 공부하지 않으니 현실감이 좀 떨어져서인지, 정이 덜 들어서인지, 바빠서인지 어쨌든 마음이 좀 뜨는 건 어쩔 수 없다. 최대한 하고 있기는 한데 확실히 오프라인으로 보는 것 보다는 미안한 마음이 드네.

  그렇게 방방대고 종종대도 딱히 삶이 어디로 흘러 가는지 알 수가 없으니 더 초조한거다. 그래서 요즘 나는 바쁘다는 말을 달고 산다. 정확하게는 '할 일이 너무 많다'는 말을 계속 한다. 바쁘다고 생각하면서 다니니까 마음이 헛헛하고 가라앉다가는 급기야 왜 사나 싶기까지 하다. 근데 할 일이 많은 거 사실이지, 사실이긴 한데 알맹이를 살펴보면 그정도는 24*7정도 되는 시간 안에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닌가 싶다. 자투리 시간은 얼마든지 남잖아! 바쁜 날도 있지만 살펴보면 여유로운 날도 많은 일주일인데 왜 이렇게 바쁜 척을 하는거냐 싶는 마음이 개학을 한 지 5주쯤 지나니까 솔솔 든다.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시간 속에서 많은 일을 해 내고 성공(이라기 보다는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사람들은 모두 자투리 시간을 잘 사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이 상투적이고 위인전 스러운 한 마디가 요즈음의 나에게 절실히 필요하다. 끌려다니기 싫어서 중간중간 포기하지 않고 책을 읽는다. 미루고 미루다가 십자수 실로 팔찌도 만들어 보았다. 이까짓 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싶기도 하지만, 하루 중 일부의 시간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과 그것이 쌓여서 취미가 되는게 얼마나 사는데 중요한 일인지! 그 취미 속에서 행복을 느끼고 스트레스 해소가 이루어져야 다른 일상들을 잘 엮어 나갈 수 있는거다.

  바쁘다고 말하고 다니는 거, 마음이 초조한 거 전부 다 정말 별로다. 주말 동안 미친듯이 과제를 해결하고 나면 또 쓰나미 처럼 몰려올 게 뻔하지만, 지금 당장 15일 근처로 써 내야 하는 이력서며 자기소개서가 몇 개인지 세어 보기도 싫지만, 그 와중에 졸업사진도 찍어야 하고 아르바이트도 날아오지만 그래도 시간은 남는다. 그러니까, 잘 조절해서 다 하면 되는거다. 결국 다 해낼 건 똑같으니까, 행복하게 차분히 해 보자고. 이 글은 나에게 하는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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