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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Book Review] 와세다 1.5평 청춘기, 환상의 괴수 무벰베를 찾아라, 극락 타이 생활기, 별난 친구들의 도쿄 표류기 - 다카노 히데유키

by 푸휴푸퓨 2015.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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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이 사람 책을 왜 네 권이나 읽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정확하게 말하면 한 권을 읽고는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주섬주섬 자연스럽게 나머지 책도 읽게 된 거다. 소설을 읽었는데, 소설에서 나오는 책 제목이 저자 약력에 실제 책으로 있는거다. 그러면 또 읽어 봐야지, 안그래? 그래서 도서관에 있는 책 전부 주워와서는 쭉 읽었다. 그리고는 혼란에 빠졌다.

 

  이상하다. 분명히 내가 첫 번째로 읽은 책은 '소설'인데, 읽을 때만 하더라도 소설이라고 느꼈는데, 점점 소설이 아닌 것 같다. 이렇게 실제로 사는 사람은 없지~ 하며 킥킥대며 읽던 것이 저자의 에세이를 읽고 나니까 '헐... 이거 소설이라고 주장만 했지 사실은 에세이 아니야!?'싶다.  나머지 책들은 전부 실화다.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부터 주요 배경(노노무라), 주인공이 했던 모험, 그냥 주인공의 사상이 통째로 저자의 삶과 똑같기까지 하다다. 수상쩍은 마음이 든다. 분명히 주변 사람들이랑 겪은 실화인데 그 사람들 프라이버시 보장해 주느라고 소설일 뿐이라고 핑계댄 거 아닌가??? 그렇지만 또 실화가 아닐 것 같기도 하다. 이게 어떻게 실화일 수가 있겠니. 이렇게 사는 사람이 있을리가! '본인 삶을 70%정도 넣고 그 사이사이에 각색을 밀어 넣지 않았겠는가'로 생각의 타협을 본다.

 

  너무나도 모범적이었던 사람이 명문대에 입학해 평범한 삶에 거부감을 느끼고 내 멋대로 살아보아야겠다 결심한다. 그리고 남들이 하지 않을 것 같은 선택만 골라서 한다. 남들은 '넌 어떻게 그러고 사냐?' 혹은 '부럽다' 류의 말을 건넨다. 나는? 여행을 다녀서가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한다니까 부럽기는 한데 전 그렇게 못 살아요. 하지만 본인의 성격에 맞는다면 좋은 삶의 방식이다. 한편 시작은 어떤지 몰라도 점점 특이한 일을 해야만 한다는 강박에 세계 탐험이 이루어지는 거라면 그건 또 별로다. 저자가 즐기는 것이길 빈다. 

 

  노노무라 이야기와 무벰베 이야기만 읽으면 이상한 사람이다 싶지만 또 완전히 이상한 사람인 것 만도 아닌 것이 도쿄에 온 외국인들의 이야기를 적어놓은 별난 친구들의 도쿄 표류기나 태국에서의 생활과 태국 사람들을 적어놓은 극락 타이 생활기를 보면 지극히 일본인스러운 잣대로 사람들의 이야기를 써 놓았다. '일본인스러운'게 뭐냐고 물어보면 정확하게 대답은 못하겠는데... 노노무라 이야기와 무벰베 이야기 까지만 읽고는 '이사람 X라이?' 정도라고 생각했다면 이 후 두 권을 읽고 '아니네, 그냥 좀 자유롭게 사는 일본인이네'로 바뀌었다고나 할까. 앞의 두 권이 (어찌되었건) 소설과 특이한 체험을 적어놓은 탓에 이 사람의 가치관 같은게 기중 덜 드러나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사람이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그 사람도 알 수 있게 되는거니까.

 

  괴수를 찾으러 간 건 절대 따라하고 싶지 않지만 대학생으로써 그런 추억이 누군가에게 있다고 들었을 때 멋지다고 말해줄 순 있을 것 같다. 극락 타이 생활기를 보고는 어쩐지 태국 여행이 가고 싶어져서 빠이와 방콕에 관한 책을 추가로 빌리고 말았다(그리고 태국 여행이 진짜 가고 싶어졌다). 도쿄에 있는 외국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내가 영국에서 다양한 나라 사람들에 대해 생각한 걸 떠올리게도 했고, 외국인에 대한 저자의 감상에 동의하기도 했으며, 와중에 감상을 읽으며 저자는 어떤 사람인지 어렴풋이 그려보기도 했다. 꽉 막히고 답답한 일본인은 전혀 아니다. 겉치레를 신경쓰지 않고 자유롭게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간다!' 하며 남들이 하지 않을 도전들을 하고 다닌다. 일본인은 조용하고 착한데 그러면서도 특이한 것들은 또 자기네가 다 한다. 저자도 그런 것 같다.

 

  재미있었다. 일본 소설을 읽을 때에는 미스테리를 제외하고는 엉뚱하거나, 소소한데 따뜻하거나를 기대하며 책을 읽는다.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라는 일본 소설이 있다. 그 책을 읽었을 때와 '와세다 1.5평 청춘기'를 읽었을 때와 기분이 비슷하다. 혹시 다카노씨의 저 책이 마음에 든 분이라면 다다미 넉장 반 안에서의 세계 일주도 꼭 같이 해 보시기를 권한다. 혹시 읽어 봤는데 마음에 들고, 고전풍의 느낌적인 느낌을 좋아한다면 해당 작가의 다른 소설도 읽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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